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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굿바이! 한국 배구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었나

이석희 기자 / 기사승인 : 2025-12-22 16:30:05
한국 U16 여자배구 대표팀이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AVC

[더발리볼 = 이석희 기자] 어느덧 2025년이 마무리되어 간다. 올해 한국 배구는 변화와 도전의 한가운데 서 있었다. V-리그는 세대교체와 함께 한 시대의 전환점을 예고했다. ‘배구여제’ 김연경의 은퇴가 가장 크다. 이제 리그는 김연경이라는 흥행 카드를 대신할 스타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리그 전체로 봤을 땐 새로운 타이틀 스폰서, 부산 시대 개막 등 다양한 변화가 보였다. 국제무대에서는 기쁨과 슬픔이 공존했다. 여자 대표팀의 세대교체는 쉽지가 않다. 그래도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한국 배구의 미래를 다시 기대하게 했다. 남자 대표팀은 동아시아선수권에서 무패 우승을 달성하며 반등했지만 11년 만에 나선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는 쓴맛을 남긴 채 돌아왔다. 이처럼 한국 배구에 감동과 기쁨, 슬픔까지 가득했던 2025년 한 해를 돌아보자.

‘아듀! 배구여제’
김연경 은퇴 및 등번호 10번 
구단 최초 영구결번

김연경은 10월 18일 은퇴식을 가졌다. 한국 배구계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김연경은 2005-2006시즌 흥국생명에서 데뷔해 첫해 팀을 통합우승으로 이끌며 정규리그 MVP, 챔피언결정전 MVP, 신인상, 득점상, 공격상, 서브상을 모두 수상해 ‘6관왕’의 신화를 썼다. 이후 해외 리그와 국가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한국 여자배구의 위상을 높였고, 복귀 후 4시즌 동안 흥국생명과 함께하며 국내 여자배구의 흥행을 견인했다. 특히 지난 2024-2025시즌에는 팀을 통합우승으로 이끌고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모두 수상하며 화려한 피날레로 20여 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프로 선수로서 시작과 끝을 함께 한 팀이 흥국생명이다. 흥국생명은 선수 생활 내내 보여준 헌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김연경의 등번호 ‘10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김연경./KOVO

‘도쿄 4강 신화’
다시 또 볼 수 있을까
여자 대표팀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퇴출 수모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이끈 여자 대표팀의 반전은 없었다. 지난 7월 일본 지바에서 열린  2025 국제배구연맹(FIVB) VNL에서 최종 성적 1승 11패로 18위에 머무르며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목표였던 VNL 잔류를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VNL에서 퇴출됐다. 이어 8월 안방에서 열린 2025 코리아인비테이셔널 진주 국제여자배구대회에서도 1승 4패에 그치면서 모랄레스 감독과도 이별했다.

여자 대표팀은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 이후 황금세대인 김연경(은퇴), 양효진, 김희진(이상 현대건설) 등이 국가대표 은퇴를 하면서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21년 VNL에서 16개국 중 15위, 2022년과 2023년에는 2년 연속 전패 수모를 겪었다. 또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16년 만에 노메달로 돌아왔다. 2024년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도 좌절됐다. 그리고 VNL 퇴출까지 난관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 경쟁력 약화에 있어서 분명한 해결점이 나와야 한다.

‘웃고 울고’
남자대표팀 동아시아선수권 무패 우승→AVC 네이션스컵 4강→세계선수권 조별리그 탈락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의 2년차 성적표는 명암이 교차한다. 가장 큰 성과는 11년 만에 FIVB 세계선수권 본선 무대를 밟은 것이다. 먼저 8월에 열린 동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 대만을 3-0으로 완파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작년 AVC 챌린지컵에서도 3위에 올라 아시아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AVC 네이션스컵에서는 4위에 그쳤고, 11년 만에 출전한 세계선수권 본선에서는 프랑스, 아르헨티나, 핀란드에 연달아 패하며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한국 남자배구 역시 국제 무대 경쟁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현실을 보여줬다.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AVC

‘한국 여자 배구 미래 밝다’
아시아여자U16배구선수권대회 정상 등극

어린 태극소녀들이 낭보를 전했다. 11월 한국 U16 여자 대표팀이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2025 아시아여자U16배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승여 감독 지휘 아래 U16 대표팀은 조별리그 2위로 8강에 진출했으며, 8강에서 홍콩, 우즈베키스탄에 승리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준결승에서 만난 숙적 일본에 풀세트 끝에 3-2로 역전승하며 결승에 올랐다. 그리고 대만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주장 손서연은 대회 MVP와 베스트 아웃사이드히터상 2관왕에 올랐다. 특히 결승전에서 30점을 기록하는 등 에이스의 면모를 드러내며 ‘제2의 김연경’으로 불리는 이유를 입증했다. 이서인이 베스트 세터상, 이다연이 베스트 미들블로커상을 수상했다. U16 대표팀은 이번 대회 상위 4개 팀에 주어지는 2026 FIVB U17 세계선수권 출전권까지 확보했다. 

2군 리그 첫걸음
한국실업배구연맹 & 프로배구 퓨처스 챔프전 
단양대회 열렸다

야구와 축구, 농구, 배구 국내 4대 프로 스포츠 중 유일하게 2군 시스템이 없는 종목이 바로 배구다. 성적을 위해선 주전 선수들을 기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 어렵게 프로에 데뷔하고도 제대로 된 기회를 받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제도적으로 많은 선수들이 뛸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2025 한국실업배구연맹&프로배구 퓨처스 챔프전 단양대회였다. 이 대회는 7월 2일 개막해 V-리그 14개 구단, 실업 8개 팀 등 총 22개 팀이 우승을 놓고 다퉜다. 남자부에서는 현대캐피탈이, 여자부에서는 GS칼텍스가 나란히 7전 전승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 최대 수확은 2군급 선수들의 실전 성장이다. 경기 감각이 부족했던 어린 선수들, 백업 선수들이 이번 대회 출전을 통해 경기 운영 및 감각을 키운 점은 고무적이다. 또 실업팀 선수들도 자신의 기량을 펼치며 프로 구단에 어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 대회를 통해 2군 리그를 향한 첫 발걸음을 뗐지만 2군 리그 운영에 있어서 해결해야 문제가 많다. 그러기 위해선 프로팀뿐만 아니라 실업팀, 대학팀까지 연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새로운 타이틀스폰서와 함께 출발!
진에어 2025~2026 V-리그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8년 동안 도드람과 타이틀스폰서로 동행을 이어왔다. 지난 시즌으로 계약이 종료됐고, 연맹은 새 타이틀 스폰서 찾기에 나섰다. 진에어로 최종 결정됐다. 9월 30일 아시아를 대표하는 실용 항공사 진에어와 V-리그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1+1으로 2025~2026시즌부터 2026~2027시즌까지 최대 2시즌 동안 동행할 예정이다. 연맹은 프로배구의 지속적인 발전과 한국배구의 국제 경쟁력 강화, V리그 관중 증대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약속했다.

부산 강서체육관 전경./KOVO

부산 시대 열렸다

남자 프로배구의 ‘부산광역시 시대’가 활짝 열렸다. OK저축은행은 수도권 편중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V-리그 팬 베이스 확장 위한 전환의 필요성을 느꼈다. 또한 시장 확대를 통해 구단 지속 성장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렇게 꾸준히 연고 이전을 논의해온 OK저축은행은 부산시배구협회와 논의를 시작했고, 지난 7월 부산시와 연고 협약을 체결하며 공식적으로 ‘OK저축은행 부산 시대’의 막을 올렸다. 이로써 부산은 OK저축은행의 연고지 이전으로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프로농구에 이어 프로배구까지 국내 4대 프로스포츠를 모두 보유하게 됐다.

부산 전국체전과 장애인체전이 겹치면서 1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6번째 경기 만에 역사적인 부산 홈 개막전이 열렸다. OK저축은행은 11월 9일 부산 강서체육관에서 대한항공과 V-리그 홈 개막전을 치렀다. 4300명이 가득 들어차며 부산 배구의 좋은 시작을 알렸다. 경기장은 주황색 물결로 가득 찼다. 4세트 시작 전에는 부산 갈매기가 울려 퍼져 의미를 더했다.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
여자 외국인 사령탑 V-리그 상륙

2024-2025시즌을 우승으로 마친 흥국생명은 새 사령탑을 선임하며 변화를 꾀했다. 주인공은 일본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출신의 요시하라 도모코 감독이다. 1990-1991시즌 일본 리그에서 베스트 미들블로커로 선정되는 등 리그 정상급 선수로 활약했다. 2015년에는 일본 V.리그 JT 마블러스(현 오사카 마블러스) 감독으로 우승 2회, 준우승 2회라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9년간의 동행 끝에 2024년 지휘봉을 내려놨고, 흥국생명에 새 둥지를 틀었다.

건재한 언니들
V-리그 새 역사 썼다

‘최리(최고 리베로)’ 임명옥이 리그 여자부 최다 600경기 출전 금자탑을 세웠다. 11월 7일 흥국생명과 경기서 선발 리베로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대기록이 완성됐다. 2005년 출범한 V-리그에서 정규리그 600경기 이상 출전 기록은 남녀부를 통틀어 직전까지 같은 팀의 여오현 코치가 선수 시절 작성한 625경기가 유일했다. 10월 31일 정관장과 경기에서는 디그 25개를 기록하면서 남녀부를 통틀어 역대 처음으로 통산 11500디그를 돌파했다. 임명옥은 코트에 나설 때마다 V-리그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여자배구 최고의 미들블로커 양효진은 V-리그 최초 8000득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11월 8일 한국도로공사와 경기서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는 남녀부 통틀어 역대 1호 기록이다. 여자부 2위인 페퍼저축은행 박정아의 6281득점보다 1726점 많고, 남자부 최고 기록인 현대캐피탈 레오의 6762득점보다 1245점 많다. 양효진의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양효진은 동시에 역대 1호 공격득점 6000개도 달성하며 의미 있는 날을 만들었다. 

[저작권자ⓒ 더발리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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