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발리볼 = 천안 김희수 기자] 결국 운동선수의 가장 무서운 무기는 성실이다. 전진선이 그걸 증명했다.
한국전력이 2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3-0(25-23, 28-26, 25-22) 완승을 거둔 뒤, 인터뷰실을 찾은 승장 권영민 감독은 전진선을 칭찬했다. 그는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다. 아직도 더 발전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참 보기 좋은 선수다. 노력한 만큼 코트에 다 나오진 않다 보니 조금 답답해하는 것 같은데, 아직 시즌 초반이니까 언젠가 다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전진선의 성실함을 치켜세웠다.
이날 전진선의 활약은 권 감독의 칭찬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4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6점을 올렸다. 수비와 연결 상황에서도 침착함과 과감함을 동시에 발휘하며 씬 스틸러로 활약한 전진선이었다.
권 감독이 나간 뒤, 전진선이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를 시작한 전진선은 “1라운드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는데, 2라운드 초반 분위기가 연승을 통해 올라오고 있는 것 같아서 기쁘다”고 경기 소감을 먼저 전했다.
승리의 결정적인 열쇠가 됐던 네 개의 블로킹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전진선은 “요즘에 제가 노력이라는 걸 좀 한다”며 유쾌하게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경기 끝나고 나서도 감독님이 응원의 말씀을 건네주셨다. 노력한 만큼 더 나올 거라고 해주셨다. 조급해하지 않고 계속 노력해보려고 한다”며 권 감독과 경기 직후 나눈 이야기도 소개했다.
“권 감독이 방금 인터뷰에서 참 태도가 예쁜 선수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전하자, 전진선은 “감독님이 얼마 전에 운동할 때도 한 두 시간 넘게 저를 붙잡고 맨투맨으로 예뻐해 주신 적이 있다(웃음). 그 정도로 많은 조언을 해주시고 가르침을 주신다”며 권 감독의 집중 지도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2세트가 시작하자마자 전진선이 허수봉의 파이프를 잡아낸 상황에서도 권 감독은 서브를 때리러 가는 전진선과 한참 대화를 나눴다. 선행 플레이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듯했다. 전진선은 “2번 자리에 있었는데 공이 내 얼굴 바로 옆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나름 빠르게 준비해서 속공을 갔는데 감독님께서는 왜 끌어 때렸냐면서 아쉬워하셨다. 다행히 마무리는 내 블로킹으로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지금 주전 7명 중에 제가 제일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감독님이나 동료들의 조언과 도움이 이어지는 것 같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인 전진선은 “요즘 같아서는 진짜 저만 잘하면 된다. 사실 이게 최근 팀 컬러 같다. 특히 (정)민수 형이 저만 잘하면 된다고 제일 많이 말한다”며 은근슬쩍 정민수를 걸고 넘어지며 웃음을 자아냈다.
상술했듯 이날 전진선은 연결과 수비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몇몇 장면에서는 운이 따라주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전진선의 성실한 움직임이 만들어낸 장면들이었다. 전진선은 “신기하게 이번 시즌에 그런 부분이 잘 된다. 공격이나 블로킹에서 잘 안 풀리는 날에도 수비나 연결에서는 뭔가 잘 풀리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경기에서는 물론이고 인터뷰실에서까지도, 전진선은 유쾌함과 활발함을 잃지 않았다. 이제는 중견급의 리그 경력을 갖춘 전진선이지만 이런 캐릭터는 1년차 때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한결같음의 비결을 묻자 전진선은 “그 모습이 내 본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나이가 조금 들었고 팀에서도 중고참급이 됐지만 그렇다고 내 본모습을 바꾸고 싶지는 않았다. 그냥 지금 이 모습이 전진선 그 자체”라며 본연의 모습을 언제나 간직하고 있을 뿐임을 밝혔다.
언제나 밝은 남자 전진선은 자신을 더욱 더 밝게 만들어주는 존재인 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요즘 원정 경기를 다니면 원정 팬들의 함성이 유독 크게 들린다. 진순기 코치님이 한국전력 원정 팬 분들 화력이 이 정도냐면서 놀라시기도 했다. 너무 좋다. 저와 동료들의 이름을 불러주실 때 정말 큰 힘이 된다. 항상 감사드린다”는 진심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는 순간까지도 “저만 잘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민수 형이 제일 많이 한다는 내용은 꼭 기사에 넣어 주시라”며 유쾌함을 다른 이들에게 퍼뜨렸다. 성실함과 유쾌함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선수 전진선과의 웃음 가득한 인터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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