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발리볼 = 여수 김희수 기자] 기다림만 합쳐서 23년이다. 간절한 두 팀의 격돌이다.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가 28일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결승전을 치른다. 2주간 여수를 수놓았던 배구 축제의 피날레가 될 경기다.
두 팀 모두 컵대회 우승을 맛본 지가 오래된 팀들이다. IBK기업은행은 9년 전 2016년 대회에서, 한국도로공사는 14년 전 2011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도합 23년 간 컵대회 우승을 기다려온 셈이다. 서로가 우승 트로피를 간절히 원한다.
승부처는 결국 세터진이다. 이윤정-김다은이 버티는 한국도로공사와 최연진-김하경이 나서는 IBK기업은행 모두 어느 한 선수를 완벽하게 믿고 가기는 쉽지 않다. 각 팀의 두 세터들이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면서 함께 경기를 끌고 가야 한다. 또 누가 더 과감하고 자신 있게 경기를 풀어갈 것인지도 중요하다.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은 “너무 많은 걸 생각하면 코트 위에서의 플레이가 오히려 꼬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선수들에게는 간단한 이야기만 전했다. 볼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해서, 25점이 되는 순간까지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너무 부담감을 갖지 말되 항상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은 유지하라고도 말했다”고 선수들에게 전한 당부를 밝혔다.
김호철 감독은 한국도로공사의 물오른 블로킹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그걸 무너뜨릴 수 있는 방법은 리시브 이후 다양한 분배로 블로킹을 찢어 놓는 것이다. 그리고 어택 커버를 부지런히 들어가서 킬 블록이 한 번에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답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IBK기업은행은 리시브 라인이 가장 탄탄한 팀이다. 그래서 서브는 강서브보다 목적타가 더 중요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GS칼텍스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서브를 구사할 것임을 밝혔다.

김종민 감독은 IBK기업은행의 주포 육서영에 대한 견제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지금 상대 플레이가 낮은 쪽으로 이동공격을 가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방어도 구상해봤는데, 줄 건 줘야 할 것 같다(웃음). 육서영의 공격 성공률을 얼마나 떨어뜨리느냐가 핵심일 것이다. 육서영을 집중 마크하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종민 감독은 “IBK기업은행에 예선에서 한 번 졌기 때문에 한 번 더 지는 건 선수단 분위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 같다. 우리에게는 우승보다도 2패를 당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도합 23년의 기다림이 충돌한다. 누가 여수에서 정상의 자리에 오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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