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거포와 카리스마의 상징, 이제는 ‘무늬만 문성민’으로 ‘진짜’ 문성민 마주한다
최병진 기자
cbj0929@thevolleyball.kr | 2026-07-28 21:33:06
[더발리볼 = 최병진 기자] 타점 높은 공격과 빠른 스윙, 그리고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까지. 선수 시절 문성민을 대표하는 수식어다. 한국 남자 배구 거포 계보를 이은 문성민은 지난 2025년 3월, 16년간의 화려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은퇴 후 소속팀 현대캐피탈의 코치로 부임한 그는 유튜브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 이유는 코트 위의 문성민이 아닌 진짜 문성민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문성민이 유튜브를?
AI 아니죠?
문성민은 한국 배구의 레전드 중 한 명이다. 실력과 함께 잘생긴 외모로 많은 팬들을 불러 모았으며 코트 안에서는 카리스마도 선보였다. 때로는 차갑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코트 안에서는 항상 진지한 모습이 가득했다. 평소에 말을 자주 하지 않아 미디어 노출에 능한 스타일도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포스’가 느껴지는 선수였다. 문성민이 우승을 하고 선수 은퇴를 했을 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던 이유기도 하다.
그런 문성민이 이제는 유튜버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지난 5월 ‘문성민’ 채널을 통해 유튜브에 도전한다는 내용의 영상을 공개했다. 그의 선수 시절과 성향을 생각하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정이다. 해당 영상을 접한 팬들도 쉽게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까지의 행보도 파격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문성민을 떠올리면 쉽게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 전해지면서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이킹을 타거나 등산을 하고 때로는 첫째 아들 시호, 둘째 아들 리호와 함께 갯벌에서 맛조개를 수확하는 등 새로운 경험을 쌓고 있다. 특히 구독자 1명당 암걸 운동을 하나씩 하겠다는 ‘암컬 챌린지’를 진행하면서 구독자와의 약속을 지키는 유튜버로서의 모습도 선보이면서 ‘성장기’를 겪고 있다.
그렇다면 문성민은 왜 유튜브에 도전장을 내밀었을까. 그는 <더발리볼>과 인터뷰를 통해 “이전부터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은퇴를 하기 전부터 유튜브를 할까 말까 고민을 했었거든요. 그래도 선수를 할 때만큼은 배구에 집중을 하고 싶었어요. 이제 은퇴를 하면서 지금이 아니면 또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선수를 하면서 팬들이랑 소통을 잘 못했던 것 같아요. 은퇴를 하면 아무래도 선수 시절보다는 조금씩 팬들 기억에서 잊히기도 하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도 있었죠. 그래서 배구와 관련된 것이 아닌 저의 다른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면서 소통을 하면 좋겠다고 느꼈어요. 그런 복합적인 마음을 가지면서 시작을 하기로 결정한 것 같아요”라고 계기에 대해 밝혔다.
문성민은 “처음에는 AI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웃음). 다른 팀 선수들도 ‘이 형이 갑자기 왜 이러나’라는 반응들이 대다수였어요. 아내는 적극적으로 찬성을 했어요. 제가 워낙 말도 없고 조용하다 보니까 스스로 변화를 주려 한다고 했을 때 괜찮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최근에는 친구인 KB손해보험의 (박)상하가 인터뷰에서 제가 유튜브를 시작한 것을 이야기하면서 응원을 해줬어요. 영상에 나오는 제가 안쓰러웠나 봐요(웃음). 일단은 주변에서 응원을 많이 받고 있어요(웃음)”라고 주변 반응도 소개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은 무엇이었을까. 문성민은 고민하지 않고 첫 촬영을 선택했다. 문성민은 고향인 부산에서 밀면을 먹으며 본격적으로 유튜브 콘텐츠를 촬영했다. 그는 “첫 촬영이 아무래도 기억에 남아요. 고향인 부산에서 촬영을 했는데 정말 정신이 없었어요. 카메라를 들고 야외를 다니는데 처음 경험하는 일이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다른 유튜버들처럼 설명도 자연스럽게 하고 싶었는데 막상 하려고 하니까 쉬운 게 아니더라고요. ‘정말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걸 다시 느꼈어요. 너무 어렵더라고요. 솔직히 촬영을 할 때나 끝나고 영상을 보면 ‘현타’가 올 때가 많아요(웃음). 그러면서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도 하곤 해요. 주변에서는 저를 더 내려놨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하더라고요(웃음). 스스로 더 변해야 한다는 채찍질을 하면서 피드백을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인간 문성민을 보여드릴게요”
목표는 확실하다. 그동안 팬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던 ‘인간’ 문성민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문성민은 "여지껏 알고 있던 문성민은 무늬였을 뿐 진짜 문성민을 보여드립니다"라고 채널을 설명하고 있다.
문성민은 “일단은 초반이라서 정말 이것저것 다 해보고 있어요. 어떤 특정 콘셉트라기보다는 제가 지금까지 못 해봤던 부분이나 안 보여드린 것들을 하자는 생각이에요. 그러면 팬들이 더 신선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반대로 보면 ‘갑자기 이런 걸 왜 하지’라는 생각을 가지실 수도 있는데 저한테는 새로운 도전이에요. 원래 카메라 앞에서도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계속 촬영을 하다 보니 점점 좋아지는 것 같아요. 또 스스로 바뀌려고 노력을 하는 모습도 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같이 봐주시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라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문성민은 “저 때문에 오히려 더 유튜브 쪽에 관심을 가지는 친구들도 있는 것 같아요. 사실 다른 종목에서는 여러 콘텐츠들이 이미 많이 나오고 있잖아요. 배구도 여자 선수들이나 은퇴를 한 김연경 선수가 활발하게 하고 있는데 남자 배구 쪽에서는 대한항공의 (한)선수 형 말고는 거의 없더라고요. 저는 또 선수 형 콘셉트랑은 또 다르기도 해서 많은 관심을 받는 것 같아요. 영상을 찍을 때 최대한 배구 관련된 건 일단 우선순위에서 밀어두려고 해요. ‘무늬만 문성민’이라고 정한 것도 과거 배구 선수 문성민의 모습 말고 진짜 제 속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려는 의지의 표현이거든요. 아직은 그런 모습이 많이 안 나와서 아쉽긴 하네요(웃음)”라며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는 “일단 계속 촬영을 하고 있는데 다른 종목을 포함해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싶어요. 아직은 촬영을 하면서 스스로 제 부족함을 느끼고 있기에 그런 부분에서도 발전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배구 팬들도 많이 좋아해 주시지만 다른 분야에도 저를 알릴 수 있는 채널이 되면 좋을 것 같아요”라는 바람도 전했다.
코치로서의 커리어도 계속된다. 주로 쉬는 날이나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영상 촬영을 하는 이유도 배구인의 길도 함께 걸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대한항공에 우승을 내주면서 이번 시즌 다시 정상 탈환을 목표로 한다. 문성민은 “선수와는 완전히 다른 분야이기에 역시 코치로서도 노력을 정말 많이 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어요. 제 스스로 확실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 코치는 ‘코칭’이 아닌 ‘서포트’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선수들이 최대한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잘하고 싶어요”라고 다짐했다.
문성민은 마지막으로 “유튜브 채널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영상도 많이 봐주셔서 너무 감사한데 구독 먼저 눌러주시면 더 감사할 것 같아요(웃음). ‘이 아저씨가 왜 이러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의 여러 모습들을 보여드리려고 하는 거니 응원과 함께 많은 관심을 더해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팬들에게 응원을 당부했다. 구독을 먼저 강요한 모습을 보니 점점 프로 유튜버가 돼 가고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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