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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연·권민지의 진심 “트레블 때보다 더 기억에 남아요”

이정원 기자 / 기사승인 : 2026-05-21 20:15:40
GS칼텍스의 우승 주역인 권민지(왼쪽)와 유서연이 4월 10일 청평의 GS칼텍스 체육관에서 <더발리볼>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청평=곽경훈 기자

[더발리볼 = GS칼텍스 체육관(청평) 이정원 기자] 이영택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는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우승팀이다. V-리그 여자부 최초로 진행된 준플레이오프에서 흥국생명을 꺾었고, 플레이오프에서 현대건설을 넘어 챔피언결정전에서 1위 팀 한국도로공사까지 이겼다. ‘쿠바 괴물’ 지젤 실바의 활약도 컸지만 GS칼텍스 중심을 잡은 아웃사이드 히터 유서연과 권민지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우승의 감격이 채 가시기 전에 이들을 만나고자 GS칼텍스 클럽하우스가 위치한 경기도 청평으로 향했다. 이들의 빛나는 케미스트리를 지금부터 전한다.

“처음에는 안 믿겼어요”
“지난 시즌에는 꿈도 못 꿨는데”

Q. 우승 축하드립니다. 미처 전하지 못한 우승 소감이 있을까요.
권민지 가족들이 경기 보러 왔던 날 경기력이 아쉬워 이후에는 일부러 오지 말라고 했어요. 그러다가 ‘챔프전 3차전에는 꼭 초대해야지, 초대해야지’ 하다가 결국 우승 현장에도 못 오셨네요(웃음). 그래도 의미 있는 기억으로 남아요.
유서연 우승이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지 처음에는 안 믿겼어요. 2020-2021시즌 트레블 때는 어렸던 시절이었는데, 이번에는 주축이 되어서 그런지 남다르게 느껴졌어요. 힘들게 올라온 시즌인 만큼 진짜 기억에 많이 남아요.

Q. 누구도 예상 못한 우승입니다. 그것도 포스트 시즌 6연승으로 우승, 생각해 본 적 있나요.
민지 전혀 예상 못 했죠. 다만 경기할 때마다 늘 재미있게 하자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고, 그래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어요. (오)세연이나 (최)가은이가 매일 경기 재밌게 하자고 했거든요. 서로 도와주면서 경기를 재미있게 풀어가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서연 저도 6연승은 예상하지 못했죠. 준플레이오프를 이기고 나서 기세가 살아났어요. 경기에 대한 몰입감, 선수들의 눈빛을 보면 느껴졌죠. 챔프전 2차전 때 고비가 있었지만 5세트에 갔을 때 ‘이 경기 꼭 잡고 올라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Q. 우승하고 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있다면요.
민지 저는 끝나자마자 바로 실바 선수를 봤어요. 누가 딱히 생각나지는 않았고, 바로 옆에 있는 실바 선수를 바라봤어요. 끝나고 안으면서 갑자기 울컥해 가지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서연 전 누구 한 명이 생각나지 않았어요. 대신 저도 고생을 했지만 같이 고생한 동료들이 제 눈앞에 있다 보니 눈물이 나더라고요.

Q. 지난 시즌 구단 최다 14연패 기록을 쓰는 등 어려운 시즌을 보냈습니다. 그때만 하더라도 우승은 꿈도 꾸지 못했을 텐데요.
민지 진짜 지난 시즌에는 앞날을 예측하지 못했죠. 그래도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해요.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해요. 지난 시즌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지만, 그래서 비시즌 열심히 훈련했어요. 다들 이 악물고 열심히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어요.
서연 지난 시즌에는 부상으로 시작을 함께 하지 못했어요. 아무래도 마음고생이 있었죠. 팀도 연패를 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해, 속상했어요. 진짜 14연패 때는 이길 수 있는 순간도 많았는데 지다 보니 자신감이 떨어지더라고요. 눈물도 막 흘렸는데, 그래도 위기를 이겨내는 힘이 생겼다고 봐요. 선수들도 배구에 대한 욕심이 생긴 것 같아요.

Q. 선수들이 뽑은 GS칼텍스 우승의 숨은 MVP는 누구인가요.
민지 (한)수진 언니요. 리시브를 함께 하기에 대화를 정말 많이 나눴어요. 수진 언니가 범위를 크게 가져가 줬기에 제가 부담을 덜 수 있었죠. 덕분에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었어요. 덕분에 편하게 경기에 임했던 것 같아요.
서연 저는 가은이요. 시즌 중반까지 경기를 많이 못 뛰었는데, (최)유림이가 다치면서 기회를 받기 시작했잖아요. 이 정도의 활약을 펼칠 거라 생각하지 못했어요. 경기 감각도 없고, 본인 말로는 봄 배구, 챔프전 모두 처음이라 많이 긴장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또래 선수들과 좋은 시너지를 냈죠. 파이팅도 큰 선수잖아요. 코트 위에서 너무 좋은 모습을 보여줬어요.

2025-2026시즌 GS칼텍스의 트레블 달성을 이끈 유서연(왼쪽)과 권민지가 4월 10일 청평에 자리한 GS칼텍스 체육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청평=곽경훈 기자

“실바는 진짜 대단한 선수”

Q. 시즌 전만 하더라도 GS칼텍스는 다크호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어요. 이번 시즌 목표는 무엇이었나요.
민지 다치지 않고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던 마음이 컸죠.

Q.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플레이오프 확정이 됐잖아요. 그때 기분이 어땠어요.
민지 진짜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전날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어요.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우리 팀이 시즌 때 ‘강강 약약’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끼기 시작하면 경기력이 다운되는 날이 있는데, 그때도 힘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다행히 간절함을 가지고 하니 좋은 결과가 나왔네요.

Q. 서연 선수는 커리어 하이 기록을 세웠네요. 잠시 잊힌 서연 선수의 별명 ‘에이유’가 떠오른 시즌이 아닌가 싶은데요.
10시즌 통틀어 득점을 제일 많이 올린 시즌이에요(36경기 377점). 그런데 우승까지 해서 정말 기뻐요. 그리고 여자부 최초로 준플레이오프가 열렸는데,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이겨서 5위에서 3위로 기적처럼 올라갔잖아요.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있을까 싶었어요.

Q. 민지 선수는 시즌 중반 미들블로커로 뛰었잖아요. 그리고 아웃사이드 히터로 돌아왔는데, 그때부터 팀도, 민지 선수도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은데요.
그때 유림이랑 세연이가 발목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중앙에 들어갔죠. 데뷔 초창기에 미들블로커로 뛴 경험도 있고 하니, 이영택 감독님이랑 이야기를 나눴는데 ‘미들블로커 자리에서 팀에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원래는 아시다시피 아웃사이드 히터 한 포지션에서 계속 뛰는 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멀티 포지션을 소화해야 하니 걱정이 많았죠. 그래도 팀을 위해 뛴다는 마음으로, 다른 선수들을 도와주면서 경기를 치른 기억이 남네요.

Q. 많은 이들이 ‘실바는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하잖아요. 함께 뛴 선수들이 바라봤을 때 어때요.
서연 제가 겪어왔던 외국인 선수 중에 성격, 실력, 코트 위에서의 태도 모두 1등이라고 생각해요. 코트 밖에서는 장난도 많이 치는데, 경기만 시작되면 달라져요. 또한 주장으로서 도움도 많이 받았고요.
민지 아마 가장 잊지 못하는 외국인 선수가 될 것 같아요. 시아나의 엄마로서 책임감도 강하고, 자신이 경기를 끝내겠다는 의지도 강하고요. 정말 많이 배웠어요.

권민지(왼족)와 유서연이 4월 10일 청평에 자리한 GS칼텍스 체육관에서 우승 이후 이야기를 나누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청평=곽경훈 기자

내년 시즌 목표?
“통합 우승 충분히 가능합니다”

Q. 이제 내년이 중요해요. 아시아쿼터도 자유계약으로 바뀌고요. 벌써 다음 시즌 이야기를 하는 게 이르지만 목표가 있다면요.
민지 우승을 했기에 끝났다고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오히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지난 시즌 6위에 머물렀지만, 이번  시즌에는 1등을 했잖아요. 느낀 것도 많고, 또 보여준 것도 많다고 생각해요.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를 잘한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서연 올 시즌의 경험을 다들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이런 마음을 가지고 새 시즌 준비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겁니다. 그리고 포스트 시즌에서 보여준 배구에 대한 열정, 욕심을 다음 시즌 초반부터 보여준다면 충분히 통합 우승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Q. 비시즌은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요.
서연 저는 민지랑 영국 런던 여행을 가기로 했어요. 런던 유학을 간 친구가 있어요. 민지랑도 친해요. 4월 16일에 출발합니다.

Q. 가족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에 한 번 해볼까요.
민지 아까 챔프전 3차전에 안 온다고 했지만, 몰래 티켓팅해서 와주길 바랐거든요(웃음). 제가 진심으로 잘 되길 원하셨는지 대구에 계셨다고 생각해요. 그런 징크스 만들어 미안하고, 내년에 우리가 또 우승하게 될 때는 매 경기 찾아주길 바라요. 또 맛있는 밥해줘서 감사하고, 아빠도 묵묵히 뒤에서 응원해 줘서 고마워. 우리 가족 다 고마워요.
서연 가족은 제가 배구 선수로서 존재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엄마는 시간 내서라도 꼭 와주셔서 힘을 주셨어요. 감사해요.

Q. 마지막으로 GS칼텍스 동료들, 팬들에게 한마디 남기며 인터뷰 마무리할까요.
민지 길었던 시즌이 끝났네요. 동료들, 스태프 모두 한마음으로 이뤄낸 결과라고 생각해요. 또한 장충체육관을 꽉꽉 채워주신 팬분들 감사합니다. 이렇게 힘을 합쳐 한마음이 되면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냈으니, 내년에도 좋은 결과 가져올 수 있게 많은 응원과 지지 부탁드립니다.
서연 부족한 주장, 잘 따라와 줘서 고마워요. 우여곡절이 많은 시즌이었는데 포기하지 않으면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니, 내년 시즌도 잘 부탁한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그리고 팬분들, 장충의 봄을 많이 기다리셨을 것 같은데 마무리도 장충에서 할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다음 시즌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선수들 많이 노력할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저작권자ⓒ 더발리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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