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발리볼 = 광주 김희수 기자] 여오현 감독대행이 빠르게 자신의 임무에 녹아들고 있다.
IBK기업은행이 30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3-2(25-21, 13-25, 25-19, 18-25, 15-7)로 꺾고 시즌 첫 연승에 성공했다. 광주에서 무패를 달리고 있던 페퍼저축은행에 첫 홈경기 패배를 선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컸다.
여오현 감독대행은 “2세트와 4세트의 경우 상대 서브가 범실 없이 너무 강하게 들어왔다. 리시브가 너무 흔들리면서 선수들이 당황한 것 같다. 어려운 상황에서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과 알리사 킨켈라(등록명 킨켈라)의 공격까지 막히니까 어려운 경기가 됐다”며 경기가 쉽지 않았던 이유를 먼저 짚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IBK기업은행을 이끈 것은 빅토리아였다. 특히 직전 경기에서 무려 15개의 범실을 저질렀던 것과 달리 이번 경기에서는 범실을 6개로 줄인 것이 눈에 띄었다. 이는 여 대행의 판단이 크게 한몫한 결과였다. 여 대행은 “빅토리아가 원래는 2번에서 블로킹과 공격을 많이 가져가는데, 이번에 자리를 바꾸면서 4번에서 때리는 공격 비중을 크게 늘렸다. 전 경기에서 4번 자리 스윙이 괜찮아 보여서 선택한 변화였는데 괜찮게 작용한 것 같다”고 위치 변화의 이유를 밝혔다.
끝없이 몰락하는 듯했던 우승후보 IBK기업은행은 시즌 첫 연승으로 반등의 흐름을 제대로 만들었다. 아직 시즌은 한참 남았기에 봄배구를 노려볼 기회는 충분하다. 여 대행 역시 “지금의 시스템에서 블로킹이나 리시브 라인은 다른 팀에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공격에서 킨켈라-빅토리아-육서영이 조금만 더 합을 맞춰갈 수 있다면 어느 팀을 만나더라도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페퍼저축은행은 3연패에 빠졌다. 중앙에서의 공격이 제대로 터지지 않으면서 조이 웨더링턴(등록명 조이)이 고립되는 양상이 나왔다. 그럼에도 장소연 감독은 “박수빈이 첫 스타팅이다 보니 초반에는 약간의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경기를 치르면서 나름 잘 풀어준 경기였다. 워낙 시마무라 하루요(등록명 시마무라)에 대한 견제가 강하기 때문에 이를 역이용하는 데 집중한 것 같고, 그 자체에 큰 문제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경험치를 고려했을 때 충분히 잘해준 경기다”라며 박수빈의 경기 운영을 준수하게 바라봤다.
그러나 3연패라는 결과는 장 감독에게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연패가 길어지면 과거의 페퍼저축은행처럼 다시 이기는 습관을 까먹은 팀이 될 수도 있다. 장 감독은 “결국은 승리만이 해답이다. 선수들에게는 계속해서 분위기를 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려고 한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이 하나로 뭉쳐서 분위기가 떨어지지 않게 노력하겠다. 다음 경기 전까지 휴식도 취하면서 잘 준비하겠다”고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무너지던 우승후보는 연승과 함께 뒤늦은 시즌 시작을 알렸고, 잘 나가던 다크호스는 위기에 봉착했다. 역시 여자배구에서는 그 무엇도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재차 알 수 있는 하루였다.
[저작권자ⓒ 더발리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