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발리볼 = 광주 김희수 기자] 패배에도 불구하고 존중받아 마땅했다.
배유나는 한국도로공사와 여자배구를 대표하는 스타 미들블로커다. 2007-2008 V-리그 여자부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에 지명받은 배유나는 2016-2017시즌 한국도로공사로 이적한 뒤 김천의 중앙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그런 배유나가 21일 페퍼저축은행과 한국도로공사의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값진 대기록을 달성했다. 배유나는 이날 3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면서 역대통산 블로킹 1,000개를 돌파했다(1,001개, 4호). 비록 팀은 2-3(23-25, 25-17, 20-25, 25-15, 13-15)으로 패하며 우승후보라는 사전 예측에 걸맞지 않은 결과를 받아들었지만, 배유나에게는 의미 있는 하루였다.
배유나 이전에 1,000블로킹을 달성한 세 명의 선수는 양효진-정대영-김수지다. 지금도 리그를 대표하는 미들블로커거나 한 시대를 대표했던 여자배구의 스타들이다. 1,000블로킹을 달성했다는 자체가 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선수임을 증명하는 훈장이나 다름없다. 배유나 역시 그런 선수가 된 것이다.
그런데 배유나의 21일 경기는 기록 달성만 빛나는 경기가 아니었다. 이날 배유나는 엄청난 투지까지 선보였다. 그는 4세트 중반부 수비 과정에서 오른쪽 팔을 부여잡으며 고통을 호소했다. 트레이너가 들어와 급히 배유나의 상태를 체크했다. 부상은 어깨 탈구였다. 코트에서 떨어진 기자석에서도 확인이 가능할 정도로 어깨 부근이 움푹 파인 게 보였다.
일반인은 물론이고 운동선수라 해도 순간적인 탈구가 발생하면 엄청난 고통을 느낀다. 그러나 배유나는 웜업존에 있는 동료들을 안심시킨 뒤 트레이너와 라커룸으로 향했고, 5세트가 시작하기 전 밝게 웃으며 코트로 돌아왔다. 어깨는 그새 다시 맞춰진 듯 보였고, 테이핑을 새로 감은 배유나는 주장으로서 코트 및 서브 팀 선정을 위한 코인 토스에도 참가했다. 주심의 괜찮냐는 물음에도 밝은 웃음으로 화답한 배유나였다.
아쉽게도 배유나의 투혼에도 불구하고 팀은 패배했다.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을 배유나 역시 5세트 무득점으로 묶이고 말았다. 그러나 그가 웃으며 코트로 돌아오는 장면은 배유나가 왜 팬들과 동료들에게 사랑받는 선수인지, 또 블로킹 1,000개라는 대기록을 어떻게 세운 선수인지를 단번에 보여주는 명장면이었다.
김종민 감독은 경기 후 “쉽지 않을 것 같다. 상태를 확인해봐야 한다”며 배유나의 어깨 상태를 재확인할 것임을 밝혔다. 시즌은 이제 막 시작했다. 벌써부터 부상자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 배유나가 큰 문제없이 쾌유해 또 다른 대기록들을 향해 전진할 수 있길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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