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발리볼 = 케손 시티 김희수 기자] 세계 최고의 공격수와 세계 최고의 세터가 16강에서 격돌한다.
이탈리아가 한국 시간 18일 필리핀 케손 시티 스마트 아라네타 콜리세움에서 치러진 2025 국제배구연맹(FIVB) 남자 세계선수권 F조 예선에서 우크라이나를 3-0(25-21, 25-22, 25-18)으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1승 1패 팀끼리의 16강 진출을 두고 벌이는 외나무다리 승부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범실 관리에서 13-24로 앞서며 훨씬 효율적인 경기를 펼쳤고, 서브(4-3)와 블로킹(6-3)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그 중심에 아웃사이드 히터 알레산드로 미켈레토가 있었다. 선발 출전한 미켈레토는 팀 내 최다인 13점을 터뜨리며 승리를 견인했다. 공격 성공률도 57.14%로 높았다. 2001년생의 나이에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우뚝 선 선수다운 활약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믹스드 존에서 언론사 공식 인터뷰를 마친 미켈레토와 짧은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는 “정말 행복하다. 우리는 벨기에전보다 훨씬 좋은 경기를 치렀다. 지면 탈락하는 경기였기 때문에 정말 중요한 승부였고, 승리해서 토너먼트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어 기쁘다”고 경기 소감을 먼저 전했다.
세계선수권은 배구계에서 올림픽을 제외하면 가장 위상이 높은 최고 권위 대회다. 이탈리아와 미켈레토처럼 내로라하는 강팀들과 슈퍼스타들이 정상을 노리고 달려든다. 그 과정에서 이변의 희생양이 되는 팀도 나온다. 이번 대회에서는 일본-독일-프랑스가 조별 예선을 뚫지 못하면서 초반부터 이변이 속출했다.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인 미켈레토는 덤덤했다. 그는 “여긴 세계선수권이다. 이곳에 온 모든 팀들은 저력을 갖고 있고, 여기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며 일본-독일-프랑스의 탈락이 놀랍지 않음을 밝혔다. 그는 “다행히 우리는 매우 어려운 조에서 생존하는 데 성공했고, 그 사실이 기쁘다”고도 덧붙였다.

이탈리아와 미켈레토의 16강 상대는 한국과 조별 예선에서 맞붙었던 아르헨티나다. 한국-핀란드-프랑스를 차례로 꺾으며 전승으로 조별 예선을 통과했다. 미켈레토는 “아르헨티나는 정말 좋은 팀이다. 상당히 빠른 배구를 구사한다. 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세터(incredible setter, 루치아노 데 체코)를 보유하고 있다”며 아르헨티나와 월드클래스 세터 데 체코를 존중했다.
그러면서 미켈레토는 “우리에겐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세계선수권이다(웃음). 이곳에 쉬운 경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또 한 번 디펜딩 챔피언다운 멘트를 덧붙였다.
그렇게 인터뷰를 마무리한 미켈레토는 믹스드 존 밖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고, 스마트 아라네타 콜리세움에는 그를 반기는 환호성이 귀가 찢어질 정도로 울려 퍼졌다. 과연 세계 최고의 공격수는 세계 최고의 세터를 상대로 승리하고 8강 무대에 오를 수 있을까.
[저작권자ⓒ 더발리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