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발리볼 = 안암 김희수 기자] 코트 밖에서 배구와 함께 하는 사람들을 조명하는 코너 OOTC(Outside Of The Court), 이번에 만나본 코트 밖 배구인은 우리카드의 장내 아나운서로 활약하고 있는 MC이슈다. 그는 관중석의 팬들과 코트 위의 선수들을 연결하는 다리가 돼야 하며, 경기장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매 순간을 더 뜨겁게 만들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닌 자리에 있다. 그 책임을 오롯이 즐기고 받아들이는 열정남 MC이슈는 미래를 고민할 시간에 지금의 자리를 오랫동안 지키고자 노력할 줄 아는 사람이다.
고딩MC 이희승에서
장내 아나운서 MC이슈가 되기까지
Q. 5월호 OOTC 인터뷰의 주인공입니다.
이 순간이 언제 오나 기다리고 있었어요(웃음). 그래도 제가 배구판에서 진심인 사람으로 유명한데 말이죠(웃음). 불러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오셨군요.
Q. 장내 아나운서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고2 때 처음 MC라는 걸 해봤어요. 제가 학교에서 개그 동아리를 만들어서 클럽 활동을 했었는데, 당시에 청소년 행사가 하나 열렸어요. 주최 측에서 저를 찾으셔서 제가 MC를 맡게 된 거죠. 당시 TV에서 하던 <윤도현의 러브레터> 속 김제동 아저씨를 모티브 삼아 처음 MC를 해봤는데 나름 잘 풀렸어요. 이후 쭉 MC를 했죠. 심지어 수능 3일 전에도 행사가 들어왔습니다(웃음). 고민하다가 그 행사를 가서 “저 고3이고 수능 3일 남았는데 MC 왔습니다~” 코멘트도 쳤답니다(웃음). 그때 그 행사를 주최하시던 기획사와 연이 닿았고, 이후 레크리에이션 학과로 진학하면서 지금까지 쭉 이 일을 해오고 있어요.
Q. MC이슈라는 활동명은 어떻게 붙이게 된 건가요?
한 15년 전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이 씨기도 하고, 그때 포미닛의 ‘핫이슈’가 정말 인기였거든요. 그래서 ‘나도 핫이슈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이 이름을 만들었어요. 그때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핫이슈!’로 저를 소개하다가, 요즘 MZ 분들은 그 노래를 잘 모르시기도 해서(웃음), 요즘은 즐거운 이슈를 만나는 남자라는 콘셉트로 이 이름을 소개합니다. 지나가는 꼬마 팬들이 “어 이희승이다!” 하는 것보다 “어 MC 이슈다!” 하면 기분도 안 나쁘고 좋더라고요(웃음).
Q. 배구와의 첫 인연을 맺은 순간도 기억하나요.
성남 시절 한국도로공사 장내 아나운서로 처음 배구장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그때가 한참 이벤트 쪽이 한창 강화되던 시기였고, 제가 그 흐름의 첫 주자가 됐죠. 저는 원래 이벤트 담당이고 장내 아나운서님은 따로 계셨는데, 당시에 한 번 자리를 비우셨어요. 그때 처음으로 장내 아나운서를 맡게 됐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 중 하나죠. 늘 기회는 언젠가 갑자기 온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많은 준비를 하고 있었고, 갑자기 들어갔음에도 제 할 일을 잘 해낼 수 있었어요. 많은 칭찬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2012년의 이야기죠.
이제는 가족이 된 우리카드
Q. 우리카드와의 첫 시작은 언제였나요?
제가 IBK기업은행을 맡고 있을 때 인연이 닿은 에이전트에게 우리카드에서도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그렇게 2021년부터 우리카드를 맡게 됐습니다. 원래부터 우리카드를 멋진 팀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죠. 제가 원하는 방향의 팬 마케팅을 하는 팀이었거든요. 우리카드를 제가 맡을 수 있다면 너무 기쁠 것 같았어요. 또 입지가 좋아서 팬 여러분들도 워낙 많이 찾아주시는 구장을 쓰는 만큼, 한 번 찾아오시는 분들을 지속적으로 우리카드를 응원하는 팬으로 만들고자 하는 아이디어도 많이 생각해 보고 싶었어요. 지금도 이 부분에 대한 지원과 생산적 논의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Q. 2025-2026시즌은 의미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요.
그냥 어영부영 끝날 수도 있는 시즌이었는데, 여기까지 왔다는 자체가 너무 감사한 시즌이죠. 박철우 감독님이 감독이라기보다도 형이나 선배 같은 느낌으로 선수들을 최전방에서 이끌면서, 팀 분위기가 정말 밝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또 웜업존에 있는 선수들이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모든 선수들이 빛나는 팀이 됐죠. 즐거웠어요. 제가 앉아 있는 자리는 경기장의 광경이 와이드하게 그림처럼 담기는 자리예요. 팬 여러분들의 모습이 특히 잘 보이죠. 팬 분들이 행복해하시는 모습이 점점 더 크게 보이는 게 너무 즐겁고 행복했던 시즌입니다. 플레이오프 때 팬 여러분들의 응원은 정말 ‘역대급’으로 컸어요. 도파민이 폭발했죠. 물론 그래서 끝이 더 아쉽긴 하지만, 그 아쉬움조차도 행복했어요. 누가 이 결과를 예상했을까요. 선수들도 이 시즌을 잘 기억하고 더 높은 곳으로 갈 겁니다.
Q. 우리카드가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 어떤 마음일 것 같나요.
제가 슈퍼 F입니다(웃음). 이번에 소노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때도 울컥해서 눈물을 흘렸거든요. 연패할 때부터 계속 찾아와 주시던 팬 여러분들을 보자마자 눈물이 터져버려서 거의 오열을 해버렸어요(웃음). 만약 제가 우리카드 우승 콜을 한다면 울까요? 생각해 봤는데 안 날 것 같습니다(웃음). 왜냐하면 우리카드는 압도적인 챔피언이 될 거니까요. 시작부터 정상을 지키며 압도적으로 우승할 거니까요. 그러면 눈물보다도 뿌듯한 웃음이 먼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우리카드를 처음 맡았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어떤 것들이 달라졌을까요?
선수들한테도 직접 이야기한 내용인데, 처음 왔을 때는 선수들이 그냥 너무 잘생기고 멋있어 보였어요(웃음). 득점을 내고 세리머니를 하면 너무 멋져 보였죠. 그런데 요즘은 멋있는 걸 떠나서 너무 고맙게 느껴져요. 선수들이 직접 팬들을 독려해 주고, 더 멋진 소통을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제가 없이도 선수들이 관중들을 휘어잡을 수 있어요. 선수들이 그렇게 해주는 덕분에 저 역시 팬들과 더 진심을 담아 소통할 수 있습니다.
Q. 응원단과의 호흡도 정말 중요한 자리에 있습니다.
지금 함께 하고 있는 김주일 단장님과는 2014년 KIA 타이거즈에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 이후 10년이 넘게 지나서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됐죠. 너무 친한 형님이고, 함께 하는 게 너무 즐겁습니다. 경기 중에 서로 수신호가 있어요. 서로 코멘트 순서를 정리하거나 양보하는 수신호죠. 사실 수신호 없이 목소리나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멘트를 완벽하게 보완해 줄 타이밍을 잡을 수 있긴 해요. (최애 응원가도 골라주신다면요?) 최애 응원가라…‘스파이크 더 서울’도 생각나고요. 선수 응원가는 좋은 게 워낙 많습니다. 김지한 선수 응원가를 좋아해요. 팬 여러분들이 가장 많이 따라해 주시는 응원가이기도 하죠. 정성규 선수의 서브 응원가도 너무 좋아합니다.
Q. 경기 전 행사인 ‘토크토크’에서 이슈님의 팬을 자처하는 팬 분들도 만날 수 있죠.
감사하죠. 저 역시 우리카드의 일원이라는 생각을 더욱 강하게 느끼게 해주시는 분들입니다. 경기 전 팬들과 진행하는 ‘토크토크’도 제가 제안한 이벤트예요. 요즘은 팬 여러분들의 치어풀이나 응원도구가 예전보다도 훨씬 강렬해졌고 다채로워졌는데, 이런 변화가 일어나는 이유는 선수들이 자신들을 봐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토크토크’ 코너에서 그런 응원들이 선수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하고자 했습니다. 웜업을 그냥 지켜보시는 것보다는 팬 분들이 자신들의 진심을 선수들에게 전할 수 있는 시간으로 보내시면 더 재밌지 않을까 싶어서요. 이 과정에서 재밌는 사연이나 에피소드들도 정말 많이 나왔고, 제 팬들도 만날 수 있게 됐죠. ‘토크토크’ 코너가 없었다면 그냥 평범하게 지나가 버렸을 시간과 이야기들입니다.
“미래를 고민하지 않아요. 현재를 어떻게 오래 끌고 갈까를 고민하죠”
Q. 우리카드뿐만 아니라 컵대회나 올스타전 같은 KOVO 주관 대회에도 함께하고 있죠.
저는 배구를 잘 알고 싶은 욕심이 정말 많았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해온 일이다 보니 이벤트 진행 자체는 늘 자신이 있었고, 여기에 배구까지 잘 알게 된다면 시너지가 나겠다 싶었거든요. 그래서 심판 자격증까지 땄습니다. 그런데 우리카드 경기에만 집중하면 홈경기가 일주일에 한두 번 밖에 없으니 감각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컵대회가 하고 싶었죠. 매일 같이 경기가 있으니 엄청난 학습의 장이잖아요. 연맹에서는 일정이 너무 타이트하니까 장내 아나운서를 여러 명 섭외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계셨는데, 제가 괜찮다고. 제가 다 하겠다고 했어요. 덕분에 끊임없이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고, 구미 컵대회부터 지금까지 장내 아나운서를 맡고 있습니다. 올스타전도 마찬가지죠. 올스타전을 나름대로 분석했을 때 너무 길고 지루한 느낌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걸 어떻게 해소할까 고민해 봤는데, 결국 선수들이 즐거워야 한다는 게 제 결론이었죠. 선수들이 진짜 재밌고 즐거워야 그걸 바라보는 팬들의 행복함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선수들에게 뭔가를 시키는 진행보다는 그냥 이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진행하려고 했어요. 다행히 반응이 좋았습니다.
Q. OOTC의 고정 질문입니다. 장내 아나운서의 직업 정신은 무엇일까요?
고객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팬 분들이 경기장에 오실 수 있게, 오신다면 정말 즐거운 경험들을 하실 수 있게 해드려야 하죠. 저는 경기장의 스피커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요. 제가 가진 마음들이 오롯이 팬 여러분들에게 목소리로 전해지는 만큼 마음부터 올바르게 가지려고 합니다. 말 한마디의 무게감을 잘 알기에 항상 더 연구하려고 하고요.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이라는 고객님들을 최고로 모시고자 합니다.
Q. 고객님들을 잘 모시기 위해서는 자기 관리가 첫 시작이겠죠.
저도 이제 마흔이 넘었어요. 20~30대까지는 열정으로 모든 걸 커버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체력과 트렌디함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죠. 우선 체력 관리를 위해 F45랑 러닝을 정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내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일해야 한다는 게 제 모토기 때문에 체력이 정말 중요해요. 또 요즘 트렌드에 대해서도 늘 공부하려고 합니다. ‘토크토크’ 코너를 통해 팬들로부터 트렌드들을 더 빠르게 공부할 수 있어요.
Q. 배구장의 장내 아나운서로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요?
언젠가는 저 자신을 소개하면서 제가 시구를 해보고 싶습니다(웃음). “여러분, 오늘의 시구자는~ 바로 접니다!” 하면서요(웃음). 상상은 몇 번 해봤는데 아직 실제로 해본 적은 없습니다. 명분과 서사가 필요한 거라, 그게 생길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요(웃음).
Q. 앞으로의 장기적인 목표나 꿈도 있으실까요.
앞으로 뭐할 거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언제까지 장내 아나운서를 할 거냐, 다음 삶을 준비해라 하는 조언들도 많죠. 물론 저도 고민을 한 적이 있어요. 이걸 그만두면 난 뭘 해야 할까 하면서요. 그러다가 생각을 전환했어요. 지금 저의 고민은 MC 이슈로서의 삶을 어떻게 해야 하루라도 더 오래 살 수 있을까로 바뀌었습니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 송해 선생님이었어요. 송해 선생님께서 MC로서 하시는 모든 노력들을 보면서 누구도 저 나이에 추하게 왜 저러냐고 비난하지 않았잖아요. 저도 그런 MC로 성장하고 살아가는 게 목표입니다. 하루라도 더 MC 이슈로 살아가고 싶어요. 끝까지 뒤처지고 싶지 않습니다.
Q. 끝으로 우리카드와 이슈님의 팬 분들에게 인사를 전해주세요.
장충이 여러분들께서 우리카드에는 MC 이슈가 있다는 자부심을 표해주실 때 너무 큰 감사함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장충이들의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 장충이들이 선수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마음들을 온전히 전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계속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장충체육관이 경기 시간보다 일찌감치 찾아도 MC 이슈와 즐겁게 놀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할게요. 심지어 원정 팬 여러분들께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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