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발리볼 = 광주 김희수 기자] 어쩌면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순간이다. 박은서는 그 순간을 즐기며 날아오른다.
페퍼저축은행은 진에어 2025~2026 V-리그가 개막하자마자 고비를 맞았다. 외국인 선수 조이 웨더링턴(등록명 조이)이 무릎 부상으로 시즌 초반을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주포를 맡아줘야 할 선수의 이탈은 팀에게 상당한 데미지로 다가왔다.
그 고비를 넘기는 데 가장 큰 몫을 하고 있는 선수는 단연 박은서다. 조이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아포짓으로 나서 확실한 득점력을 발휘하고 있다. 30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치러진 페퍼저축은행과 현대건설의 여자부 1라운드 맞대결에서도 선발 아포짓으로 나선 박은서는 경기 최다인 21점을 터뜨리며 팀의 3-0(25-23, 25-22, 25-23) 완승을 이끌었다.
경기 후 박은서가 인터뷰실을 찾았다. 그는 “홈에서 승리해서 기분이 더 좋다. 팀이 시즌 시작을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기쁘다”며 미소와 함께 승리 소감을 전했다.
박은서의 본 포지션은 아웃사이드 히터다. 그러나 팀 사정상 지금은 박은서의 공격력을 최대한으로 살려야 하는 아포짓으로 나서고 있다. 선호하는 공격 위치에 서기도 어렵고, 공격 점유율과 책임감은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박은서는 지금의 상황을 부담보다는 기회로 생각하고 이 순간을 즐기는 중이다. 그는 “처음에는 오른쪽 공격이 하이 볼 상황에서 조금 어려웠는데, 계속 연습하면서 나아지고 있다. 공격 점유율이 오른 것도 부담감이 느껴지기보다는 그냥 많이 때릴 수 있어서 좋다(웃음). 내가 자신 있는 부분인 공격력을 많이 보여줄 수 있어서 좋다”고 해맑게 말했다.
“지난해에도 외국인 선수 대신 몇 경기에 나섰는데, 그때보다 자신감도 더 생기고 성장했다는 느낌을 스스로 받고 있다. 또 컵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더 얻었다”고 덧붙인 박은서는 “그래도 공격에서는 내가 확실히 보여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 거기에 신경 쓰려고 한다. 수비와 연결에서도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도 힘줘 말했다.
자신의 강점인 서브에서는 힘을 발휘하고, 약점인 수비에서도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박은서다. 그는 “서브의 경우 우선 감각을 잘 찾는 데 신경 쓰고 있다. 감각이 올라오면 그 다음부터 파워를 실으면서 연습한다. 감독님도 최대한 강한 서브를 요구하신다. 수비 같은 경우 지금은 포지션이 아포짓이라 받는 부분에 대한 연습량을 많이 가져가지 못하고 있다.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면 부족한 부분을 더 채워갈 것”이라며 발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박은서와 콤비를 이루고 있는 세터는 페퍼저축은행이 창단되던 때부터 함께 해온 동갑내기 친구이자 드래프트 동기 박사랑이다. 두 선수의 합이 갈수록 좋아지면서 페퍼저축은행의 경기력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박은서는 “(박)사랑이와는 서로에게 더 잘해주려고 노력한다. 많은 대화를 나눈다. 약간의 실수가 나와도 서로에게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친구와의 케미를 소개했다.
팀을 이끄는 주포가 된 박은서를 응원하는 팬들도 많아졌다. 박은서의 득점이 터질 때면 광주의 팬들은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낸다. 박은서는 “광주 팬 여러분들이 항상 경기장에 찾아오셔서 뜨거운 응원을 보내주신다. 코트에서 우리끼리 하는 말소리가 잘 안 들릴 정도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많이많이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다”며 팬들에게 더 많은 응원을 부탁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외국인 선수의 부상이라는 변수는 박은서에게 어쩌면 다시 찾아오지 않을 기회를 선물했다. 박은서는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기며 더 강인하고 멋진 선수로 성장 중이다. 정상에 오르는 사람들에게는 항상 절대 잊지 못할 ‘별의 순간’이 존재한다. 지금이 어쩌면 배구선수 박은서의 ‘별의 순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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