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넘어 세계로...‘득점 2위’ 손서연, “엄마 같은 감독님, 그리고 동료들에게 고마워”

이석희 기자

seri1966@thevolleyball.kr | 2026-09-06 16:42:03

이승여 감독이 이끈 한국 U17 여자배구 대표팀이 칠레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U17 세계선수권에 출전해 최종 순위 6위로 마감했다. 8월 16일 태국과 5~8위 순위 결정전에서 비디오 챌린지 영상을 보고 있는 대표팀./국제배구연맹 제공

[더발리볼 = 이석희 기자] 이승여 감독(청주 금천중)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16세 이하 여자배구대표팀은 지난해(2025년)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티켓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해가 바뀐 2026년 16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 대부분 17세 이하 대표팀으로 합류했다. 이 감독도 그대로 17세 이하 대표팀을 맡았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와 득점 부문 1위를 차지해 '리틀 김연경'으로 불리기 시작한 손서연도 16세에 이어 17세 대표팀에서도 주장을 맡았고 칠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섰다.

세계 6위 찍고 돌아온 
이승여호

이승여호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목표를 이뤘다. 이 감독은 조별리그 통과에 이어 8강행을 첫 번째 목표로 뒀다. 한국은 D조에 속해 푸에르토리코, 도미니카공화국, 이탈리아, 대만, 알제리와 함께 조별리그를 치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알제리를 제외하고 만만한 팀이 없었다. 대만과는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세계선수권대회 시작을 앞두고 각국 17세 대표팀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에서 1위에 올라있던 이탈리아가 D조에선 최강으로 꼽혔다.

그러나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전승을 거두며 1위를 차지했다. 16강에서 만난 필리핀을 제치고 8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승여호의 전승행진은 8강 상대 튀르키예에 저지당했다.

그러나 한국은 5~8위 결정전에서 태국에 승리를 거뒀다. 연속 패배를 당하진 않은 셈. 세계선수권에서 마지막 경기가 된 다시 만난 이탈리아와 5~6위 결정전에서 패한 결과가 아쉽지만 그래도 이승여호는 성과를 냈다. 손서연도 아시아를 넘어 세계무대에서도 또래 선수들과 견줘 결코 처지지 않은 기량을 보였다. 그는 득점 부문 공동 2위와 대회 베스트 공격수 3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이승여호는 대회 일정을 마치고 지난 8월 19일 오후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더발리볼>은 입국 당일 손서연을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함께 만나 세계선수권대회에 대한 소회를 들었다.

이승여 감독이 8월 17일 칠레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U17 세계선수권 이탈리아와 5위 결정전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국제배구연맹 제공 

‘리틀 김연경’ 손서연 
“이승여 감독님의 엄마 리더십 맞죠”
“저 혼자 잘해서 거둔 성적이 아니에요”

Q. 최종 성적은 6위네요.
아쉬워요. 6위가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8강에서 만난 튀르키예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잡지 못했어요. 1세트를 내주고 2세트를 듀스 끝에 가져왔고 3세트에서 초반 리드를 지키지 못해 너무 아쉽죠. 이탈리아와 5~6위 결정전도 그랬고요. 그래도 조별리그에서 이탈리아를 이긴 건 지금 되돌아봐도 정말 기분이 좋아요. 대만과는 당연히 이기는 경기라고 선수들 모두 그렇게 여겼어요.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 이겼는데, 그래서 다시 만난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도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Q. 아시아선수권과 세계선수권을 모두 뛰었어요. 어떤 부분이 달랐나요.
예상은 했지만 막상 경기를 직접 뛰어보고 다른 팀들 경기도 지켜봤는데 선수들이 스파이크를 시도할 때 힘이 대단했어요. 점프도 정말 높이 뛰더라고요. 이 두 부분에서 차이가 가장 큰 것 같아요. 또 놀라웠던 점은 리베로가 아니더라도 유럽과 중남미 선수들 대부분이 수비가 좋았어요. 이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Q. 세계선수권 득점 부문 공동 2위에 오른 소감은요.
물론 개인 기록보다 당연히 팀이 경기에서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죠. 그래도 (득점에서) 1위를 하고 싶었어요. 8강전을 마친 뒤 이승여 감독님도 제게 ‘득점 1위를 노려보는 게 어떻겠냐’고 물으셨는데 저 또한 그러겠다고 대답했죠. 그런데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고, 의욕만 앞섰던 것 같아요. 1위에 오르지 못한 건 조금 아쉬워요.

한국 U17 여자배구 대표팀이 8월 17일 칠레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선수권 이탈리아와 마지막 경기에서 득점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국제배구연맹 제공 

Q.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는 동안 보여준 세리머니가 화제가 됐죠.
서브 에이스에 성공하고, 블로킹으로 상대 공격을 막았을 때 세리머니를 하자고 대표팀 동료들과 미리 이야기를 했어요. 개인적으로는 서브 에이스 후 세리머니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팀 세리머니와 연결돼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후회 없이 플레이를 하자’라는 의미를 담았죠. 세리머니에 대한 아이디어는 세터인 이서인(선명여고)에게 나왔어요(이서인도 대표팀 세리머니의 90%는 자기 생각이었다고 얘기했다).

Q. 대회 기간 동안 선수단이 휴대폰을 모두 반납했다는 것도 화제가 됐어요.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그렇게 했어요. 이승여 감독님이 선수들 모두에게 동의를 직접 받았고요. 우리도 그렇게 하기로 정했죠. 그래서 크게 불편하지 않았어요. 대회 기간 내내 그랬던 건 아니고 경기가 있는 날만 그렇게 했고요. 아무래도 휴대폰을 자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끼리 대화를 많이 하게 됐던 것 같아요. 이 부분은 저도 좋게 생각해요.

Q. 이승여 감독이 8강전과 5~6위 결정전을 마친 뒤 따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들었어요.
아시아선수권을 마치고도 얘기한 내용인데 관심이 모아지고 집중되는 상황으로 인해 ‘너무 들뜨면 안 된다. 초심을 잃지 말자’고 말하셨어요. 저 또한 같은 생각이이에요. 제게만 관심이 집중되거나 주목받는 건 아니라고 봐요. 저 혼자 잘해서 거둔 성적도 아니고 개인 기록 역시 세터를 포함해 다른 선수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Q. 그래도 선수 본인이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는 상황을 알고 있을 텐데요.
이탈리아와 5~6위 결정전을 마치고 나서 핸드폰 전원을 다시 켜보니 많은 메시지가 와있었어요. 제 친구 중 한 명한테 온 문자가 생각나요. ‘너, 손서연하고 정말 친해?’라고 제 친구의 다른 친구가 물어본 내용인데 너무 신기한 느낌이 들었죠.

Q. 이승여 감독과 16세 이하 대표팀부터 오랜 기간 함께 했죠.
감독님은 정말 코트 안팎에서 엄마 같아요. 코트 밖에서 정말 엄마처럼 선수들을 한 명 한 명 잘 챙겨주시고요. 엄마 리더십이 맞다고 봐요. 감독님께서 ‘들뜨지 말고 해온던 대로 잘 준비하라’고 해준 말을 계속 되새기고 있어요. 그리고 지난해부터 아시아선수권을 준비를 위해 함께 해온 대표팀 동료들에게 정말 고마워요. 이번 대회에서 정말 한 팀이 돼 거둔 성적은 앞으로 좋은 추억으로 남을 거라고 생각해요. 

2026년 U17 여자배구 대표팀의 주장이자 주포로 U17 세계선수권에 출격한 손서연. 8월 17일 이탈리아와 5위 결정전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국제배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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