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발리볼 = 부산 이보미 기자] 남자 프로배구 OK저축은행 선수단이 새 연고지 부산에서 2025-2026시즌 포부를 밝혔다.
OK저축은행은 21일 오후 부산 강서실내체육관에서 2025-2026시즌 출정식을 실시했다. 먼저 사전 이벤트 매치로 대한항공과 맞대결을 펼쳤다. 전날 여수에서 열린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결승전에 이어 두 팀이 부산 코트에서 다시 격돌한 것. 경기장을 찾은 약 2351명의 팬들은 ‘OK 쌔리라!'고 외치는 등 뜨거운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이벤트 매치에 이어 출정식이 진행됐다. 선수단과 팬들이 함께 하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2013년 V-리그 제7구단으로 창단된 OK저축은행. 그동안 경기도 안산을 연고로 성장을 해왔다. 그러던 2025년 새로운 둥지를 부산으로 옮겨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한다.
이날 출정식에 참석한 박형준 부산시장은 “감개무량하다”고 운을 뗀 뒤, “OK저축은행 읏맨 배구단이 유니폼에 부산이라는 단어를 담고 뛰게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부산은 열정이 있는 도시다. 부산에는 13개의 엘리트 배구단이 있고, 배구를 좋아하는 동호인 분들도 많다. 그리고 프로농구에 이어 배구까지 4대 스포츠 구단을 보유한 유일한 도시가 됐다. 재밌는 도시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부산 시민들이 응원을 억수로 잘한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응원 문화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OK저축은행도 부산에서 V-리그 통산 세 번째 우승을 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강조했다.

OK저축은행과 부산 팬들과의 공식적인 첫 만남이었다. 선수단 역시 팬들의 반응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주장 부용찬은 “부산이 정말 스포츠에 열광하는 도시라는 것을 느꼈다. V-리그 경기도 아니었음에도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놀랐다. 함성소리도 컸다. 확실히 열정적이다. 응원 한 마디에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 시즌 들어가서도 그 응원에 힘입어 승리 이상의 감동을 선사하는 팀이 되겠다”며 굳은 결의를 드러냈다.
주전 세터 이민규도 “생각보다 더 많은 분들이 오셔서 놀랐다. 중간에 빠져있었는데 응원을 열심히 해주셔서 다시 뛰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이적생’ 전광인이 마이크를 잡자마자 팬들은 ‘전광인’을 연호하며 뜨겁게 맞이했다. 멋쩍은 미소를 지은 전광인은 “어제 여수에서 한 결승전보다 오늘 부산에서 치른 경기 내용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잘 준비해서 승리로 보답하겠다. 이 곳에서 스트레스를 다 날려버리고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힘찬 포부를 밝혔다.
팬들이 미리 남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있었다. 세터 정진혁은 “부산 팬 분들과 함께 우승하고 싶다”며 목표를 세웠고, 부산 성지중-성지고 출신의 리베로 정성현은 “처음에 경기장 들어가자마자 많은 분들이 계셔서 놀랐다. 다른 행사가 있나 싶었다”면서도 “광안리 해수욕장이 기억에 남고, 음식은 돼지국밥이 제일 맛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OK저축은행의 2025-2026 V-리그 첫 홈경기는 오는 11월 9일에 열린다. 상대는 공교롭게도 대한항공이다.
그도 그럴 것이 OK저축은행은 11월 초까지 강서실내체육관을 이용할 수 없다. 오는 10월 17일부터 23일까지는 제106회 전국체육대회가 열리고, 10월 31일부터 11월 5일까지 제4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OK저축은행은 11월부터 안방에서 팬들을 만날 수 있다.
OK저축은행의 의지도 어느 때보다 강하다. 앞서 OK저축은행은 2014-2015, 2015-2016시즌 연속 챔피언에 등극했고, 지난 2023-2024시즌에는 8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했지만 준우승에 그쳤다. 직전 시즌에는 최하위인 7위에 머물렀다. 새 연고지 부산에서 팬들과 함께 하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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