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발리볼 = 이석희 기자]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를 거친 야구선수 출신 신본기 야구 해설위원도 배구 애정도 크다. 그는 오래전부터 현대캐피탈의 팬이었다. 그의 고향인 부산에는 지난해부터 OK저축은행이 새 연고지로 둥지를 틀었다. 공교롭게도 현대캐피탈에서 OK저축은행으로 이적한 전광인도 있다. 2026-2027시즌에는 부산 강서체육관에서 그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른 종목들 중에선 배구에 가장 관심이 갔죠.” 야구라는 스포츠에서 한 우물을 팠다. 30여년에 가까운 시간을 야구선수로 보냈다. 선수 은퇴 후에도 야구와 인연은 이어졌다. 해설위원으로 또 다른 야구인생을 보내고 있다. 주인공은 신본기 부산 MBC 야구해설위원이다.
“선수로 뛸 당시 휴식을 취할 때 배구를 종종 봤었다. 중계방송으로 처음 배구를 본 건 초등학교 시절로 기억이 나는데, 아마 그때는 프로배구(V-리그)가 출범하지 않았을 때라 특정팀이나 선수를 응원하진 않았다.”
신 위원은 부산광역시(이하 부산) 출신이다. 1989년생인 그는 감천초등학교에서 야구를 시작했고 지역 명문인 경남중과 경남중 야구부에서 뛰었다. 고교 졸업반 시절 프로로 직행하지 않고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 그는 동아대 졸업반 시절 2012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4순위로 고향팀이자 부산을 연고지로 두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됐다.
2012시즌 1군에 데뷔했고 2020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KT 위즈로 이적하기 전까지 롯데에서 뛰었다. 또한 군 복무를 위해 경찰청 야구단에서 뛴 2년을 제외하고 롯데에서 프로야구 선수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는 2024시즌을 마친 뒤 선수 은퇴했고 지난해(2025년)부터 부산 MBC 라디오 야구해설위원을 맡아 롯데 경기를 중계하고 있다.
신 위원은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을 응원하곤 했다. 신 위원은 2017년 당시 “현대캐피탈 팬이다”고 말하면서 “전광인 선수가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어 현대캐피탈로 이적한 걸 알고 있다. 뉴스를 통해서 봤는데 현대캐피탈이 다시 한번 우승을 차지했으면 좋겠다. 전광인 선수 팬이기도 하다. 응원하고 있는 팀으로 오게 돼 다행이고 정말 잘된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현대캐피탈은 2016-2017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신 위원의 말처럼 전광인이 합류한 뒤 맞이한 첫 시즌인 2018-2019시즌 다시 한 번 V-리그 정상에 올랐다. 신 위원은 현대캐피탈과 전광인의 팬이 된 이유에 대해 “배구를 자주 본 건 아니지만 (현대캐피탈) 경기를 보면 재미있고 즐겁다”며 “롯데에 입단하기 전이었지만 현대캐피탈이 경기를 보면 롯데와 팀 컬러가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얘기했다. 전광인에 대해서는 “공격과 수비를 모두 잘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코트 안에서 정말 열심히 뛰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때로부터 8년 뒤 ‘선수’ 신본기가 아닌 ‘해설위원’ 신본기에게 아직도 현대캐피탈과 전광인을 응원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그렇다”였다.
고향 부산에 자리잡은 프로배구팀
“프로배구에서 부산에 연고지를 둔 팀이 생긴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들었어요. 정말 반가웠어요.”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은 2024-2025시즌 종료 후 연고지 이전을 발표했다. 경기도 안산시에서 신 위원의 고향인 부산이 팀의 새로운 연고지가 됐다. 신 위원에게 부산은 특별한 곳이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라는 걸 떠나 야구를 시작하며 목표로 삼았던 프로선수로 데뷔한 팀이 롯데여서다. 롯데 경기를 보며 프로야구 선수를 꿈꿨던 어린 소년은 바로 그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로 나섰다.
“프로팀으로부터 지명을 받은 것 자체가 영광이고 감사한 일이지만 무엇보다 연고지팀에서 선수로 뛸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더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KT로 트레이드됐을 당시 신 위원은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정들었던 고향팀을 떠나서였다.”
그래도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자주 접할 수 없는 경험을 했다. 결과적으로 롯데 덕분이라며 웃었다.
KT는 2021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뒤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치른 한국시리즈(7전 4승제)에서 4연승을 거두며 정상에 올랐다. 통합우승을 달성했고 롯데를 포함해 KBO리그 출범 원년(1982년) 구단을 제외하고 최단 기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팀이 됐다.
신 위원은 당시 대주자와 대수비로 한국시리즈에 주로 나왔는데 KT가 우승을 확정한 4차전에서 시리즈 개인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며 쏠쏠한 활약을 했다. 그는 선수 은퇴 후 KT 연고지인 수원에 남지 않고 다시 부산으로 돌아왔다.
프로야구 선수가 아닌 ‘제2의 인생’에 대해 고민하던 가운데 부산 MBC로부터 제안을 받았고 롯데가 한 시즌 치르는 144경기를 모두 중계하는 자리로 왔다. 롯데는 2025시즌 정규리그를 7위로 마쳤고 포스트시즌에 해당하는 ‘가을야구’에는 나서지 못했다.
“부산에 연고지를 둔 프로배구팀이 생겼고 OK저축은행이 강서체육관에서 홈경기를 치른다는 걸 (프로야구 정규리그 종료 후)그때 알게 됐다.”
프로야구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일 때는 중계방송 준비에 거의 모든 시간을 투자한다. 그렇다보니 배구 소식이나 관련 뉴스를 틈틈이 챙겨서 확인할 틈이 잘 생기지 않는다.
“2025-2026시즌 OK저축은행의 홈경기를 직접 가서 보려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시간을 따로 내지 못했다. 너무 아쉬웠다. 다가오는 V-리그 시즌에는 강서체육관으로 가 홈경기를 꼭 ‘직관’하겠다.”
프로야구는 한국시리즈 일정이 끝난 뒤 새 시즌을 준비하는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전까지가 휴식기다. 그러나 신 위원은 지난 시즌 중계 일정을 마친 뒤에도 바쁘게 움직였다. 가장으로서 프로야구 시즌이 치러지는 가운데 잘 챙기지 못했던 아내와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도 늘려야했다. 야구와 관련해서도 계속 신경을 써야해서다.
OK저축은행 홈 경기를 직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이유는 또 있다. 전광인이 강서체육관 코트로 나와 뛰어서다. 원정팀 일원으로 홈팀 OK저축은행과 경기를 치르기 위해서가 아니다. 전광인은 2024-2025시즌을 마친 뒤 트레이드를 통해 현대캐피탈에서 OK저축은행으로 이적했다.
신 위원도 “전광인 선수가 팀을 옮겨 뛰는 걸 중계방송과 뉴스를 통해 알게 됐다. 현대캐피탈을 떠난 건 팬으로서 아쉽지만 그래도 부산을 연고지로 둔 팀으로 오게 된 건 기뻤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을 포함한 프로배구 선수들도 지금은 다가오는 새 시즌을 한창 준비하고 있는 시기인데, V-리그가 개막한 뒤 팬들이 보내주는 성원과 응원에 잘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코트에서 열심히 뛸 거라고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치지 않고 모든 선수들이 한 시즌을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신 위원도 선수로 뛰었기에 종목은 다르지만 시즌 준비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고 있다. 또한 팬들의 성원과 응원이 선수 생활을 하는데 큰 힘이 된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롯데 홈경기 중계방송을 위해 사직구장을 찾을 때면 다시 선수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선수를 은퇴한 지 시간이 아직 얼마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한데, 홈팀 라커룸이나 덕아웃이 아닌 중계방송 부스로 갈 때 가끔은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선수 시절 팬들로부터 정말 많은 응원과 격려를 받았다. 잘하는 선수는 아니었고 스타플레이어로 자리를 잡은 선수도 아니었지만 부산 홈팬들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KT로) 이적한 뒤 롯데 선수가 아니었는데도 사직구장에 원정 경기를 치르러 왔을 때도 반가워해주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뭉클했다.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 들었다. OK저축은행 선수들도 부산 홈팬들로부터 열정적인 응원을 받을 거라고 본다. 그래서 더 코트 안에서 열심히 뛸 거라고, 그렇게 할 거라고 믿는다.”
신 위원은 선수 시절 주로 유격수로 많은 경기를 뛰었지만 2루수와 3루수 등 내야 거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꼽혔다. 개인 통산 성적은 1000경기에 출전했고 타율 0.247(2193타수 541안타) 31홈런 260타점 294득점 21도루다. 2018시즌 11홈런을 쳤는데 정구선(1988시즌 12홈런)과 딕슨 마차도(2020시즌 이상 12홈런)에 이어 롯데 한 시즌 유격수 최다 홈런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여담이지만 전광인도 “롯데를 응원한다”고 필자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 한국전력에서 뛸 당시 수원시를 같은 연고지로 두고 있는 KT 홈경기 시구에도 나선 적이 있던 전광인은 “어릴 때부터 롯데 팬이었다”고 했다. 그는 경남 하동 출신으로 진주 동명중과 동명고를 나왔다. 통합 창원시와 경남을 연고지로 둔 NC 다이노스가 창단되기 전까지 부산을 비롯해 경남 전 지역이 롯데 연고지였다.
전·현직 V-리거 중에는 전광인처럼 롯데팬임을 자처한 선수가 또 있다. 부산 출신으로 동성고를 나온 문성민 현대캐피탈 코치가 대표적이다. 문 코치는 독일 분데스리가 프리드리히스하펜에서 뛸 당시 2008-2009시즌을 마친 뒤 사직구장을 방문해 롯데 홈 경기에 앞서 시구도 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선수 은퇴한 한국 여자배구를 대표하던 미들 블로커 양효진도 같은 부산 출신으로 롯데의 선전을 응원했다. 문 코치의 고교 후배이기도 하고 부산 출신인 대한항공의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곽승석은 롯데가 아닌 LG 트윈스를 응원한다고 했다. 그러나 팀 동료이자 후배인 임동혁은 제천 출신이지만 “롯데를 응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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