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발리볼 = 이석희 기자]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 점보스가 일본 오사카 전지훈련을 통해 본격적인 새 시즌 담금질에 돌입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1일 오후 일본 오사카에 도착해 오는 7일까지 오사카부 사카이시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한다. 이번 훈련의 주된 일정은 일본 SV.리그 소속의 사카이 블레이저스와의 연습경기 및 합동훈련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전지훈련 기간 중 오는 4일과 6일 두 차례에 걸쳐 사카이 블레이저스와 공식 연습경기를 치를 계획이다.
전지훈련 이틀째인 2일, 선수단은 사카이시의 일본제철 사카이 체육관에서 첫 훈련을 소화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이날 진행된 합동훈련은 오전 볼 운동과 함께 강도 높은 리시브 훈련으로 기본기를 다지는 데 집중했다. 이어 오후에는 A팀과 B팀으로 나뉘어 연습경기를 겸한 작전 훈련으로 진행됐다.
특히 A팀은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 스파이커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새 외국인 선수 젠더 케트진스키가 아웃사이드 히터로, 이준호가 아포짓 스파이커로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정통 아포짓 출신인 케트진스키는 이날 오전 리시브 훈련부터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3쿼터에는 베테랑 세터 한선수 대신 새 아시아쿼터 야마모토가 투입돼 호흡을 맞췄다.
이번 훈련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단연 케트진스키의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과 리시브 적응기다. 헤난 달 조토 감독은 케트진스키에 대해 "아포짓과 아웃사이드 히터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스마트하고 성실한 자원"이라며 "정통 아포짓 출신이라 익숙하지 않을 텐데도 리시브 훈련을 비롯해 새로운 과제들을 빠른 속도로 흡수할 만큼 뛰어난 잠재력을 지녔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헤난 감독은 "임동혁이라는 뛰어난 국내 아포짓 자원이 있는 만큼, 긴 시즌 부상 등 변수를 대비해 케트진스키를 아웃사이드 히터로 충분히 활용할 계획"이라며 "상황에 따라 언제든 아포짓으로도 기용할 수 있지만, 현재는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 적응과 리시브 숙달에 중점을 두고 있다"라고 명확한 전술적 복안을 밝혔다.
첫 훈련 직후 헤난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과 새로운 상대를 만나 평소 겪지 않았던 경기 템포와 운영, 높이를 경험하며 다양한 상황을 연출했다"며 "선수들이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고, 다가오는 공식 연습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훈련 성과를 전했다.
또한 A·B팀 운용에 대해선 "상대 팀도 등번호 없는 훈련복을 입고 진행한 만큼, 특별한 주문보다는 경기 결과보다 우리 플레이에 집중하며 편안하게 임하라고 독려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했던 임동혁, 임재영, 최준혁, 정한용은 오는 4일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1일 대회 8강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이란과 풀세트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하며 2회 연속 메달 획득이 불발됐다. 대표팀 주축 멤버들의 합류와 더불어 다가올 4일과 6일의 실전 모의고사는 대한항공의 오사카 전지훈련 성과를 가늠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주장 정지석도 통합 2연패를 향한 강단 있는 각오를 품고 해외 전지훈련에 돌입했다.
팀의 주장으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정지석은 이번 전지훈련을 새 시즌 조직력을 다지는 가장 중요한 분기점으로 삼고 있다. 정지석은 "지난 시즌에는 형들과 동료들이 많이 도와준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방심할 수 없다. 모두가 우리 팀을 이기려고 할 테니까 최대한 작년 이상을 보여주려고 노력해야 한다"라며 "선수들에게 '쉽게 포기하지 말고 0-3으로 무기력하게 지는 경기가 없도록 끝까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팀이 되자'고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정지석에게 '주장'이라는 자리는 남다른 무게감을 지닌다. 처음으로 주장을 맡았던 지난 시즌 팀을 통합 우승으로 이끌며 최고의 영예를 누렸지만, 그 과정이 평탄만 했던 것은 아니다. 예전 이상의 기량을 뽐내며 맹활약하던 중 찾아온 지독한 피로골절 부상으로 집에서 깁스를 한 채 멍하니 앉아 있어야 했을 때는 모든 것이 허무하게 느껴질 정도로 뼈아픈 시련이었다.
하지만 그 힘든 시간 속에서 곁을 지켜준 가족들은 가장 큰 버팀목이었다. 정지석은 "부상으로 완전히 무너질 것 같았을 때, 아내가 옆에서 멘탈을 단단히 잡아주며 '괜찮다'고 다독여준 덕분에 큰 힘을 얻었다"라며 가족을 향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처럼 시련을 딛고 일어선 그는 여전히 팀의 든든한 중심을 지키고 있다.
이번 시즌 대한항공은 리베로를 비롯해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까지 코트 절반 이상이 새로운 얼굴들로 바뀐 채 출발한다. 정지석은 새롭게 합류한 아시아쿼터 세터 야마모토에 대해 "굉장히 똑똑하고 현실에 맞게 플레이할 줄 아는 훌륭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어 새로 합류한 리베로 이상욱 등을 언급하며 "공을 올리는 세터부터 시작하는 리시버 상욱이까지, 우리 시스템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이번 시즌의 문제이자 과제"라고 짚었다. 여기에 아시안게임 일정을 소화한 임동혁, 임재영, 최준혁, 정한용 등 대표팀 차출 선수 4명도 팀에 합류해 오사카 훈련에 본격적으로 힘을 보탤 예정이다.
변화의 바람 속에서도 팀의 중심은 단단하다. 팀 내 네 번째로 나이가 많은 정지석은 "한선수 형 등 고참 형들이 이제는 저를 존중해 주고 배려해 준다"며 "나는 말만 주장이지 사실상 '바지 주장' 느낌이다. 형들이 뒤에서 큰 힘을 주고 있다"라며 너스레와 함께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무엇보다 정지석을 지탱하는 또 다른 원동력은 완벽을 향한 집념이다. 여전히 수술까지 고민해야 할 정도로 완벽히 낫지 않은 몸 상태지만, 그는 "안 좋은 동작은 아예 하지 않고, 신발도 바꿔보고 깔창도 바꿔보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몸 관리를 하고 있다"라며 악전고투 속에서도 의지를 다지고 있다.
"길게는 팀의 통합 우승과 개인상, 짧게는 매 경기 MVP를 타겠다는 포부로 뛰겠다"는 정지석.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선 에이스가 그려갈 대한항공의 오사카 땀방울은 오는 7일까지 뜨겁게 이어진다.
[저작권자ⓒ 더발리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