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발리볼 = 이석희 기자] 석진욱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는다.
대한배구협회의 연령별 대표팀 개편 속에서 석진욱 감독은 남자 U21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선수 시절 삼성화재 왕조의 핵심 멤버로 활약했고, OK저축은행 감독으로도 팀을 이끌었던 그는 이제 유망주들과 함께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석 감독은 2013년까지 삼성화재 소속으로 활약한 뒤 은퇴 선언 직후 OK저축은행에서 제2의 인생을 열었다. 수석코치를 맡으며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2019년에는 OK저축은행의 2대 감독으로 2022-2023시즌까지 팀을 이끌기도 했다. OK저축은행에서 나온 뒤에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프랑스 파리, 일본 등을 오가며 해외 배구를 배우기 위해 무작정 떠났다.
홀로 타국에서 생활하는 건 쉽지 않았다. 유럽 선수권 대회를 보기 위해 이탈리아를 다녀오기도 했는데, 경기장이 외곽에 위치하고 있어 경기가 끝난 뒤에는 돌아오는 교통편이 없어 당황하기도 했다. 그렇게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모든 것들을 경험하고 돌아왔다.
해외에서의 인연도 흥미롭다. 프랑스 파리 발리 팀에서 만난 파비오 스토르티 감독은 다음 시즌 현대캐피탈 코치로 합류하면서 한국에서 재회하게 됐고, 일본 국가대표 아포짓 미야우라 켄토와도 친분을 쌓았다.
그러던 2024년에는 마이크를 잡았다. KBSN스포츠 배구 해설위원을 맡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V-리그를 봤다. 해설위원으로 현장을 지켜보던 그는 이제 한국 남자배구의 미래를 이끄는 자리에 선다. U21 대표팀 사령탑으로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선수권에 출격한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한국은 이란, 폴란드, 캐나다 등 강호들과 한 조에 묶였다. 특히 이란은 U21 세계랭킹 1위로 꼽히는 강팀이다. 한국은 공동 15위에 머물러 있다. 객관적인 전력 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석 감독이 꺼내 들어야 할 카드는 조직력과 성장이다.
그가 가장 먼저 짚은 부분도 ‘경기력’이다. 프로 소속 유망주들조차 출전 시간이 부족하고, 대학 선수들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결국 대표팀 소집 이후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빠르게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동시에 미들블로커 자원 발굴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 대회를 넘어 한국 남자배구 전반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
이런 가운데 석진욱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은 선수가 있다. 인하대 1학년 아웃사이드 히터 윤경이다. 그는 윤경을 두고 “옛날 문성민이 떠오른다”고 평가했다. 점프력과 파워, 그리고 신입생답지 않은 대담함까지 갖춘 윤경은 벌써부터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대학 무대 데뷔 초반부터 높은 공격 성공률과 득점력을 선보이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단순한 ‘유망주’가 아니라, 한국 배구가 기다려온 새로운 스타의 가능성도 있다. 석진욱 감독 역시 “요즘 한국 배구에 스타가 없다는 이야기가 많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젊은 선수들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2년 전 U19 세계선수권에서 30년 만에 3위라는 위업을 달성했던 멤버들도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우진, 윤서진(KB손해보험), 김관우, 강승일(이상 대한항공) 등이 U21 대표팀에서 다시 똘똘 뭉친다.
코칭스태프 구성도 힘을 보탠다. 진순기 코치는 전력분석과 통역, 코칭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이다.
한국 남자배구가 다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중심에 설 새로운 얼굴이 등장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험대다. 석진욱 감독과 기대주 윤경의 만남 역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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