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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하게 써 내려간 이다현의 스물셋 일기 

이보미 기자 / 기사승인 : 2025-09-03 10:45:48
흥국생명 이다현./송일섭 기자

[더발리볼 = 이보미 기자] 미들블로커 이다현이 2025년 큰 변화를 맞이했다. 2019년 프로 데뷔 이후 첫 자유계약(FA) 신분을 얻었고, 이적을 결정했다. 6년간 함께 했던 현대건설을 떠나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일본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출신인 요시하라 도모코 감독과 손을 잡고 새로운 여정에 나섰다. 

“대표팀은 안주하지 않도록 나를 깨우는 곳”

이다현은 국가대표 미들블로커다. 2021년부터 성인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고 있다. 대표팀 경험을 토대로 성장해온 이다현이다. 덕분에 V-리그에서도 정상급 미들블로커가 됐다. V-리그 환경상 쉽게 안주할 수도 있지만, 이다현은 세계무대에서 뛰면서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했다. 끊임없이 목표 달성을 위해 달려왔기에 지금의 단단한 이다현이 만들어졌다. VNL 퇴출이라는 충격도 있었지만, 멈추지 않는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도움닫기로 삼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Q.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의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퇴출 이후 팀 분위기는 어땠나요?
VNL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서 분위기가 침체됐어요. 처음이자 마지막 목표가 퇴출되지 않는 거였는데, 이루지 못했잖아요. 상황을 살펴보면 오히려 우리 현실을 받아들이고 인정을 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VNL에 나가는 팀 중 세계 랭킹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고요. 내년에 다시 랭킹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대회들이 있기 때문에 다 같이 잘 준비해보자는 분위기입니다. 

Q. 17위 태국과 승점 1 차이로 VNL 퇴출이 정해진 만큼 선수들 스스로도 아쉬움이 컸을 듯해요. 
그래도 올해는 터무니없이 패하진 않았어요. 세트도 많이 가져왔고요. 하지만 기회를 많이 놓치긴 했죠. 2주차 체코전도 그랬고요. 모든 게 끝난 이후에는 ‘이게 하늘의 뜻인가’싶더라고요. 이제 다시 차근차근 올라가야죠!

Q. FIVB의 VBTV에서는 VNL 경기 도중 혹은 경기 종료 후 선수, 감독과 인터뷰를 진행하곤 했는데요. 영어에 능숙한 다현 선수가 주로 인터뷰 대상자가 되기도 했어요. 불가리아전 패배 이후 현장 인터뷰에서 그 떨림이 그대로 전해졌는데요. 
경기를 이기고 인터뷰를 하면 더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했잖아요. 사실 인터뷰가 쉽지는 않았어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도 않았고요. 그래도 VNL 2주차까지는 괜찮았는데 3주차 들어가면서 덜덜 떨었던 것 같아요. 특히 불가리아전 패하고 인터뷰를 했는데 입술도 떨리고, 목소리도 떨리는 게 느껴졌어요. 그래도 영광이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웃음).

Q. 선수들 입에서는 프로팀과 대표팀에서의 훈련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괴리감을 느낀다는 말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대표팀에 대해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아요. 대부분의 선수들이 소속팀에 복귀하면 괴리감을 느껴요. 국제대회에서 하는 배구와 V-리그에서 하는 배구는 다르거든요. 그 시스템 자체를 선수들이 바꿀 수는 없어요. 또 단기간에 바뀌는 것도 어려운 게 현실이고요. 일단 선수들 입장에서는 개인 역량을 어떻게 늘릴지 고민하면서 시즌을 치른다면 그 시작점이 다를 것 같아요. 국제대회에 나가면 이제 일본, 태국까지 비교하더라도 개개인의 기량이 많이 떨어져요. 그동안 대표팀에 좋은 감독님이 오더라도 전략을 소화해내지 못하는 상황도 적지 않았고요. 기본기가 부족한 게 가장 큰 원인인데, 보완하기 위해서는 팀에 돌아가서도 개인 노력들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선수로서는 그렇게 먼저 준비를 해야 하고, 시스템은 나중 문제라고 생각해요. 

Q. 2021년부터 성인 대표팀에 발탁돼 5년 연속 VNL 무대에 섰잖아요. 그 속에서 이다현은 어떻게 성장을 해왔나요?
어제도 잠들기 전에 생각했어요. 대표팀에서 영광을 누려본 적이 없더라고요. 아시아대회에서도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으니까요. 5년 동안 성인 대표팀에 있었고, 작년부터 출전 시간도 더 길어졌습니다. 이제야 배구를 알면서 한다는 생각을 받았어요. 그 5년이라는 시간이 헛되지 않았구나 싶더라고요. 앞으로 제가 가야할 방향도 잡히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물론 책임감은 크죠. 힘들더라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오히려 더 욕심이 나요. 그리고 대표팀은 정말 제게 소중해요. 안주하지 않게 만드는 환경을 제공해주거든요. 사람은 목표가 없어지면 힘들어져요. 그런 의미에서 대표팀은 끊임없이 원동력을 제공해줘요. 

Q. 그만큼 대표팀 경기에 나서고 싶은 의지도 강할 것 같아요. 
그동안 VNL에 출전할 수 있었던 건 언니들이 물려준 유산이었어요. 그래서 저도 2021년부터 5년 연속 VNL을 경험할 수 있었고요. 그 소중한 기회를 만들어준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 언니한테 미안하고 또 후배들에게 똑같이 물려주지 못한 죄책감도 들어요. 큰 대회에서 뛰면 심장이 떨리거든요. 그게 동기부여가 되고요. 다시 한번 세계무대에 오르고 싶어요. 

Q. 앞으로 한국 여자배구가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요즘에도 유튜브 알고리즘에 도쿄올림픽 본선 그리고 올림픽 예선전 경기 영상이 많이 떠요. 언니들 영상을 많이 보는데 딱 봐도 퀄리티가 달라요. 한 번에 시스템이 바뀔 수는 없어요. 다만 올해는 현실과 마주하는 기회가 됐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리고 VNL이 지금 방식대로 운영된다면 세계랭킹 15위 안에는 들어야 복귀할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고요. 아시아선수권 3위 안에 들면 세계선수권 자격이 주어지고, 세계랭킹 32위 안에 들면 랭킹 순으로 세계선수권 출전권이 주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터무니없는 목표가 아니죠. 그래서 더 무너지지 않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후배들에게도 똑같이 기회를 제공해주고 싶어요. 내년에도 랭킹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국제대회가 예정돼 있어요. 구체적인 플랜을 세워서 앞으로 나아가야죠.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이다현./송일섭 기자

핑크 유니폼도 잘 어울리는 ‘인천 이영애’

2001년생 이다현은 2019년 V-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현대건설 지명을 받았다. 프로 데뷔 직후부터 출전 기회를 얻었다. 2021-2022, 2024-2025시즌 V-리그 베스트7에도 포함됐다. 직전 시즌에는 정규리그 34경기 130세트 출전해 개인 한 시즌 최다 득점인 320점을 기록했다. 리그 속공과 블로킹 부문에서도 당당히 1위에 이름을 올렸고, 서브 12위, 득점 21위에도 랭크됐다. 6시즌을 모두 소화하고 FA 선수가 된 이다현은 올해 최대어로 꼽히기도 했다. 다수의 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흥국생명행을 택했다. ‘수원 이영애’로 불렸던 그는 이제 핑크 유니폼을 입은 ‘인천 이영애’가 됐다. 

Q. 프로 데뷔 후 첫 FA 신분이 됐고, 이적을 결정하기까지 기나긴 고민을 했을 텐데요. 이적을 택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난 시즌 내내 제가 추구하는 배구가 무엇인지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의 배구 인생을 돌아왔을 때 지금 레벨이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생각하려고 했고요. 높지는 않다고 판단을 내렸어요. ‘기술적으로 여러 코스로 공격을 때릴 수 있을까’ 스스로 질문을 던졌을 때 완벽하게 ‘네’라고 말할 수도 없었고요. 계속 스스로 물음표가 있었고, 이 물음표를 지울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을 했죠. 선택지는 많았어요. 결국 기본기더라고요. 기본기가 안 되면 여러 전술을 스펀지처럼 흡수할 수 없어요. 그런 부분에서 요시하라 감독님과 미팅을 했을 때도 흥국생명이 가장 잘 맞는 팀이었어요. 그래서 선택을 하게 됐어요. 

Q. 계속 강조하고 있는 그 기본기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제가 대표팀에 처음 갔을 때인 2021년에는 세르비아,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의 기본기가 많이 떨어져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신장이 좋은 팀들이 더 빠르게 플레이를 해요. 결국 첫 볼 터치의 중요성이 더 커진 거죠. 첫 볼을 터치하는 사람이 코트 중앙에 어중간하게 올려놓으면 빠르게 플레이를 할 수 없잖아요. 미들블로커만 보더라도 세터가 정확하게 공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 되죠. 그러면 처리 능력이 더 중요해지는데 1, 2개 처리하는 걸로 승부가 엇갈릴 수 있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많은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기초적인 게 지루하고 힘들긴 하지만 학교 때와 달리 프로에 와서 간과됐던 것 같아요. 기본이 제일 중요하잖아요. 

Q. 요시하라 감독과 미팅이 가장 결정적인 변수였던 것 같아요. 어떤 얘기를 나눴나요?
저랑 미팅을 하기 전에 분석관 언니와 함께 제 플레이 영상을 다 보고 오셔서 막힘없이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단순히 FA 선수를 영입하려는 의도보다는 감독 대 선수로 진심을 담아서 충고를 해주셨어요. 그때까지 흥국생명 쪽에 의사 표시를 한 상황도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감독님의 진심을 느꼈고요. 또 저랑 같은 미들블로커 출신이다 보니 제가 갈망했던 한 끗이 있었는데, 그 디테일한 부분을 잘 풀어서 설명을 해주셨어요. 예를 들어 블로킹 스텝에서 처음 들어보는 부분을 말해주셨고, 공격할 때 잊고 있었던 발의 방향과 몸의 방향 등을 얘기해주셨어요. 충격적인 미팅이었죠(웃음).

Q. 단 한 번의 미팅으로 다현 선수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네요. 
흥국생명과 첫 미팅이었는데 사무국 직원 분들도 많이 오셨었거든요. 그런데 아무도 안 보이고 저와 감독님만 따로 공간 분리가 된 느낌일 정도로 대화하는 1시간 30분 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어요(웃음).

Q. 지난 6년 동안 정들었던 첫 프로팀, 현대건설과 이별도 쉽지 않았을 듯해요. 
현대건설을 떠나는 건 아쉬웠죠. 제가 생각보다 정이 많아요. 주변에서는 그렇게 안 보인다고 하지만요. 그 정 때문에 고민하기도 했죠. 또 현대건설에서는 강성형 감독님이 선수들과 소통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셔서 저연차 선수들도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해주셨어요. 저 역시 소통의 중요성을 많이 깨달았고요. 그렇게 ‘원 팀’이 된 결과, 우승을 이룰 수 있었어요. 고참 언니들부터 (김)다인 언니, (정)지윤 언니, (한)미르까지 선수들과 관계도 많이 배웠고요. 다시 이런 선수들을 만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어요. 인생과 배구에 대해 많은 걸 배우고 깨닫게 해준 팀이 현대건설이에요. 안 좋은 감정도 없고요. 다 가족 같아요. 서로 진심으로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강하고요. 아직도 팀을 떠난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Q. 현대건설에서 2년 동안 함께 호흡했던 아시아쿼터 위파위 시통도 정관장 지명을 받으면서 상대팀으로 마주보게 됐네요. 
위파위와도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위파위가 MBTI상 완전 T에요. 현실적인 얘기를 많이 해주더라고요. 이제 모마도 한국도로공사 선수가 됐잖아요. 다음 시즌도 재밌을 것 같아요. 새롭기도 하고요. 제가 늘 새로운 걸 좋아하거든요. 밥집이나 카페도 새로운 곳에 가는 걸 선호해요(웃음).

Q. 현대건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성적이 안 좋았을 때도 있고, 계속 상위권에 있는 시즌도 많았는데 개나리 응원이 잊히지 않아요. 하염없이 그리고 한결같이 선수를 응원한다는 자체에 큰 힘을 받았어요. 힘든 순간에도 팬 분들 보면서 힘을 얻었고요. 앞으로도 팬 분들과 소통을 많이 하고 싶어요. 

흥국생명 이다현이 핑크 유니폼을 입고 새 출발을 알렸다./송일섭 기자

대형 OH 김연경 빠진 흥국생명 
MB 역할 더 커졌다

흥국생명이 2025년 새 판 짜기에 나섰다. ‘월드 클래스’ 김연경이 2024-2025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하면서 팀을 떠났다. 흥국생명은 요시하라 감독을 새롭게 선임한 이후 지난 시즌 함께 호흡한 아시아쿼터 선수인 미들블로커 아닐리스 피치와 동행을 택했고, 외국인 선수로는 ‘전직 V-리거’ 레베카 라셈을 영입했다. 김연경 공백을 지워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미들블로커의 임무와 비중도 더 커졌다. 기존의 베테랑 미들블로커 김수지까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까. 

Q. 모든 결정을 내린 뒤에는 홀가분했나요?
FA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어요. 임근혁 대표님부터 시작해서 연경 언니, 가족들과도 얘기를 했는데, 우선순위 하나만 정립하면 결정이 쉬워진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생각한 우선순위는 깊이 있는 배구를 하는 거였어요. 그렇게 판단을 내리니 이후에는 물 흐르듯이 흘러갔어요. 지금도 후련해요. 진주 대회 전까지 흥국생명에서는 4일 정도 훈련을 해봤는데, 연습량이 많긴 해요. 물리적인 시간이 많다는 것이 아니라 2시간을 훈련하더라도 쉴 틈 없이 해요. 집에 갈 때 몸이 힘들긴 하더라고요(웃음). 하지만 그렇게 해야 제가 원하는 깊이 있는 배구를 하는 데 한 발짝 더 다가가지 않을까요?

Q. 요시하라 감독은 디테일하게 지시를 한다고 들었어요. 
운동할 때만 그렇게 하세요. 운동 끝나고 ‘수고하셨습니다’하면 끝이고요. 생활적인 면에서는 프리해요. 일과 비즈니스가 명확하게 구분된 느낌이에요. 그래서 만족해요. 

Q. 지난 8월 2일에는 흥국생명 팬미팅에도 참석했잖아요. 이적 후 첫 공식 행사는 어땠나요?
첫 공식 행사여서 기대를 하고 갔어요. 처음에는 축승회 느낌이었거든요. 전 지난 시즌 3위를 했는데 여기 있어도 되나 생각했다가도 팬 분들 보고 다시 힘을 얻었어요. 물론 연경 언니 팬들이 많이 오시긴 했지만, 손을 덜덜 떠는 팬 분도 있었고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디펜딩 챔피언’ 흥국생명이지만 변화가 큰 팀이기도 하죠. 김연경 공백을 어떻게 지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미들블로커의 역할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훈련하면서도 느꼈지만 미들블로커 점유율 자체가 늘어날 것 같아요. 세터 포지션의 (이)고은 언니, (김)다솔 언니, (박)혜진이랑도 훈련을 많이 하고 있고요. 흥국생명에서 연습했을 때 제가 때리는 볼 타수도 늘었어요. 그 자체가 새롭더라고요. 숙제가 많은 한 시즌이 될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공격 면에서 변화가 있을까요?
현대건설에서도 공격력이 강한 선수는 아니라고 스스로 판단을 했는데, 다가오는 시즌에는 더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상대 견제가 오면 여러 공격 코스로 때릴 수 있어야 하고요. 요시하라 감독님도 추구하는 부분이에요. 재밌을 것 같아요. 

Q. 김수지와 이다현, 피치까지 미들블로커 라인이 탄탄해보이는데요?
수지 언니랑은 같이 배구를 한 적이 없어요. 리미니에서 열린 VNL에서는 수지 언니가 복근 때문에 못 뛰었거든요. 수지 언니 역시 베테랑이잖아요. 외국인 감독님의 시스템은 복잡해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수지 언니한테 물어보면 간단명료하게 설명을 해줘요. 든든해요. 배울 점도 많고요. 피치도 성격이 워낙 좋아서 바로 친해졌어요. 

Q. 한솥밥을 먹게 된 레베카도 직접 보니 어땠나요?
지금 대표팀의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푸에르토리코 리그에 있을 때 소속 선수였어요. 모랄레스 감독이 레베카에 대해 칭찬을 많이 하더라고요. 태도나 성격도 좋다고 들었고요. 이번에 더 성장해서 돌아왔다고 해서 더 기대가 됩니다!

Q. 올해 FA 이적으로 총 보수 5억5000만 원을 받게 됐죠. 여자부 보수 공동 6위에 위치하게 됐습니다. 그만큼 책임감과 부담감이 클 듯해요. 
책임감이 정말 커졌죠. 팀에서 제가 차지하는 역할도 커질 거라 예상이 되고요. 수치로 나타날 수 있는 게 연봉이지만, 한편으로는 그 수치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해요. 제가 만든 기준점이 아니라 책정된 수치인 거잖아요. 편하게 생각하되 제 자신과 약속을 했죠. 배구를 대하는 태도, 즉 본질적인 게 변하면 안 된다는 약속을 했어요. FA 전후가 똑같을 수 있도록 배구에 대한 마음이 변하지 않게끔 하자고 다짐했어요. 

Q. 사실 보수 5억5000만 원보다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한 타 팀도 있었다고 들었어요. 
금액 부분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한 팀도 있었죠. 하지만 스스로 제 가치를 판단했을 때 제가 책임질 수 있는 금액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높게 평가를 해주셔서 감사했죠. FA 협상으로 제 가치를 처음으로 대면해서 들었는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해요. 더 열심히 해야죠. 

Q. 흥국생명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요?
팀이 우선이에요. 일단 플레이오프에 가고 싶고요. 지난 팬미팅에서도 챔피언결정전 1차전부터 5차전까지 클립을 모아서 보여줬는데 보는 내내 소름이 돋더라고요. 그 열기를 직접 느껴보고 싶어요. 봄배구 꼭 가고 싶습니다!

Q. 배구선수로서 최종 꿈은 무엇인가요?
‘제가 만약 이 상태로 은퇴를 했을 때 기억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한 적은 있어요. 대답은 ‘NO’였고요. 제가 아직 만 스물셋이더라고요. 아직 어리지만 앞으로 깊이 있는 배구 선수,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갖고 은퇴를 하고 싶어요.

Q. 배구선수 이다현이 앞으로 채워나갈 버킷 리스트가 있나요?
아까도 말했지만 대표팀에서 영광을 누려보고 싶어요. 아시아 대회에서 메달도 걸고 싶고요.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하고 싶어요. 내년부터 하나씩 이뤄볼게요!

Q. 프로필상 흥미진진한 이력도 있어요. 국제사이버대 특수상담치료학 전공 중이라고요?
2023년에 입학을 했어요. 제 꿈이 대학원에 가는 거예요. 일단 스포츠 심리 쪽으로 관심이 많아서 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해외에서도 공부를 원하는 선수들은 보통 미국 대학에 진학해 배구를 병행하던데요?) 저도 그게 꿈이에요. 공부하는 운동선수요. 제가 배구를 11년 정도 했는데, 한 가지 일을 오래 하면 시야도 좁아지더라고요. 머리도 안 쓰고, 공부를 안 하니 글을 읽어도 10번을 읽어야 이해되는 적도 있어서 바로 대학교 입학을 결정했어요. 온라인 수업이라 캠퍼스 생활을 하지는 못하지만 쉬는 날 노트북 들고 카페에 가서 과제를 하는 게 재밌어요(웃음).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일단 대표팀 성적이 좋지 못해서 실망하신 분들이 많을 텐데 포기할 생각은 결코 없어요. 책임지고 싶어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지켜봐 주셨으면 해요. 선수들도 부족함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될 현실에 대해 누구보다 크게 자각하고 있어요. 이 힘든 순간 같이 견뎌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믿고 지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더 깊이 있는 배구를 위해 이적을 결심한 이다현./송일섭 기자

글. 이보미 기자    
사진. 유진형, 송일섭 기자

(이 기사는 배구 전문 매거진 <더발리볼>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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