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발리볼 = 청평 최병진 기자] 우수민(GS칼텍스)이 단양에서 흘린 눈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GS칼텍스는 이달 단양에서 펼쳐졌던 2025 한국실업배구연맹 & 프로배구 퓨쳐스 챔프전에서 대회 정상에 올랐다.
그동안 프로팀에서 경기 출전 기회가 부족했던 선수들이 주를 이뤄 실업팀과 함께 펼친 대회로 백업 선수들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지난 시즌 6위를 기록한 GS칼텍스는 초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아웃사이드 히터(OH) 우수민의 활약이 돋보였다. 우수민은 2017-2018시즌에 인삼공사(現 정관장)에 입단해 한국도로공사를 거쳐 지난 시즌에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었다.
치열한 아웃사이드 히터 경쟁으로 인해 우수민의 역할은 한정적이었다. 우수민 원포인트 서버 역할로 주로 세트 후반에 상대 리시브를 흔들기 위해 투입됐다. 지난 시즌 35경기 88세트를 소화한 가운데 15점을 올렸다. 그중 8득점을 서브로 만들어냈다.
하지만 단양에서는 주공격수로 김미연과 함께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우수민은 현대건설과의 첫 경기 9점을 시작으로 양산시청과 흥국생명을 상대로 각각 15점, 10점을 기록했다. 또한 정관장을 상대로 15점, 수원특례시청전에 12점을 올렸다.
토너먼트에서도 활약은 이어졌다. 한국도로공사와의 준결승에서 12점을 뽑아낸 뒤 기업은행과의 결승전에서 18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이자 이번 대회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우수민은 평균 득점 13점으로 팀의 7전 전승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지난 22일 경기도 청평에 위치한 GS칼텍스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우수민은 “단양 대회가 쉽지 않은 경기였는데 그래도 이겨낸 것 같다. 일단 즐거웠다. 재미있게 경기를 한 것 같다. 선수들과 흔들리고 안 될 때 서로 도와주면서 해보자는 말을 많이 했다.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치렀다”고 돌아봤다.
오랜만에 코트에 나서며 공격을 하는 모습을 보인 소감도 전했다. 우수민은 “나에게도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 그동안 경기에 출전하는 모습을 잘 보여드리지 못해서 공격을 하는 상황도 나오지 않았는데 그런 부분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고 또 감사하다”고 웃었다.
그는 “항상 비시즌에 작년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더 나아지려면 연습량도 더 가져가야 한다. 또 몸을 잘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체중 감량도 하면서 열심히 준비했다”고 이야기했다.
우수민은 결승전에서 승리한 후 눈물을 쏟았다. 감정이 올라온 이유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게 결승전에 조금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 뭔가 제가 조금만 더 잘해주면 팀한테도 너무 괜찮을 것 같은데 잘 안 풀리는 상황이 있었다. 특히 4세트에 흔들리는 장면이 많았어서 걱정이 됐다. 그럼에도 경기를 승리하면서 잘 해냈다는 후련함에 눈물을 흘린 것 같다”고 말했다.
눈물을 흘린 후에는 선수들의 놀림이 이어졌다. 우수민은 “선수들이 너무 놀렸다. (안)혜진이는 사진도 찍었는데 하도 놀람을 받아서 부끄러웠다”고 웃었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우수민 옆을 지나간 이영택 GS칼텍스 감독 또한 “우찔찔”이라고 한마디를 남겼다. 우수민은 “감독님도 경기 끝나고 고생했다는 말보다 먼저 울보라고 놀리셨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수민은 “(유)서연이한테 경기 끝나고 나 때문에 질뻔 했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서연이가 아무도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왜 너 혼자 그러냐고 하더라. 그러면서 같이 이겨낸거다라는 이야기를 해줘서 많은 힘이 됐다”고 말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순간이지만 우수민은 유서연, 김미연, 권민지, 이주아 등에 이어 아시아 쿼터로 일본 국적의 토코쿠 레이나와도 OH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쳐야 한다. 그 속에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우수민은 “단양 대회는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스스로도 어려운 상황에서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거를 해야 나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다.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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