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발리볼 = 천안 김희수 기자] 위기의 순간, 전통의 라이벌을 만났다. 차라리 잘 된 일일 수도 있다.
삼성화재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어려운 흐름 속 또 한 번의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경기다.
삼성화재는 최근 5연패에 빠져 있다. 시즌 전부터 힘든 시즌을 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많았지만 생각보다 더 빠르게 고비가 찾아왔다. 미힐 아히(등록명 아히)에게만 쏠린 공격 비중을 해결할 방법은 아직 뚜렷하지 않고, 알쉬딥 싱 도산(등록명 도산지)과 노재욱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주전 세터 문제도 여전하다.
여기에 리시브까지 흔들리는 가운데 결국 세터와 공격 분배 문제가 발목을 잡으며 각종 공격 지표에서 최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는 삼성화재다. 조금 독하게 요약하자면 뜻대로 풀리고 있는 부분이 하나도 없는 2라운드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 경기에서 지면 2라운드 전패의 멍에를 쓰게 된다.
김상우 감독은 “부산에서 1세트에 좋은 페이스로 출발했다. 하지만 결국 고비를 넘지 못했다. 우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후 선수들과 정말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훈련도, 미팅도 많이 했다. 연패를 끊어야만 하는 상황 속에서 더 큰 간절함을 가져야 한다. 이 위기만 넘어선다면 아직도 충분히 다른 팀들과 붙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힘든 상황이지만 아직 모든 걸 포기할 단계는 아님을 분명히 했다.
어려운 흐름 속에서 운명의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조우하는 삼성화재와 김 감독이다. 라이벌전 승리는 1승 이상의 사기 증진을 일굴 수도 있다. 김 감독은 “상대가 누구든 우리가 한 번만 잡는다면, 좋은 분위기를 타거나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매 경기가 우리에게는 위기이자 기회”라며 승리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 감독은 최근 이상욱과 조국기를 동시에 기용하는 투 리베로 시스템을 쓰고 있다. 리시브 상황에서는 조국기가, 수비 상황에서는 이상욱이 나선다. 김 감독은 “리시브 성공률이나 효율 기록을 체크해보고 더 좋은 선수가 리시브 쪽으로 들어가고 있다. 반대로 수비 반경이 좋은 선수는 수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선수들의 기존 성향이나 강점도 고려한 선택”이라고 투 리베로 체제를 가동하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선발 세터를 묻는 질문에 씁쓸한 미소를 짓더니 “도재욱?”이라며 “도산지와 노재욱을 합친 선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도산지가 먼저 나갈 것”이라는 대답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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