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발리볼 = 그랜드워커힐(서울) 이보미 기자]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와 GS칼텍스 외국인 선수 실바가 2025-2026 V-리그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한선수와 실바는 13일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다.
2년 만에 ‘우승 세터’로 돌아온 41세 세터 한선수의
두 번째 정규리그 MVP
한선수는 이번 시즌 대한항공의 트레블 달성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정규리그에서도 전 경기를 소화하며 코트 위에서 팀을 진두지휘했다. 팀은 현대캐피탈과 치열한 선두 싸움 끝에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 직행에 성공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5차전 혈투 끝에 대한항공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정규리그 1위는 팀 역대 통산 8번째 기록이다.
한선수는 2022-2023시즌 당시 세터 포지션으로는 처음으로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바 있다. 그로부터 3년 뒤인 2026년 다시 정규리그 ‘별 중의 별’이 됐다.
앞서 챔피언결정전 MVP는 동료 정지석의 몫이었다. 정지석은 챔피언결정전 우승 직후 “정규리그 MVP도 저 주십시오”라고 외쳤고, 한선수도 “난 정규리그 전 경기를 뛰었다”고 말하며 정규리그 MVP 욕심을 냈다. 결국 한선수가 웃었다.
자신의 18번째 시즌에서 팀 우승과 정규리그 MVP까지 거머쥔 한선수는 “지석이가 정규리그에서 부상 없이 뛰었다면 이 상을 받았을 거다. 그래도 지석이가 챔프전 MVP를 받아서 욕심을 내볼까 생각했는데 받을 줄은 몰랐다. 경사다. 이번 시즌 어려운 일들이 많았지만 우승도 하고 상도 받아서 행복한 시즌이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1985년 한선수는 마흔이 넘는 나이에도 건재함을 드러내고 있다. 2년 만에 다시 ‘우승 세터’ 타이틀을 되찾고 웃었다. 그는 롱런 비결에 대해 “젊었을 때는 지금보다 몸은 더 좋았지만, 경험은 없었다. 우승을 하면서 경험들이 쌓였던 것 같다. 챔프전은 이기든 지든 선수한테는 크나큰 경험이다. 챔프전에 못 가고 은퇴를 하는 선수들도 있다. 그만큼 선수로서 엄청 큰 경험이고 성장이다. 그 성장들을 딛고 지금의 한선수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2025년에는 10년 만에 주장직을 내려놨고, 정지석이 새로운 캡틴이 됐다. “그동안 이 팀에서 오랫동안 같이 뛴 젊은 선수들이 이제 경력을 쌓고, 노하우가 생기는 베테랑이 돼가고 있다. 계속 챔프전에 오를 수 있는 강한 원동력이다”며 “또 새롭게 올라온 젊은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희열을 느낀다. 여기서 내가 떨어지면 안 된다는 강인한 정신을 불어넣어준다. 그래서 올해 우승이 더 값지고 행복하다”며 진심을 전했다.
그런 후배들에게도 아낌없는 조언을 남겼다. 그는 “선수들에게는 실패와 좌절이 제일 큰 성장이다. 그 실패를 두려와하지 않았으면 한다. 안 되는 걸 계속 해보면서 멈추지 않고 끝까지 간다면 본인의 것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후배들을 위한 메시지를 던졌다.
8년 만에 외국인 선수 정규리그 MVP
‘쿠바 폭격기’ 실바, 상복 터졌다
V-리그 여자부에서는 8년 만에 외국인 선수가 정규리그 MVP를 받았다. 정규리그 3위 팀에서 MVP를 배출한 것도 처음이다. 2017-2018시즌 한국도로공사 이바나 이후 오랜만에 외국인 선수 수상자가 등장했다. 정규리그 3위에서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반전 드라마를 쓴 GS칼텍스 실바가 그 주인공이다.
GS칼텍스는 정규리그 최종전 승리로 가까스로 봄 배구행 마지막 열차에 올랐다. 흥국생명과 준플레이오프, 현대건설과 플레이오프, 한국도로공사와 챔피언결정전에서 치른 총 6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실바는 한국에서만 3시즌째 활약 중이다. 첫 봄 배구 무대에 올라 팀 우승까지 이끌며 포효했다.
앞서 챔피언결정전 MVP를 거머쥔 실바는 이날 베스트7과 정규리그 MVP, 그리고 ‘니콘 V-리그 포토제닉’ 상까지 받으며 활짝 웃었다.
실바는 “정규리그 MVP를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놀랍지도 않다. 수상하게 돼 기쁘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첫 시즌과 비교하면 수비 부문에서 향상됐다고 생각한다. 또 V-리그에 대한 적응, 우리 팀과 상대팀들의 전술적인 부분과 선수들 특징 파악 등에서 적응이 됐다. 덕분에 더 편안하고 자신감이 붙었다. 그런 경험이 생기면서 몸 관리하는 요령도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바는 챔피언결정전 3차전 막판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등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버티는 투혼을 발휘했다. 이영택 감독의 말대로 실바는 팀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실바는 “일단 팀 트레이너 선생님이 몸 관리를 잘 해주셨다.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이번 시즌에는 한 세트 결장도 없이 모든 경기를 소화했다. 포스트시즌에 올라갔을 때도 몸이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몸 관리가 잘 됐다는 거다”면서 “특별한 비법이 있는 건 아니지만 최대한 빨리 숙면을 취하려고 했다. 머리만 대면 자면서 수면으로 체력을 보충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실바는 고국인 쿠바로 돌아가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그는 “쿠바로 돌아가서 외할머니와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딸 시아나도 외할머니를 본지 2년 정도 된 것 같다.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고 했다.
실바가 GS칼텍스와의 동행을 이어갈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양효진의 19번째이자 마지막 시상식
현대건설 양효진은 자신의 19번째 시상식에 등장했다. 베테랑 미들블로커인 그는 이번 시즌 도중 현역 은퇴를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신기록상을 수상했다. 8406점과 1748블로킹으로 리그 최고 기록을 보유한 양효진이다. 이는 남자부, 여자부 통틀어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득점과 블로킹 부문 시상으로 총 상금 1000만원이 주어질 예정이다.
아울러 양효진은 11번째 베스트7 상을 받았다. 2014-2015시즌부터 10년 연속 베스트7 미들블로커 부문에 이름을 올린 뒤, 2년 만에 다시 베스트7에 포함됐다.
양효진은 “19번째 시상식에 참석했다”면서 “항장 마지막에는 ‘다음 시즌에도 베스트7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오늘도 이렇게 말해야만 할 것 같았다. 그 정도로 사실 은퇴한 게 실감이 안 났다. 그래도 마무리를 기분 좋게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제2의 인생을 연 양효진은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여러 방향을 열어두고 생각하면서 결정을 내려야할 것 같다. 연경 언니한테는 ‘백수입니다’라고 말했다. 지금 당장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백수라고 하니깐 언니가 잘해주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양효진은 “후배들에게 정말 고마운 게 많았다. 내가 당황할 정도로 많이 울기도 했다. 서로 손발을 맞추면서 좋은 방향으로 가려고 했던 그 순간들이 고맙게 느껴졌던 것 같다”며 후배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외에 여자부 리베로 문정원(한국도로공사), 세터 김다인과 아웃사이드 히터 자스티스, 미들블로커 양효진(이상 현대건설), 아웃사이드 히터 강소휘(한국도로공사), 미들블로커 피치(흥국생명), 아포짓 실바(GS칼텍스)가 나란히 베스트7에 이름을 올렸다.
남자부에서는 리베로 정민수(한국전력)와 세터 황승빈, 미들블로커 최민호, 아웃사이드 히터 레오(이상 현대캐피탈), 미들블로커 신영석(한국전력), 아웃사이드 히터 알리(우리카드), 아포짓 베논(한국전력)도 베스트7에 선정됐다.
이지윤(한국도로공사)과 이우진(삼성화재)는 영플레이어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렇게 2025-2026시즌이 시상식을 끝으로 마무리 됐다. 각 구단에서는 바로 2026년 자유계약(FA) 시장에 뛰어들며 일찌감치 새 시즌 구상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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