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발리볼 = 천안 김희수 기자] 신사 중의 신사 필립 블랑이 유례없이 격노했다.
현대캐피탈이 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치러진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OK저축은행에 1-3(26-24, 19-25, 22-25, 16-25)으로 패했다. 사이드 아웃과 서브 싸움에서 크게 밀리면서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문제는 경기 내용에 집중할 수 없는 해프닝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5-4에서 디미타르 디미트로프(등록명 디미트로프)의 공격 범실에 대한 블로커 터치아웃 비디오 판독이 노 터치로 판독됐는데, 신영철 감독과 OK저축은행 선수들이 거칠게 항의했다. 화면상으로도 송원근의 손가락이 살짝 흔들리는 것이 보였기 때문. 그러자 서남원 경기위원의 요청으로 재판독이 진행됐고, 결과가 터치아웃으로 바뀌자 필립 블랑 감독을 비롯한 현대캐피탈의 일원들의 항의가 당연히 이어졌다. 이후에도 경기장의 분위기는 계속 어수선했다. 웅성거리는 소리와 야유가 경기 내내 이어졌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블랑 감독은 “우선 경기는 OK저축은행이 더 잘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차지환이 놀라울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축하를 전하고 싶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
진짜는 이후부터였다. 블랑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과연 실수라는 단어 하나로 넘어갈 수 있는 건지 의문이다. 이러한 판정을 내리는 사람들을 비디오 판독관으로 계속 놔둬야 하는 건가? 심판들이 이미 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앉아서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가 의문”이라며 소신 발언을 시작했다.
블랑 감독은 “주심이 아닌 경기 감독관이라는 다른 사람이 상황을 결정하고 뒤집는 리그는 V-리그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 이 부분은 빠르게 교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감독관이 취한 행동은 룰을 깬 것이다. 그리고 코트 위에 있는 심판들의 권위를 부정한 것”이라고 문제의 핵심을 짚었다. 터치냐 아니냐의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재판독과 번복이 이뤄지는 과정의 이상함을 지적한 것이다.
이후 어필에 대한 경고에 대해서도 블랑 감독은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그는 “최초 판정이 노 터치로 나왔을 때 OK저축은행 선수들 대다수가 기록석으로 달려가서 거의 3~4분가량 공격적인 어필을 했는데, 내가 이후에 한 어필과 OK저축은행 선수의 그와 같은 어필이 같은 경고 한 장으로 취급됐다”고 지적했다. 이후 블랑 감독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학을 떼기도 했다.
블랑 감독의 인터뷰 마무리는 다시 경기 이야기로 돌아온 뒤 진행됐다. 그는 “사실 선수들은 그 상황과 별개로 경기 내내 사이드 아웃의 꾸준함을 가져가지 못했다. 리시브도 불안정했다. 지금 우리의 블로킹 시스템이 단단해지고 있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서브 범실이 많이 나오면 절대 안 되는 경기였다. 강점을 확인할 기회가 사라지는 셈이기 때문”이라며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며 인터뷰실을 빠져나갔다.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나누길 언제나 즐기는 블랑 감독이지만, 오늘만큼은 그런 이야기를 충실히 할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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