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발리볼 = 상암 김희수 기자] 코트 밖에서 배구와 함께 하는 사람들을 조명하는 코너 OOTC(Outside Of The Court), 이번에 만나본 코트 밖 배구인은 배구장에서의 첫 시즌을 누구보다 바쁘게, 그렇지만 행복하게 치른 KBSN 전세연 아나운서다. 현장과 스튜디오를 오가며 배구와 깊은 사랑에 빠진 전세연 아나운서는 이제 배구장에서 더 큰 꿈들을 꾼다. 그 꿈들을 이루기가 결코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각오는 돼 있다. 더 치열하게 노력하고 사랑하면 언젠가는 그 꿈들이 이뤄질 거라고 믿는다. 배구에 진심인 여자 ‘배진녀’ 전세연이다.
1년 차 배구 아나운서
전세연의 역대급 루키 시즌
Q. 이번 시즌을 돌아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나요?
첫 번째는 경민대에서 KB손해보험이 현대캐피탈을 리버스 스윕으로 잡았던 2라운드 경기입니다. 현대캐피탈이 두 세트를 따는 걸 보고 빨리 끝나겠다고 좋아하면서(웃음), 인터뷰도 허수봉 선수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KB손해보험이 역전하면서 인터뷰도 야쿱 선수로 급하게 바뀌었던 경기였어요. 아직 많이 미숙할 때라 당황했던 게 기억나요. 두 번째는 6라운드 삼성화재-한국전력전! 이때는 신영석 선수 인터뷰를 했는데, 영석 선수가 잘 받아주신 덕분이기도 했지만 주변에서 인터뷰가 너무 좋아졌다는 말을 정말 많이 해주셨어요. 저도 의정부에서 당황했을 때랑 비교하면 이해도가 많이 높아졌다는 걸 스스로 느끼면서 즐겁게 인터뷰했던 날이라 기억에 남습니다.
Q. 또 빼놓을 수 없는 경기가 있잖아요. 춘천 올스타전!
모두가 그날의 저를 잊어주셨으면 하는데, 다들 너무 잘 기억해 주시더라고요(웃음). 서브 에이스한 아나운서, 실바랑 춤춘 아나운서로요(웃음). 얼마 전에 현장에 갔을 때도 선수들이 제 이름은 아직 잘 모르시는데 저를 보고 “어? 서브 에이스!”라고 해주셨습니다(웃음). 조금은 창피했지만, 그래도 저를 각인시킨 좋은 경험이 된 날이었어요.
Q. 이번 시즌은 루키 시즌이기도 했습니다. 첫 시즌을 마무리하는 소감도 궁금해요.
되돌아보니까 부족했던 것들만 생각나요. ‘이제 좀 알겠다, 감이 잡힌다’ 싶은데 시즌이 끝나간다는 게 너무 아쉽죠. 그래도 후회는 없어요. 정말 최선을 다했거든요! 시청자 분들은 제가 저연차든, 신입이든 그런 건 신경 쓰시지도 않고 잘 모르시잖아요. 그냥 제가 못하면 서투른 아나운서로만 기억하시죠. 그런 이미지가 한 번 각인되면 지우기가 정말 어렵다는 걸 야구 시즌 때 느꼈는데, 배구에서는 그 이미지를 각인시키지 않으려고 정말 최선을 다한 것 같습니다.
배구가 있는 날엔 언제나
EVERYDAY SPECIAL V!
Q. 데일리 매거진 프로그램 <스페셜V>의 시즌도 끝나가네요.
정말, 정말 너~무 아쉬워요(웃음). 진심으로 조금만 더하고 싶어요. 배구가 1년 내내 시즌을 했으면 좋겠어요. 한 열흘만 쉬고 다음 시즌 시작하면 안 되나요(웃음)? 방송을 함께한 분들과 조금 더 많이 만나고, 더 많이 챙겨드릴 걸 하는 생각이 드네요. 시즌 전반도 그랬지만, <스페셜V>야말로 정말 후회 없이 해낸 것 같아요. 이 방송을 위해 거의 매일 일하다시피 했거든요. ‘얼마나 열심히 했나?’에 대해 돌아본다면 어떠한 후회도 없어요.
Q. 처음 방송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많은 것들이 달라졌죠.
그럼요, 너무 많이 달라졌죠(웃음). 저희 첫 방송 때 했던 말 기억하세요? 저랑 기자님이랑 표승주 위원님까지, 이 방송을 처음 해보는 막내들끼리 첫 방송이었는데 셋이서 “우리 지금 서로 의지할 곳이 없다”면서 벌벌 떨었잖아요(웃음). 사실 MC의 역량은 결국 패널 분들을 편하게 이끌어주는 것인데, 초반에는 정말 정신이 없었어요. 제 거 하기도 바빴죠. 지금은 그래도 패널 분들이 뭔가를 놓치면 그걸 짚어줄 수도 있게 됐고, 방송을 풀어가는 데 있어 약간의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Q. 방송을 처음 시작할 때의 목표는 무엇이었고, 얼마나 달성한 것 같나요?
이 방송으로 배구하면 떠오르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어요. ‘배구=전세연’이고 싶었죠. 아직 그 목표에는 반도 못 온 것 같아요. 하지만 시즌을 거듭하다 보면 언젠가는 배구계에서 알아주는 아나운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일 가는 사람까지는 아니더라도요!
Q. 애정이 없다면 절대 버틸 수 없는 여정이었을 겁니다.
맞아요. 애정이 없었다면, 정말 중간에 포기했을지도 몰라요. 공부할 것도 너무 많았고, 일정도 너무 타이트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배구와 <스페셜V>가 너무너무 좋았어요. 몸이 너무 힘들어도 마음은 단 한 번도 지친 적이 없었어요. 매 순간이 행복했고, 오히려 더 많은 현장에 나가고 싶었어요. 배구에 대한 사랑 덕분이에요.
Q. 한 시즌 동안 <스페셜V>를 잘 해낸 게 아나운서로서도 큰 기점이 됐을 것 같아요.
올스타전 때 뵀던 SBS 스포츠 신예원 선배가 “1년 차에 데일리 매거진 프로그램을 해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격려해 주셨어요. 이렇게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일을 제가 잘 해낸 덕분에, 저는 쓸모없는 사람이 아니고 뭐든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어요.
Q. 이 방송을 함께한 모든 사람들에게도 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 했잖아요.
먼저 작가님이 정말 따뜻한 분이세요. 저한테 칭찬을 아끼지 않아 주셨어요. 또 해설위원 분들과 기자님들도 다 너무 따뜻하고 좋은 분들이었어요. 사실 같이 일하다 보면 싫은 사람 한 명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정말 이 방송을 하면서는 모든 분들이 다 좋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여러분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습니다!
사랑으로 찾은 사명감
“여러분, 혹시 배구 좋아하세요?”
Q. 처음 시즌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 배구를 사랑하게 될 줄은 몰랐겠죠.
맞아요. 처음에는 그냥 막연하게 ‘재밌다’ 정도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사명감 같은 게 생겼어요. ‘이 재밌는 걸 나만 볼 수 없다, 모두가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요. 이제 제가 이 종목의 재미를 어떻게 잘 포장해서 전달해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배구에 더 많은 팬들이 유입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고, 한 명이라도 저로 인해 배구를 좋아하게 됐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죠!
Q. 배구의 매력도 이제는 더 자세히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일단 낭만이 있죠(웃음). 진정한 팀 스포츠의 느낌! 내가 아무리 잘해도 내 동료가 못 해주면, 또 호흡이 맞지 않으면 의미가 없잖아요. 정말 모두가 하나로 뭉쳐야 이길 수 있어요. 정말 낭만적이지 않나요? 점수 하나하나에 모두가 환호하고 행복해하는 그 모습이 낭만 그 자체죠!
Q. 또 누구보다 열심히 배구를 공부하려고 하는 사람이죠.
우선 첫 번째로는 배구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좋아하니까 더 알고 싶고, 다른 사람들도 저처럼 배구를 좋아할 수 있게 해주고 싶어서요. 두 번째로는 다른 선배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뭔가를 정말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지금은 퇴사하셨지만, (오)효주 선배를 보면서 저 사람은 배구장에서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정도의 존재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도 그런 존재가 되고 싶었죠. 물론 공부를 하다 보면 어려운 순간들도 있어요. 하나를 알면 또 다른 하나가 궁금해져요. 또 주변에 저보다 배구를 잘 아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들을 보면서 제 부족함을 느낄 때도 많고요. 하지만 전 이제 시작이니까 어쩔 수 없죠! 계속 열심히 해서 나중에는 현역 선수 못지않은 지식을 자랑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Q. 이제 곧 V-리그가 끝나면 비시즌이 돼요.
일단 야구 시즌이 시작되니 거기에도 에너지를 써야겠지만, 배구 대표팀 경기도 가능한 챙겨볼 생각이고 해외 경기들도 좀 보려고 하고 있어요. 비시즌에도 꾸준히 배구를 수혈해야 합니다(웃음).
Q. ‘배구하면 전세연이 떠올랐으면 좋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한 가지는 무엇일까요?
이런 심오한 질문을 받을 줄이야(웃음). 결국 자신감이겠죠. 저를 믿는 힘. 처음 회사에 들어왔을 때 이런저런 상황으로 인해 굉장히 조심스러운 사람이 됐어요. ‘틀리면 어떡하지? 내가 이런 걸 해도 되나?’ 하는 불안감이 늘 있었죠. 하지만 배구장에서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공부했기 때문에, 그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자신 있게 저의 방송을 하면 언젠간 제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Q. 원래 애정과 욕심은 비례하기 마련이잖아요. 배구장에서 꼭 이뤄보고 싶은 꿈 같은 것도 있을까요?
역시 캐스터가 그 끝판왕인 것 같아요. 효주 선배가 해냈으니까, 저도 꼭 해보고 싶어요(웃음). 생각만 해도 너무 좋아요. 물론 아직은 너무 갈 길이 멀긴 하죠(웃음). 그래도 꼭 한 번은 해보고 싶어요. 정말 큰 꿈 중 하나입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해야겠어요. 그리고 V-리그 시상식 사회도 꼭 보고 싶어요!
Q. 전세연에게 배구란?
나의 원동력. 정말 고마운 종목. 제게 자신감을 찾아줬고, 내가 이렇게까지 열심히 할 수 있는 사람임을 일깨워준 스포츠. 저는 스포츠를 원래부터 좋아했던 사람이 아니었지만, 이제는 스포츠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게 해준 종목. 늘 고맙고 애틋한 마음이 드는 존재입니다.
Q. 이제 인터뷰를 마무리할 시간입니다. 오늘 인터뷰 어떠셨나요?
제가 말주변이 부족해서 죄송스럽네요. 앞서 말씀드렸듯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슈퍼스타들만 나오는 잡진데! 그럼 저도 슈퍼스타인가요? 그런 걸로 하겠습니다(웃음).
Q. 끝으로 배구 팬 여러분들에게 인사를 전해주시죠!
한 시즌 동안 제가 부족한 부분이 정말 많았을 텐데, 너그러운 마음으로 사랑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가 가진 것에 비해 큰 영광을 누리게 된 것 같아요. 다음 시즌에는 더 많은 것들을 갖고 여러분들을 찾아뵙겠습니다! 배구는 KB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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