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발리볼 = SOOP 스타디움(전남광주) 이보미 기자] “배구를 그만둘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페퍼저축은행에서 SOOP 수퍼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고예림의 말이다. 그만큼 간절함은 어느 때보다 더 크다.
2021년 창단된 페퍼저축은행은 올해 3월 15일 2026-2027 V-리그 정규리그 정관장전을 끝으로 사라졌다. 2025년 현대건설에서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한 고예림 역시 시즌 종료와 동시에 불안감이 몰려왔다. 13시즌을 치른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고예림은 “이대로 배구를 그만둘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페퍼저축은행이 모기업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좀처럼 인수할 기업이 나오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SOOP이 인수 의사를 밝히고 새 시즌 대비를 하고 있다.
고예림 역시 개인적으로 14번째 시즌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한국도로공사, IBK기업은행, 현대건설, 페퍼저축은행을 거치면서 350경기 1139세트 출전해 2253득점을 기록했다. SOOP 수퍼스 유니폼을 입고 새 출발을 알렸다.
지난 18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SOOP 스타디움에서 만난 고예림은 “지금 모든 게 새롭다. 기존에 있던 선수들과 그대로 훈련하고 있지만, 감독님을 비롯해 코칭스태프 분들도 바뀌셔서 새로운 배구를 하고 있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한 두달 안에 결정이 나겠지 생각을 하고 모든 선수가 기다렸던 것 같다. 하지만 그 기다림이 길어지면서 불안하기도 했다. 그래도 희망을 갖고 헬스장에 가서 웨이트나 훈련 등을 개인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페퍼저축은행 소속 선수들은 예상보다 늦어지는 기업 인수 소식에 불안감을 안고 있었다. 고예림도 “만약에 팀이 없어지만 그냥 이대로 배구를 그만둘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제가 배구를 좋아하더라. 이번에 많이 깨달았다. 그래서 팀이 생겼다고 결정이 됐을 때 한 번의 기회가 더 찾아온 것 같아서 감사했다. 좀 더 열정을 갖고 하는 마음이 생긴 것 같다”며 유독 마음고생이 심했던 비시즌을 되돌아봤다.
광주 팬들은 여전히 여자배구를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게 됐다. 고예림도 팬들을 향해 “당연히 꼴찌는 안 하고 싶다. 작년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고 싶다”며 “저희가 시작은 늦었지만 그만큼 더 열심히 하고 있다. 더 열정을 갖고 열심히 할테니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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