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발리볼 = 김희수 기자] 투 타임 MVP가 포지션을 바꾼다.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해야만 했다.
한양대 정성원은 대학 리그를 대표하는 수비형 아웃사이드 히터 중 한 명이다. 빼어난 배구 센스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팀의 중심을 잡아 왔다. 이 과정에서 개인 커리어도 화려하게 쌓았다. 2024 KUSF U-리그 MVP와 2025 현대캐피탈배 전국대학배구 단양대회 MVP를 차지하며 대학부의 투 타임 MVP로 거듭났다.
그러나 정성원에게 2025년은 뼈아픈 한 해가 됐다. 3학년을 마치고 얼리 드래프티로 V-리그 신인선수 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미지명이라는 아픔을 맛봤다. 대학 배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1라운드 내 지명 가능성까지 점쳐진 정성원이었지만 프로의 현실은 냉혹했다.
그러나 정성원은 프로 도전을 포기할 수 없다. 그래서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2026년부터는 아웃사이드 히터가 아닌 리베로로 코트를 밟는다. 4학년이기 때문에 사실상 마지막으로 해보는 도전이나 다름없다.
최근 한양대에서 <더발리볼>과 만난 정성원은 “결국 제가 보여드리지 못한 탓이다. 일단 아웃사이드 히터라는 자리도 공격력이 필요한 자린데, 내가 키가 작으니까 그걸 아쉽게 보신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드래프트가 끝나고 더 이상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고점이 더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1~3학년 동안 경기도 계속 뛰고, 상도 받고, 대표팀도 갔다.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걸 다 보여준 것 같았다. 하지만 프로에 가지 못했다. 멘탈이 많이 흔들렸다”며 드래프트가 끝난 이후를 돌아봤다.
더 이상 올라갈 고점이 없다면, 새로운 자리에서 새로운 고점을 만드는 것이 정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정성원이었다. 그는 “리베로 전환은 감독님, 가족들과 대화를 나눠서 결정한 사안이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정말 많은 걸 보여드렸다고 생각했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다. 기본기와 리시브에는 자신이 있어서 도전하기로 했다”며 리베로로의 포지션 변경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정성원은 “아직 볼을 만진 지가 얼마 안 돼서 아직 리베로 자리에서 많은 걸 해보진 못했는데, 분명 어색함이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 리베로 친구들한테 많이 물어봐야 할 듯하다. 천승현-김혜성은 둘 다 너무 잘하는 친구들이다. 내가 더 열심히 해야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배울 건 배우면서 서로 도와야 될 것 같다”고 리베로 자리에서의 경쟁에도 최선을 다해 임할 것임을 밝혔다.
“지난 3년 동안 내가 좀 게을렀던 것 같다. 올해는 게으름 없이 더 뛰고, 더 최선을 다하는 한 해를 보내야 할 것 같다”며 태도적인 측면에서도 자신을 냉정히 돌아본 정성원은 “포기할 수는 없다. 배구로 꼭 성공해야 한다. 이번 시즌에는 주장이라는 자리를 맡게 됐고, 팀 내 최고참이기도 하다. 쉽지 않은 시즌이겠지만,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는 만큼 마지막 1년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 달려보겠다”며 굳은 의지를 다졌다.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줬음에도 실패한 것이 괴로웠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조금은 게을렀던 것도 스스로가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자리에서 죽을힘을 다해 노력하면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거라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정성원은 이미 꿈을 이루기 위한 답을 안다. 그 답을 향해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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