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발리볼 = 부산 이보미 기자] 22년 차 베테랑 사령탑이 V-리그에서만 무려 300번째 승리를 맛봤다. OK저축은행 신영철 감독이 V-리그 새 역사를 썼다.
OK저축은행은 27일 오후 부산 강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2라운드 삼성화재와 홈경기에서 3-0 승리를 거두며 2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신영철 감독의 300승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신영철 감독은 2004년 LG화재(현 KB손해보험) 시절부터 감독 지휘봉을 잡았다. 2005년 V-리그가 출범한 뒤에도 2007년까지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이끌었다. 이후 2009년 대한항공 코치로 V-리그에 복귀했다. 바로 2009-2010시즌 도중 감독대행을 맡았고, 팀 분위기 전환과 동시에 대행 꼬리표를 뗐다. 그렇게 대한항공(2010~2013), 한국전력(2013~2017), 우리카드(2018~2024)에서 감독 경력을 꾸준히 쌓았다.
‘봄배구 전도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객관적인 전력상 약팀으로 분류되는 팀들을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이끌었기 때문이다. 늘 새로운 팀에서 리빌딩과 동시에 최적의 조합을 찾으려고 했다.
2025년에는 OK저축은행과 손을 잡고 새 출발을 알렸다. V-리그에서만 다섯 번째 팀이다. 현재 V-리그 533경기를 이끌며 300승이라는 대기록까지 달성했다.
신영철 감독 다음으로는 남자부와 여자부를 오간 김호철 감독이 450경기, 280승을 기록했다. 삼성화재를 이끌었던 신치용 감독은 350경기와 276승을 남겼고, 역시 남자부와 여자부를 모두 경험한 현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이 392경기, 206승으로 역대 통산 감독 개인 승수 4위에 랭크돼있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물세례에도 웃었다. 그는 “부용찬, 전광인 등 다들 열심히 물을 뿌렸다”고 농담을 던지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날 선택해주신 최윤 구단주님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사무국 직원들 덕분에 이뤄졌다.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하위권에 있는 팀부터 맡았다. 패배도 많다. 기록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데 오래 버틴 것 같다. 각 구단에서도 예쁘게 봐주셔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선수들 덕분이다”며 진심을 전했다.
61세 노장의 롱런 비결은 무엇일까. 신 감독은 늘 봄배구 무대에 오를 수준까지 팀 전력을 끌어 올리곤 했다. 그는 가장 먼저 선수들의 심리를 꿰뚫고자 했고, 세계 배구 흐름을 읽고 연구하고자 했다. 신 감독은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연구했다. 팀의 문제는 진단한 뒤 선수들 기량 향상에 초점을 맞춰왔다. 선수들 개개인의 장단점을 파악하면서 했다. 또 시대의 흐름에 따라 분석도 늘 한다. 지금도 계속 준비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선수로 뛰었을 때 배구 기술과 지금 세계 배구 흐름은 다르다.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들의 하모니를 어떻게 맞출지 계속 고민을 한다. 또 하나는 선수들의 심리적인 부분이다. 선수들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끄집어내서 서로 맞춰가야 한다.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게끔 컨트롤을 하면서 조언도 하고, 그리고 기다려준다. 열심히 하는 선수들은 발전을 한다. 그 속에서 희열을 느낀다”며 구제적으로 설명했다.
OK저축은행에서 공들이고 있는 선수도 있다. 장신 아웃사이드 히터 차지환과 세터 이민규다. 신 감독은 “지환이는 가장 생각을 많이 하고, 노력도 많이 한다. 발전하는 과정을 보니 흐뭇하다. 민규도 마찬가지다. 아직 진행 중이다. 두 선수에게 모두 고맙다”고 했다.
현재 OK저축은행은 4승6패(승점 13)로 5위에 위치하고 있다. 4위 한국전력(5승4패, 승점 14)을 맹추격했고, 3위 현대캐피탈(5승4패, 승점 16)과 승점 차를 좁히는 데 성공했다. 신영철 감독과 함께 다시 봄배구를 바라보며 전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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