
[더발리볼 = 케손 시티 김희수 기자] 프랑스가 무자비한 경기력으로 한국을 무너뜨렸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 국가대표팀이 한국 시간 14일 필리핀 케손 시티 스마트 아라네타 콜리세움에서 치러진 2025 국제배구연맹(FIVB) 남자 세계선수권 C조 예선 1차전에서 프랑스에 0-3(12-25, 18-25, 16-25)으로 완패했다. 체급 차를 실감해야 했던 경기였다. 올림픽 백투백 챔피언 프랑스는 방심하지 않고 완벽한 주전 라인업을 꺼내들었고, 서브와 높이의 힘으로 11년 만에 세계선수권에 나선 한국을 압살했다.
한국은 블로킹(4-11)과 서브(0-10)에서 프랑스에 밀리며 시종일관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허수봉이 공격에서 분투했지만 혼자 힘으로는 경기를 가져올 수 없었다. 프랑스는 쟝 패트리가 16점을 터뜨리며 한국 격파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제니아 그레베니코프의 견고한 리시브와 수비도 승리의 주된 요인이었다.
한국의 선발 라인업은 황택의-허수봉-최준혁-임동혁-나경복-차영석이었다. 선발 리베로는 박경민이었다. 이에 맞서는 프랑스의 선발 라인업은 바르텔레미 치넨예제-쟝 패트리-에르벵 은가페-앙투안 브리자드-니콜라스 르 고프-트레버 클레베노였다. 선발 리베로로는 제니아 그레베니코프가 나섰다.
1세트 시작부터 프랑스의 기세가 무서웠다. 은가페의 쳐내기 공격과 브리자드의 서브 득점, 치넨예제의 반격 속공이 연달아 몰아쳤다. 한국도 공세에 들어갔지만 그레베니코프의 철벽 수비가 한국을 숨 막히게 했다. 여기에 패트리의 강서브에 리시브까지 무너진 한국은 3-10까지 밀리며 어려운 초반을 보냈다.

세트 중반에도 여전히 한국은 어려움을 겪었다. 8-14에서 공격을 이끌던 허수봉의 백 파이프가 네트에 걸렸고, 최준혁의 속공은 치넨예제의 맨투맨 블로킹에 막히며 8-16 더블 스코어로 뒤처졌다. 이후 다시 돌아온 패트리의 서브 차례에 또 다시 사이드 아웃 루트를 찾지 못한 한국은 10-22 12점 차까지 밀리며 완전히 무너졌고, 12-24에서 르 고프의 속공이 터지며 1세트를 프랑스에 내줬다.
2세트 들어 한국의 사이드 아웃이 한결 원활하게 돌아갔다. 허수봉에게만 의존하다시피 했던 1세트보다 다양한 공격들이 나왔다. 완전히 붕괴됐던 리시브 라인도 어느 정도 회복에 성공한 한국은 1~2점 차 내에서 프랑스와 대등한 초중반 승부를 벌였고, 10점대에도 나란히 들어섰다.
그러나 10점대 진입 이후 프랑스가 조금씩 격차를 벌려갔다. 13-11에서 은가페의 서브 득점과 임동혁의 공격 범실이 나왔고, 은가페가 서브 득점 하나를 더하면서 순식간에 5점 차까지 달아났다. 그러자 라미레스 감독은 나경복을 빼고 정한용을 투입하며 리시브를 강화했다. 그러나 프랑스는 높이의 힘을 앞세워 우위를 유지했고, 19-13에서 치넨예제의 서브 득점이 터지며 20점 고지를 밟았다. 결국 24-18에서 은가페가 황택의의 원 블록을 뚫고 득점을 올리며 프랑스가 2세트도 승리를 거뒀다.
라미레스 감독은 3세트 들어 나경복 대신 정한용을 선발 아웃사이드 히터로 기용했다. 그러나 극초반부터 서브 라인에 선 패트리의 강서브 세례는 여전히 한국을 괴롭혔고, 프랑스는 이 틈을 타 3-0 런에 성공했다. 한국은 격차를 좁힐 기회가 올 때마다 자잘한 실수들로 기회를 놓치는 등 아쉬운 플레이를 연발했다.
3세트에도 여지없이 패트리의 서브 차례는 한국을 괴롭혔다. 패트리는 11-7에서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팀에 5점 차 리드를 안겼다. 한국도 저항에 나섰다. 9-13에서 임동혁의 강타가 터지며 3점 차까지 격차를 줄였다. 그러나 프랑스는 15-11에서 브리자드의 연속 서브 득점으로 한국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19-12에서 임동혁의 직선 공격이 빗나가면서 20점에 도달한 프랑스는 24-16에서 테오 포레의 끝내기 한 방으로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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