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발리볼 = 교토 이보미 기자] 한국도로공사의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가 V-리그에서만 5번째 시즌을 대비 중이다. GS칼텍스, 현대건설을 거쳐 2025년 한국도로공사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모마. 이전 소속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황연주, 강소휘와 재회하면서 힘을 얻고 있다.
카메룬에서 온 184cm 아포짓 모마는 2021년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당시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으로 GS칼텍스 지명을 받았다. V-리그 데뷔하자마자 베스트7에 선정되며 존재감을 알렸다. 2년 뒤에는 현대건설의 부름을 받았고, 2023-2024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거머쥐며 활짝 웃었다.
2025년에는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과 손을 잡았다. 전체 4순위 지명권을 얻은 한국도로공사는 강력한 한 방을 장착한 모마를 택했다. 이렇게 모마는 5시즌 연속 한국에서 뛰게 됐다.
지난 8월 한국에 입국한 모마는 현재 일본 전지훈련에 참가 중이다. 한국도로공사는 2일부터 8일까지 일본 팀들과 친선경기를 펼치며 전력을 점검하고 있다.
새로운 세터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모마는 6일 도레이 애로우즈와 경기가 끝난 뒤 “지금까지 일본에서 치른 3경기 중 가장 호흡이 잘 맞았다. 아직 세터와 공격수들이 맞춰가고 있는 과정이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고 설명했다.
모마는 일본 전지훈련도 낯설지 않다. GS칼텍스, 현대건설에 이어 3번째 일본 전지훈련을 경험하고 있다. 그는 “일본의 빠른 플레이가 돋보인다. 공격을 성공시키는 것도 쉽지 않고, 서브로 강하게 때려도 득점을 내는 게 힘들다. 그만큼 일본 선수들의 능력 좋은 선수들은 많기 때문에 나 역시 배우는 점이 많다. V-리그에서 적용할만한 플레이들도 있다”며 “또 팀으로서는 전지훈련에 와서 전력을 가다듬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그 과정이 좋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모마가 합류하면서 벌써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기존 멤버인 아웃사이드 히터 강소휘와 아시아쿼터 선수 타나차 쑥솟, 모마로 삼각편대를 세울 수 있다. 그럼에도 모마는 “외부 평가를 신경 쓰지 않는다. 내 플레이 그리고 팀이 해야 할 것에만 신경을 쓴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새 팀에서 빠르게 적응하는 것 역시 이적생들에게 중요하다. 모마도 마찬가지다. 이 가운데 각각 GS칼텍스, 현대건설 소속으로 함께 했던 강소휘, 황연주를 다시 만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강소휘는 작년 자유계약(FA) 선수 자격을 얻고 GS칼텍스를 떠나 한국도로공사로 이적했고, 황연주는 올해 현대건설과 결별한 뒤 한국도로공사에 둥지를 틀었다.
모마는 “소휘, 연주와는 주로 농담을 많이 한다. 서로 장난도 치고 격려도 한다. 연주 언니는 한국말로 말하고, 난 그냥 영어로 말하지만 서로 어느 정도 알아듣고 소통을 한다. 재밌다. 소휘는 좋은 의미로 그냥 미쳤다. 나도 그렇다. 서로 농담도 많이 하면서 많이 웃는다.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어서 좋다”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누구나 시즌 중 힘든 순간이 있는데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 얘기를 하면서 릴랙스를 하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이겨나가는 방법이다”며 진한 동료애를 드러냈다.
모마는 V-리그 여자부 최장수 외국인 선수다. 그만큼 V-리그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다. 모마는 그 비결에 대해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멘털이다. 두 번째는 좋은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뚜렷한 목표다”고 밝혔다.
빠른 적응력 역시 모마의 강점이다. 그는 “한국에서 5년이나 살았다. 한국 생활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한국에서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국이 좋다. 개인적으로 무던한 편이기도 하고, 내 직업 때문에 이 곳에 온 거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안다. 옆에 통역도 있고, 팀 멤버들도 있기 때문에 새 팀에서도 잘 적응하고 있다. 결국 이렇게 좋은 팀원들과 케미스트리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국도로공사에서 새 출발을 알린 모마의 V-리그 5번째 시즌이 시작된다. 2023-2024시즌에는 홀로 886점까지 기록했던 모마가 한국도로공사에서 다시 파괴력 넘치는 한 방을 선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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