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발리볼 = 이보미 기자] 2026년 봄 배구가 시작됐다.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봄 배구 진출팀이 가려질 만큼 그야말로 ‘역대급’ 순위 싸움이었다. 대한항공과 한국도로공사도 마지막까지 선두 경쟁을 벌인 끝에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얻었다. 부상 악재를 극복하고 우승까지 바라보는 두 팀이다. 이들과 맞설 대항마는 누가 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부상
2025-2026시즌에는 유독 부상 선수가 많았다. 그 악재를 극복하고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팀이 남자부 대한항공과 여자부 한국도로공사다. 강팀의 조건이기도 한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하며 버텼다.
대한항공은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 임재영이 부상으로 한동안 전력에서 이탈했다. 아웃사이드 히터 정한용마저 허리 통증으로 컨디션 조절이 필요했다. 결국 승부수를 띄웠다. 당초 아시아쿼터 선수로 함께 한 리베로 료헤이와 결별하고, 아웃사이드 히터 보강을 택했다. 호주 출신의 아웃사이드 히터 이든과 손을 잡았다. 그 과정에서 곽승석, 김선호 등을 투입해 공백을 최소화하려고 했다. 시즌 막판에는 한선수가 오른 무릎 아래쪽 통증을 호소했고, 유광우가 교체 투입돼 경기를 승리로 마치기도 했다. ‘토종 아포짓’이자 국가대표 ‘에이스’ 임동혁도 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임동혁의 ‘한 방’도 위협적이다.
시즌 후반기에 합류한 이든도 제 컨디션을 찾았고, 주전 리베로가 된 강승일도 제 몫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지석이 부상 복귀 후 건재함을 드러냈고, 6라운드 OK저축은행전에서는 임재영도 코트에 나서며 부상 복귀를 알렸다. 대한항공이 버틸 수 있었던 이유다. 이제 완전체로 챔피언결정전 모드로 돌입했다. 2025년 처음으로 V-리그 무대에 오른 헤난 감독은 “나 혼자서 이룬 게 아니다. 특히 의무 파트에서의 공이 크다”고 말하며 팀 구성원 모두에게 공을 돌렸다. OK저축은행전이 끝난 뒤에는 “이제 챔프전 모드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도로공사도 마찬가지다. 시즌 시작부터 베테랑 배유나가 어깨를 다쳤다. 하지만 신인 이지윤과 기존 멤버인 김세빈이 중앙을 든든하게 지켰다. 배유나가 자리를 지운 사이에 김세빈은 배유나가 그랬듯 이동공격까지 시도하며 상대 블로킹을 따돌리고자 했다. 시즌 막판에도 부상 악재가 겹쳤다. ‘에이스’ 강소휘가 허리 통증으로 3경기 결장했다. 타나차는 2월 24일 현대건설전에서 발목이 꺾였다. 강소휘가 복귀했지만 타나차의 장기간 결장이 불가피했다. 이 때 김세인과 전새얀이 출전 기회를 얻고 존재감을 드러냈다. 6라운드 흥국생명전 승리로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짓고 여유도 생겼다. 타나차는 흥국생명전부터 엔트리에 복귀했지만, 김종민 감독은 기용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깁스를 풀고 나니 붓기가 없었다. 천만다행이다. 본인이 함께 하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면서도 “경기에 뛸 수 있는 상태이지만 부상을 염려해서 기용을 하지 않을 거다”고 밝혔다. 이어 “타나차가 욕심이 나서 계속 훈련을 더 하려고 하더라. 이를 말렸다. 선수들과 다함께 준비하자고 했는데, 본인은 서운해 했다. 경기도 뛰고 싶어 했다. 경기에 투입돼 감각을 찾을 수도 있지만, 부상 염려 때문에 투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두 팀 모두 정규리그 1위 확정을 지은 뒤 그동안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을 기용하며 점검하기도 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수비 하나, 공격 하나, 서브 하나에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여기서 빛을 발한 선수들이 챔피언결정전이라는 큰 무대에서 또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지도 지켜볼 일이다.
#우승 DNA
대한항공은 역대통산 8번째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삼성화재가 기록한 7회를 뛰어넘었다. 2010-2011시즌 첫 정규리그 우승 이후 2016-2017, 2018-2019시즌 그리고 2020-2021시즌부터 4회 연속 정규리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2년 만에 다시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안착했다. 9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2019-2020시즌은 코로나19로 미개최)이라는 업적도 쌓았다. 그만큼 우승 DNA가 강하다.
세터 한선수를 비롯해 정지석, 김규민, 정한용, 김민재, 임동혁 등은 꾸준히 봄 배구 경험을 통해 더 단단해졌다. 2025년부터 한선수에 이어 새로운 캡틴이 된 정지석도 우승 의지가 강하다. 그는 “내가 앞장서서 어떻게든 미친 사람처럼 플레이를 할 거다. 여기까지 올라온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자부심을 갖고 자신 있게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할 시간이다”며 힘찬 포부를 밝혔다. ‘V6’를 향한 굳은 결의를 드러냈다.
봄 배구 직전에는 러셀을 보내고 쿠바 국가대표 출신의 마쏘까지 영입했다. 대한항공의 승부수가 통할까.
한국도로공사는 역대통산 4번째로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프로배구 출범 첫 해인 2005시즌 이후 2014-2015, 2017-2018시즌에 이어 8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2011년부터 한국도로공사 유니폼만 입은 리베로 문정원에 이어 강소휘, 모마, 배유나 모두 우승 경험이 있다. 문정원과 배유나는 2017-2018, 2022-2023시즌 우승 당시 함께 웃었다. 강소휘는 2020-2021시즌 GS칼텍스에서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바 있다. 한국에서만 5시즌 연속 활약 중인 모마는 2023-2024시즌 현대건설 소속으로 챔피언결정전 MVP를 받은 검증된 외국인 선수다. 2022-2023시즌 우승 당시 주전 세터도 이윤정이었다. 이번 시즌 위기를 극복하고 V3 기회를 얻었다. 화려한 라인업으로 마지막 승부에서 웃을 수 있을까.
#반전 드라마
이번 시즌 남자부에서 종종 등장한 단어가 ‘전력 평준화’다. 상위권 팀들은 늘 긴장을 해야 했고, 하위권 팀들도 정규리그 막판까지 고춧가루를 제대로 뿌렸다. 꼴찌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과 6라운드 맞대결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포효했다. 대한항공의 정규리그 1위가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현대캐피탈은 역전 1위를 노렸지만, 삼성화재에 발목이 잡히면서 계획이 무산됐다. 삼성화재는 구단 최다 연패인 13연패 악몽에서 탈출했다. 또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13경기 만에 웃었다.
대한항공 헤난 감독도,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도 시즌 내내 강조한 점이 ‘전력 평준화’다. 더군다나 V-리그 남자부에서는 우리카드가 박철우 감독대행 체제로 극적인 봄 배구 진출까지 이뤘다. 국가대표 세터 한태준과 아시아쿼터 알리가 코트 위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뿜었다. 한국전력과 KB손해보험은 3월 18일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그만큼 이들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대한항공의 챔피언결정전 상대가 누가될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이 경계심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마주한 ‘동갑내기’ 박 감독대행과 한선수의 대결 구도도 흥미롭다.
여자부에서도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의 봄 배구 운명이 3월 18일에야 결정됐다. 2위 현대건설은 시즌 도중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윤이 시즌 아웃됐고, 외국인 선수 카리는 시즌 내내 무릎 관리에 신경 쓰며 컨디션 조절을 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맞서 챔피언결정전행 마지막 티켓은 누가 거머쥘까. 반전 드라마로 V-리그가 막을 내릴지 아니면 우승 DNA와 체력적 우위를 무기로 정규리그 1위 팀의 통합우승으로 이어질지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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