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발리볼 = 김희수 기자] 다소 충격적인 결정이었다. 하지만 당사자는 의연했다.
토미 틸리카이넨이 폴란드 플러스리가 프로옉트 바르샤바 감독직을 내려놨다. 바르샤바는 2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프로옉트 바르샤바는 토미 틸리카이넨이 26일부로 감독 직무를 중단할 것임을 발표한다”며 틸리카이넨 감독이 감독직을 내려놓았음을 알렸다.
경질이 아닌 자진 사퇴다. 바르샤바 경영 위원회 부회장 피오트르 가첵은 “최근 몇 주간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감독직 교체를 요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틸리카이넨의 결정을 존중하며 그의 사임을 수락했다. 팀 발전에 협조와 기여해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의 경력과 앞으로의 스포츠 도전에도 행운을 빈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그러나 언급된 ‘몇 주간 부진한 성적’은 틸리카이넨 감독이 바르샤바에 부임한 첫 시즌에 내고 있는 종합 성과를 고려했을 때 감독직을 내려놓을 충분한 사유로는 보이지 않는다. 바르샤바는 리그 선두 루블린과 12승 5패-승점 35점으로 동률이지만 세트 득실에서 근소하게 밀린 2위에 올라 있다. 물론 최근 리그에서 연패를 기록했고 다섯 경기로 범위를 넓혀도 2승 3패를 기록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지금의 성적은 충분히 준수하다.
이에 <마이데일리>는 틸리카이넨 감독과 직접 이야기를 나눠봤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모든 이야기를 상세하게 나눌 수는 없었지만, 틸리카이넨 감독은 자진 사퇴를 결정한 이유를 간략히 전했다. 그는 “지난 몇 주 동안 우리는 플레이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이제 물러나 팀에게 충격을 줄 때가 되었다고 느꼈다. 이 결정이 도움이 돼 팀이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르기를 바란다”고 운을 뗐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모든 선수들, 그리고 스태프들과는 정말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내가 추구하는 배구를 이곳에서 원하는 대로 할 수 없었다. 결국 이 결정은 꽤나 명확한 결정이었다. 이제 새로운 모험을 떠날 준비가 됐다”고도 밝혔다. 결국 혁명가 틸리카이넨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인 ‘자신의 배구’를 구현하지 못하는 상황이 당장의 연패보다 훨씬 큰 사퇴의 이유였던 셈이다.
준수한 성적에도 풍운아를 자처하며 감독직을 내려놓은 틸리카이넨 감독은 우선 조국 핀란드로 돌아가 잠시 숨을 고른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배구는 계속된다”는 이야기를 남긴 틸리카이넨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한편 바르샤바는 틸리카이넨의 빈자리를 메울 새 감독으로 코치 카밀 날렙카를 승격시켰다. 대한항공 시절부터 틸리카이넨과 함께 했던 블레어 벤 코치는 틸리카이넨을 따라 떠나지 않고 바르샤바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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