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발리볼 = 이석희 기자] 2026년 1월호 ‘여기 어때’의 주인공은 어느덧 V-리그 6번째 시즌을 맞고 있는 KB손해보험 외국인 선수 비예나다.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나라로 알려져 있는 스페인이지만, 비예나가 소개하는 스페인은 또 어떤 나라인지 궁금했다. 비예나는 배구 팬들을 위해 자신의 추억 보따리를 꺼냈다. 지금부터 비예나가 말하는 스페인은 어떤 나라일지 다 같이 알아보자.
“스페인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과 역사적 건축물만 있는 나라가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 자체가 매력적인 나라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삶을 즐길 줄 아는 법’을 정말 잘 알고 있어요. 가족, 친구와 보내는 시간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하루하루를 여유롭게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스페인에서 생활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문화가 몸에 스며듭니다. 스페인은 축구뿐 아니라 배구, 농구 같은 스포츠도 사랑하는 나라입니다. 경기장에서 팬들이 보여주는 열정은 정말 대단해요. 그래서 저는 스페인이라는 나라를 생각하면, ‘열정, 따뜻함, 그리고 다양성’이라는 세 가지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비예나
항구도시 바르셀로나에서 걷다가 먹다가 ‘재충전 모드’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프랑스 파리나 영국 런던처럼 한 도시에서 한 달 살기 목적지로 손에 꼽힌다. 또한 항구도시인 바르셀로나는 문화와 예술, 자연이 도시와 바다로 유기적으로 어우러져 한층 매력이 있다. 안토니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와 구엘 공원 같은 모더니즘 건축이 도시 전체를 야외 미술관으로 만들고, 고딕지구의 중세 골목과 로마 유적은 2000년 역사의 깊이를 더한다. 피카소 미술관과 미로 미술관, MACBA(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이 문화 허브를 이루며, 축구팀 FC 바르셀로나의 캄프 누는 스포츠를 예술로 승화시킨 카탈루냐 정체성의 상징이다. 에샴플레의 격자 도로와 공원, 광장은 시민 삶을 우선한 계획 도시의 면모를 보여주고, 몬주익 언덕과 몬세라트의 기암은 자연과 예술이 조화된 휴식처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지중해를 마주한 바르셀로네타 해변은 도심 한복판에서 서핑과 요가, 선셋을 즐길 수 있게 해 바다와 문화가 10분 거리라는 매력을 완성한다.
바르셀로나에서는 걸으며 보는 것과 맛보며 체험하는 것이 여행의 두 축이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부터 구엘 공원, 카사 바트요, 라 페드레라까지 가우디 루트를 따라 걷는 것은 필수 코스다. 하루나 이틀에 나눠 집중 탐방하되, 주요 건물은 최소 며칠 전 온라인 예약이 필수이며 타임슬롯을 오전과 오후로 나눠 하루 두 곳씩 보는 식으로 동선을 짜면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
시장 미식 투어도 놓칠 수 없다. 보케리아 시장과 산타 카테리나 시장에서 제철 과일과 하몽, 올리브, 치즈를 조금씩 주문해 서서 먹는 경험은 바르셀로나 여행의 백미다. 바르셀로네타 해변에서는 아침 조깅부터 한낮 해변 카페 모히토, 석양 산책까지 도시와 해변의 묘한 조합을 만끽할 수 있다. 야간 산책과 뷰 포인트도 빼놓을 수 없다. 몬주익 전망대와 해변 루프톱 바, 고딕지구 골목 야간 산책은 낮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여유가 있다면 바에서 현지인 틈에 끼어 오늘의 타파스를 주문하고, 축구 시즌이라면 FC 바르셀로나 경기나 스포츠 바에서 관람도 바르셀로나식 밤 문화를 체험하는 좋은 방법이 된다. 근교로 발길을 넓히면 시체스의 해변 휴양이나 몬세라트 수도원의 기암 절경과 수도원 풍경이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스페인에는 아름다운 도시가 너무 많지만, 하나만 꼽자면 저는 바르셀로나를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왜냐하면 제 아내의 출신지이기도 해서요. 바르셀로나는 도시 자체가 예술 작품 같아요. 가우디의 건축물들은 정말 말 그대로 ‘상상 속 풍경’을 현실에 옮겨놓은 것 같고, 거리 곳곳에서 창의성과 색채를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은 몇 번을 가도 새롭게 느껴질 정도로 압도적이에요. 또 다른 이유는 바르셀로나가 가진 조화로운 분위기입니다. 도시와 바다가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어서, 하루 안에 문화·예술·자연을 모두 경험할 수 있어요. 스페인 특유의 에너지도 있지만, 동시에 여유롭고 편안한 느낌을 주기에 여행자에게 완벽한 도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비예나
가우디 건축 테마 여행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영원한 미완성의 걸작
바르셀로나는 위대한 건축가 가우디의 도시로도 유명하다. 특히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가우디가 인생의 대부분을 바친 걸작이자 바르셀로나를 상징하는 대성당이다. 1882년 착공해 현재도 공사가 진행 중이며, 완공 시에는 예수와 성모 마리아, 복음사가, 사도들을 상징하는 18개의 탑이 하늘로 솟구쳐 세계 최고 높이의 교회가 될 예정이다. 외관의 세 파사드는 예수의 생애를 조각으로 풀어낸 거대한 성서다. 탄생의 파사드는 식물과 동물, 신앙 상징이 촘촘히 새겨져 있어 망원렌즈로 세부를 따라가며 보는 재미가 크다. 반대편 수난의 파사드는 예수의 고난과 죽음을 다루어 선이 단단하고 각진 조각들이 많으며, 가롯 유다의 키스와 최후의 만찬 장면을 찾아보며 비교 감상하면 두 파사드의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성당 내부로 들어서면 빛의 숲이라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나무를 형상화한 기둥이 숲처럼 솟아올라 천장을 받치고, 위로 올라갈수록 가지처럼 갈라지며 나뭇잎 사이로 빛이 스며드는 숲의 느낌을 구현한다. 벽을 따라 배치된 스테인드글라스는 시간대마다 색을 바꾸며 공간의 분위기를 완전히 달리 만든다. 특히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에는 강렬한 무지갯빛이 실내를 물들여 사진과 영상 촬영에 최적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탑에 오르면 바르셀로나 시내와 지중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가우디가 의도한 하늘과 도시를 잇는 수직 축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지하에는 가우디의 설계 모형과 거꾸로 매단 실 모형을 통한 하중 실험, 작업실 재현 등이 있어 어떻게 이 구조가 가능했는가를 이해할 수 있는 작은 건축 박물관 역할을 한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연간 수백만 명이 찾는 명소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날짜와 시간 지정 사전 예매가 사실상 필수다. 전망대 옵션은 수량이 특히 적어 인기 시간대는 빠르게 매진되므로 여유 있게 준비해야 한다.
“바르셀로나는 제게도 특별한 추억이 많은 도시입니다. 시즌 중 휴식일이 있을 때 종종 바르셀로나를 방문하곤 했는데, 그럴 때면 잠시 선수로서의 압박에서 벗어나 ‘조금 더 자유로운 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바르셀로네타 해변에서 보냈던 시간들입니다. 훈련과 경기로 쌓였던 피로를 바다를 바라보며 잊을 수 있었고, 팀 동료들과 함께 해변에서 산책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그런 시간들이 저에게는 큰 회복이 되었고, 다시 코트에서 더 강해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됐어요. 바르셀로나에 간다면 꼭 가봐야 하는 곳은 사그라다 파밀리아입니다. 말 그대로 바르셀로나의 상징입니다. 외관도 놀랍지만 내부에 들어가면 색색의 스테인드글라스에서 쏟아지는 빛으로 가득해서 정말 아름답습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전망대에도 올라가 보시길 추천합니다.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여요. 추천하는 음식은 빠에야입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해산물 빠에야를 꼭 드셔야 합니다. 지중해에서 바로 잡은 신선한 해산물을 넣어 만든 빠에야는 정말 맛있어요.” -비예나
바르셀로나 빠에야엔 스파게티면이 들어간다
‘카탈루냐 요리’
바르셀로네타 해변은 바르셀로나 도심 올림픽 항구 바로 옆에 펼쳐진 1.2km 황금 모래 해변으로, 도시와 바다가 만나는 곳이다. 1992년 올림픽으로 재탄생한 이곳은 얕은 수심과 부드러운 파도로 가족과 초보 수영객에게 이상적이며, 서핑과 패들보드, 비치발리 등 액티비티가 활기차다. 낮에는 선베드와 우산을 대여해 휴식하거나 해변 산책로를 따라 자전거와 조깅을 하며 지중해 바람을 만끽한다. 저녁에는 해변 바와 클럽에서 모히토와 상그리아를 마시며 선셋을 보고, 플라멩코와 라이브 음악이 어우러진 파티 분위기가 절정에 달한다.
스페인 요리는 지역마다 독특한 재료와 조리법을 자랑하지만, 공통적으로 신선한 재료와 올리브유, 마늘, 향신료를 베이스로 한다. 타파스 문화는 스페인 전역에서 사랑받는 식사 방식으로, 작은 접시에 담긴 다양한 요리를 여럿이 나눠 먹으며 와인이나 맥주를 곁들인다. 해안 지역은 신선한 해산물이, 내륙 지역은 육류와 콩 요리가 발달했으며, 각 지역의 와인과 치즈가 식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바르셀로나가 속한 카탈루냐 지역은 지중해와 맞닿아 해산물이 풍부하고, 프랑스와 가까워 향신료와 소스 활용이 발달했다. 카탈루냐 요리는 향신료와 마늘, 견과류 소스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며, 수켓 데 페이시 같은 생선 스튜는 카탈루냐식 어부 요리의 정수로 꼽힌다. 봄철 칼솟과 로메스코 소스, 소시지와 콩 요리, 크레마 카탈라나 같은 카탈루냐식 크렘브륄레도 현지에서 맛볼 때 가장 생생하다.
바르셀로나의 빠에야는 발렌시아 오리지널과 달리 ‘피데우아’라는 누들 버전이 카탈루냐 특산으로 유명하다. 얇은 스파게티 같은 면을 해산물 육수와 샤프란, 토마토 소스로 끓여 바삭한 누룽지를 강조하며, 오징어와 홍합, 대하가 듬뿍 들어간 버전이 현지식이다. 바르셀로나가 빠에야 맛집인 이유는 지중해 최전선이라 신선한 일등 해산물이 풍부하고, 보케리아 시장 등에서 제철 재료를 즉석 조달하기 쉽기 때문이다. 카탈루냐 요리의 로메스코 소스나 현지 와인 ‘까바’ 페어링이 더해져 풍미가 깊다. 포트벨이나 바르셀로네타 해안 레스토랑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면 최고다.
[저작권자ⓒ 더발리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