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발리볼 = 이석희 기자] 2026년 2월호 ‘여기 어때’의 주인공은 대한항공 후방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료헤이. 비행기로 언제든 오갈 수 있는 일본은 한국인에게 이미 익숙한 여행지지만, 료헤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일본은 또 다른 결을 지닌다. 그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유년 시절을 되돌아보며, ‘가깝지만 다른’ 일본의 매력을 차분히 풀어냈다.
"일본은 한국과 가까워서 비슷한 점이 많지만, 동시에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진 나라라고 생각해요. 언어도 음식도요. 일본의 수많은 아름다운 장소 중 제가 소개하고 싶은 곳은 아카바네입니다. 그 이유는 큰 거리의 분위기보다 골목골목의 이자카야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일본 특유의 로컬 감성이 살아 있는 곳이거든요." -료헤이
‘아카바네’ 도쿄에도
소도시 여행이 있다.
요즘 여행 트렌드는 유명 관광지 대신 현지인의 일상을 엿보는 소도시 즐기기다. 화려한 네온사인 대신 골목길 이자카야에서, 인스타그램 핫플 대신 동네 상점가에서 색다른 모습을 만난다. 그런데 도쿄에서도 이런 소도시 여행이 가능할까. 신주쿠에서 JR 사이쿄선 전철로 14분, 이케부쿠로에서 8분이면 닿는 아카바네는 ‘도쿄 속의 소도시’라 불리는 곳이다.
대한항공 리베로 료헤이가 학창시절을 보낸 이곳은 1000엔(9200원) 짜리 한 장으로도 동네 사람들 무리에 껴서 오뎅을 사먹고, 아라카와 강변 벤치에 앉아 편의점 삼각김밥으로 피크닉 기분을 누리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다.
"아무래도 저의 유년 시절이 담긴 곳이기 때문에 역부터 골목골목이 모든 추억이라고 생각됩니다." -료헤이
료헤이의 출신고 배구 명문
‘도쿄 슨다이학원’
료헤이의 출신 고등학교는 도쿄 북부 기타구 오지 지역의 슨다이학원이다. 배구 강호로 유명한 사립 남고로 2025년 1월 ‘봄 일본 전국 고교 배구대회(春高バレー)’에서 3연패를 달성했다. 당시 신장 195cm의 공격수 가와노 타쿠마가 최우수선수상 수상하며 화제가 됐고, 료헤이뿐 아니라 프로 선수를 여럿 배출했다.
슨다이학원은 JR 오지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하며, 아라카와 강변 공원과 맞닿아 있다. 아카바네역과도 도보 15분 거리로, 학생들의 방과 후 일상이 자연스럽게 아카바네 상점가와 강변 산책로로 이어진다. 료헤이 역시 배구 연습을 마친 뒤 이 일대 골목을 누비며 학창시절을 보냈겠다.
슨다이학원 앞은 학생들을 위한 가성비 간식 천국이다. 학교 인근 ‘라멘 후쿠야’는 진한 미소 라멘 750엔(약 6900원)에 성장기 운동부 학생들의 단골집으로 꼽힌다. 매콤한 김치 라멘도 인기 메뉴다. 바로 옆 ‘돈부리 이치’의 600엔(약 5500원) 카레덮밥도 명물이다. 근처 ‘오지 베이커리’에서 크림빵 250엔(약 2300원)이나 멜론빵을 사 들고 아라카와 강변으로 향해도 좋다.
인근 아라카와 공원도 명소다. 벚꽃 시즌엔 피크닉 성지로 변신하고, 여름엔 배구부가 잔디에서 스트레칭을 하며, 가을엔 단풍 사진 찍으며 오니기리를 나눠 먹는다. 공원 입구 테이크아웃 스탠드에서 고로케를 사서 벤치에 앉거나, 근처 세븐일레븐 오지점에서 삼각김밥과 캔커피로 400엔(약 3700원) 피크닉을 완성하는 게 학생들 루틴이다.
"아카바네역앞 맥도날드 옆으로 골목길이 펼쳐지는데 정말 많은 이자카야와 야키토리집이 있습니다. 저렴하고 일본 로컬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 드립니다." -료헤이
아카바네역 맥도날드 뒤 명물
‘센베로 골목’
아카바네역 동쪽 1번 출구에서 도보 3분, 맥도날드 바로 뒤 골목으로 들어서면 20여 개 이자카야와 서서 마시는 ‘다찌’ 술집이 빼곡히 늘어서 있다. 이곳은 바로 도쿄 기타구의 ‘센베로 천국’으로 불리는 아카바네 1번가다. 센베로(せんべろ)는 ‘1000(せん)엔’과 ‘취하다(べろべろ)’ 두 단어를 합친 일본식 조어다. 1000엔으로 취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낮부터 직장인과 학생들로 북적이고, 저녁엔 줄 서서 기다리는 명물 가게가 쏟아진다.
이 거리에서 가장 유명하고 줄 서서 먹는 대표 맛집은 오뎅 전문점 마루켄 수산이다. 가게 앞에 ‘오뎅 70엔(약 650원)~’ 팻말만 봐도 군침이 돈다. 당일 공수한 해산물 재료로 끓인 육수에 데친 오뎅은 쫄깃하고 시원하며 담백한 3박자를 갖췄다. 무에계란 70엔, 비엔나 소시지말이 100엔(약 920원), 치즈 오뎅 80엔(약 740원)에 맥주나 사케와 함께 하면 센베로가 완성된다. 마루켄의 또 다른 명물 메뉴로 스태미나 튀김도 빼놓을 수 없다. 정어리, 오징어, 치즈를 넣은 특제 튀김이 별미다. 6시만 돼도 피크 타임으로 20여명씩 줄을 서니, 여행객이라면 오후 5시 오픈런을 노리는 게 포인트다. 사쿠라 상점 603도 유명하다. 24시간 영업을 하는 이곳도 다찌 술집으로, 맥도날드 뒷골목 초입부터 줄이 선다. 100엔 안주인 연어회와 레바테키(닭간구이)가 가장 인기 있다. ‘혼술 천국’으로 평일 점심에도 단골 아저씨들 웨이팅이 생길 정도다. 이 골목 중간에 자리한 이코이 본점도 점심부터 붐비는 또 다른 줄서기 명소다. 100엔 사와와 200엔 구이로 센베로의 대표주자 역할을 한다. 벽면 메뉴판을 보며 주문하는 재미가 쏠쏠하고, 친절한 점장님 덕에 초보자도 편안하다.
센베로 가게 입장 대기줄에서 옆 아저씨와 배구나 야구 얘기를 나누다 보면 현지인이 된 기분이 든다. 도쿄 여행만의 진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아카바네역 인근 반나절 코스 추천 일정
도쿄 23구 중 북쪽에 자리 잡은 기타구는 화려한 신주쿠나 시부야와 달리 현지인의 일상을 물씬 풍기는 생활 밀집 지역이다. 아라카와 강을 끼고 JR 아카바네역을 중심으로 펼쳐진 이 동네는 역에서 도보 10~15분만 걸어도 먹자골목, 강변 산책로, 소박한 신사와 공원이 어우러져 반나절 코스로 딱 맞는다.
기타구의 대표 관광지는 아라카와 강변의 사쿠라즈쓰미 산책로다. 아카바네역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108그루 벚나무가 강을 따라 줄지어 서 있어 봄철 벚꽃 터널이 장관을 이룬다. 여름에는 이타바시 불꽃놀이의 프라임 뷰포인트로 자리 잡아 강바람 맞으며 피크닉 매트 깔고 맥주 한 캔 즐기는 현지인 풍경이 펼쳐진다.
평소에도 자전거 타는 가족, 조깅하는 사람들 사이를 걸으며 에도시대 나카센도의 옛 길목 느낌을 물씬 받을 수 있다. 강 건너 이타바시구와 맞닿아 있어 자연스럽게 북도쿄의 넓은 녹지대를 연결 짓는 코스가 된다.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아스카야마 공원이다. 아카바네역에서 도보 12~15분, 혹은 오지역 방향으로 살짝 올라가면 나오는 이 언덕 공원은 벚꽃과 수국 명소로 불린다. 에도시대부터 유명했던 장소로, 봄에는 300그루 벚나무가, 여름에는 수국 물결이 인상적이다. 연말 오지 여우 행렬 행사는 전통 의상을 입은 주민들이 행진하는 독특한 축제로 사진 찍기 좋다.
옛 후루카와 정원은 조시아 콘도르가 설계한 서양식 관과 일본 정원이 어우러진 히든 스팟이다. 5월 장미 축제 때는 500종 이상 장미가 만발하고, 초여름 폭포와 연못이 어우러진 풍경은 화보 같다. 조용한 분위기 덕에 커플이나 나홀로 여행자에게 추천된다. 기타구의 이런 정원은 도심 속 오아시스처럼 느껴져 번잡한 도쿄 여행 중 숨 고르기 장소로 제격이다.
2박 3일 도쿄 북부 여행, 우에노·이케부쿠로 탐방
아카바네역은 나리타공항의 도쿄 관문인 우에노에서도 전철 9분 거리로 가깝다. 또한 전철 8분 거리에 이케부쿠로가 위치한다. 우에노와 이케부쿠로는 여행객이 많이 찾는 곳이니 여행 초보라면 이곳 호텔을 추천한다. 일본여행에 어느 정도 익숙한 이들을 위한 팁을 더해보면 아카바네가 상대적으로 숙박비가 저렴하고 인접해 있어 교통비 추가 부담이 크지 않아 베이스 캠프로 도전해봐도 좋다.
우에노는 공항과 접근성이 좋다. 스카이라이너가 최단 36분 만에 나리타공항-우에노케이세이역을 연결한다. 우에노 공원은 도쿄에서 가장 오래됐으며 에도시대부터 벚꽃 명소로 유명하다. 봄이면 1200그루 벚나무가 만개해 꽃구경 인파로 북적이고, 연중 내내 조깅하는 사람들과 피크닉 즐기는 가족들로 활기차다. 공원 내부엔 국립서양미술관, 도쿄국립박물관, 국립과학박물관, 우에노 동물원이 밀집해 있어 문화 예술 탐방 코스로 최적이다.
도쿄국립박물관은 일본 최대 규모의 박물관으로, 일본 미술과 고고학 유물 12만 점을 소장하고 있다. 특별전도 수준급이라 시간을 넉넉히 잡고 가야 한다. 국립서양미술관은 르 코르뷔지에가 설계한 본관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모네, 르누아르 등 인상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우에노 동물원은 일본 최초의 동물원으로, 판다 샹샹이 스타다. 평일 오전에 가면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이케부쿠로는 신주쿠, 시부야와 함께 도쿄 3대 부도심으로 꼽히는 번화가다. JR 야마노테선, 사이쿄선, 후쿠토신선 등 8개 노선이 교차하는 교통 요지로 하루 평균 271만 명이 이용하는 세계 2위 규모 역이기도 하다.
이케부쿠로 선샤인 시티는 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60층 높이의 전망대 선샤인 60 전망대에서는 도쿄 스카이트리와 후지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날씨 좋은 날엔 360도 파노라마 뷰가 압권이다. 선샤인 시티 내부엔 수족관, 플라네타륨, 포켓몬 센터 메가 도쿄가 있어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다.
이케부쿠로는 라멘 격전지로 손꼽힌다. 무테키야는 도쿄 3대 츠케멘 중 하나로, 진하고 묵직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이 일품이다. 평일에도 30분 웨이팅은 기본이다. 교자 전문점 교자 스타디움은 선샤인 시티 지하에 있는 교자 테마파크로, 일본 전국 유명 교자집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3~4곳을 돌며 비교 시식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현재 팀이 우승하는 것만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리시브와 디펜스에서 최대한 많은 공을 안정적으로 받아내서 공격수가 많은 득점을 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료헤이
[저작권자ⓒ 더발리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흥행 요소는 있다! V-리그 브랜드 강화를 위한 과제는? [THE NEXT 20]](https://thevolleyball.kr/news/data/2026/03/12/p1065601545945134_741_h.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