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역사는 멈췄지만 배구는 계속된다, 새로운 꿈과 희망을 품은 금오초 배구부
이보미 기자
bboo0om@thevolleyball.kr | 2026-07-15 20:15:06
[더발리볼 = 금오초(예산) 이보미 기자] 충남 예산에서 1982년 창단된 오가초 배구부가 2025년 해체되면서 4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선수 수급 부족이 문제였다. 결국 같은 지역의 금오초에서 배구부를 창단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다. 금오초 배구부의 지난 1년간 이야기를 들어 봤다.
43년 전통 자랑한 오가초 배구부의 해체
금오초에서 새 희망 키운다
1982년 충남 예산의 오가초 배구부가 2025년 결국 해체됐다. 오가초는 2017년 프로 무대를 밟고 10번째 시즌을 앞둔 아웃사이드 히터 김정호를 배출한 팀이다. 2024년 당시 6학년 5명, 5학년 1명으로 교체 후보 없이 대회에 참가하면서도 성과를 내며 버텼다. 하지만 전교생 50명도 되지 않는 오가초에서 배구부 선수 수급은 어려웠다. 결국 오가초 배구부는 사라졌다.
오가초 배구부의 안타까운 소식은 tvN의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도 전해졌다. 금오초 배구부에서 새 출발을 알린 당시 6학년 김민겸, 5학년 최용락도 출연한 바 있다. 최용락은 2026년 금오초 주장이 됐다. 김민겸의 동생인 김인겸도 금오초 유니폼을 입고 뛴다.
금오초는 2025년 2월 배구부 창단식을 열었다. 오가초에서 8년 동안 선수들과 함께 울고 웃은 장효실 감독도 금오초 지휘봉을 잡았다. 2025년 11월에는 창단 9개월 만에 제34회 충청남도 학생체육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탄탄한 전력을 드러냈다.
2026년에는 또 한 번의 변화가 있었다. 장 감독이 금오초를 떠나 홍천군체육회 U15 여자배구팀으로 향했다. 금오초는 오가초 출신의 서배영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초중고를 거쳐 대학 무대까지 선수 생활을 한 서 감독은 금오초에서 처음으로 지도자의 길에 접어들었다.
아울러 금오초는 선수들만큼 배구 열정이 넘치는 금오초 이명희 교장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예산 배구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2026년에는 제54회 충청남도 소년체육대회 초등 남자배구 1위로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충남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전국 대회에서 아쉬움을 남긴 금오초는 심기일전했다. 이제 충남을 넘어 전국 대회 입상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배구 심판 자격증까지 보유
이명희 교장의 남다른 배구 사랑
2025년 3월 금오초로 발령을 받은 이명희 교장. 그의 남다른 배구 사랑이 있었기에 금오초 배구부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이 교장의 교직 생활 내내 배구는 삶의 한 부분이었다. 1988년 첫 발령 이후 초등교직원 배구대회에 꾸준히 참가했고, 슈퍼리그 시절부터 V-리그까지 수많은 경기를 직접 관람할 정도로 열성적인 배구 팬이었다. 금오초 배구부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이 교장은 “20대 중반부터 50대 중반까지 30년 정도 배구 대회에 나갔다. 그 이후로는 감독으로 대회에 나가면서 선생님들이 뛰는 걸 도와주고 있다”면서 “배구 심판 자격증까지 갖고 있다. V-리그가 출범하기 전부터 우리 대회에 나가면 ‘선수 기여도’라고 해서 공격 효율 등 기록을 분석해서 팀에 반영하기도 했다. 그렇게 배구에 심취해 있었다”며 힘줘 말했다. 계속해서 “최근에는 가까운 천안으로 가서 프로배구를 본다. 워낙 배구를 좋아하다 보니 주변에서는 ‘이명희’하면 ‘배구’라고 말한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만큼 해체 위기의 오가초 배구부를 외면할 수 없었다. 금오초에서 배구부를 창단하며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싶었다. 이 교장은 “오가초에서는 학생 수가 적기 때문에 선수 수급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학교 규모가 큰 금오초로 옮기게 됐다. 창단 당시 오가초 선수 3명이 왔고, 평균 10명 정도로 팀을 꾸려 배구부를 운영하고 있다”며 “부산, 강원도 등 배구팀이 출전하는 대회에도 직접 찾아가서 응원하고 있다. 학부모님도 단합이 잘 된다. 감독도 열심히 지도를 해주고 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서 빠르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며 만족스러움을 표했다.
이 교장은 아이들이 배구를 통해 협동심과 공동체 의식을 배우고, 바른 인성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 그는 “우리 아이들이 참 밝다. 인사도 잘하고, 운동도 즐겁게 한다. 배구를 하면서 몸과 마음도 건강해지고,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인성 교육도 된다”며 “아이들에게 큰 자산이 될 거다. 언제 어디서든 자신감을 갖고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며 아이들을 향한 진심 어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오가초 후배들과 새로운 도전
서배영 감독 “선수들의 꿈을 지켜야죠”
올해부터 금오초를 지휘하고 있는 서배영 감독은 오가초에서 배구를 시작했다. 이후 조선대에서도 배구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프로 지명을 받지는 못했지만 서 감독에게도 배구는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였다.
지도자로서 첫발을 내디딘 서 감독은 “자신 있었다. 그동안 배구를 하면서 지도자분들이 잘 가르쳐주셨고, 잘 배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데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예산 체육회에서도 클럽 선수들을 상대로 지도를 많이 했다. 그 경험을 토대로 본격적으로 팀을 이끌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던 것 같다. 그래서 기회가 왔을 때 결심을 쉽게 할 수 있었다”며 감독직을 도전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더군다나 해체 위기의 오가초 후배들과 함께 호흡하게 됐다. 서 감독은 “제가 운동선수로서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선수들의 미래를 봐서도 꿈을 잃지 않게 만들어주는 게 제 임무라고 생각한다. 승패를 떠나 기본기 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후배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근에는 선수 수급에도 적극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 학년별로 5명의 선수로 구성할 계획을 세웠다. 충남에서는 최고의 전력을 드러낸 금오초지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는 객관적인 전력상 열세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 교장과 서 감독은 장기적인 플랜을 세웠다.
이 교장은 “전국 규모의 대회에 가서 보니, 아무래도 배구를 더 오래하고 기술까지 좋은 선수들이 많이 보였다. 그래서 우리도 3, 4학년 선수를 확대했다. 학교 내에서도 배구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금은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 선수들과 함께 전국대회 입상까지 노린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 교장은 “우리 서 감독도 잘하고 있다. 선수들이 배구를 즐길 수 있게 만들어준다. 초등학교 대회에 가서 보면 지도자들이 선수들을 막 대하는 걸 종종 본다. 그러면 애들이 굳는다. 경기를 할 때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고, 칭찬을 많이 해주라는 얘기를 한다”고 덧붙였다.
서 감독도 “현재 등록된 인원은 10명인데, 여기서 신입 선수들을 더 받고 있다. 교장 선생님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신다”며 학교의 관심과 지원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 감독 역시 지도자로서 전국 대회 정상에 오르는 꿈을 꾼다. 그는 “아무래도 이전까지 장효실 감독님이 아이들을 잘 가르치셨기 때문에 운이 좋게 성과를 냈다고 생각한다”면서 “금오초에서 꼭 전국 대회 우승을 해보고 싶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늘 상상을 한다”며 금오초와 함께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배구 선수의 꿈을 품고 자란 소년이 이제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는 지도자가 됐다. 금오초 배구부와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는 서 감독이다.
슬픔 딛고 일어선 최용락
신동훈 · 신민준 친구들이 있어 웃는다
Q. 어떻게 금오초 배구부 유니폼을 입게 됐나요.
최용락 저희 3명 모두 6학년인데요. 전 오가초에서 왔어요.
신동훈 저랑 민준이는 장효실 감독님한테 클럽 활동으로 배구를 배운 적이 있어요. 그러다가 작년에 배구부가 생기면서 들어오게 됐어요.
신민준 이 친구들이랑 배구를 하는 게 재밌어요.
Q. 용락 선수는 팀을 옮긴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을 듯해요.
용락 처음에 팀을 옮긴다고 했을 때 슬펐죠. 그래도 여기 와서 재미도 있고, 친구들이 생겨서 좋은 것 같아요. 이전에는 친구가 없어서 힘들겠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그런 주변의 걱정도 없어졌어요.
Q. 배구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용락 전 공을 땅에 떨어뜨리지 않고 받을 때 쾌감이 좋아요.
동훈 저희 3명이 받고, 올릴 때도 있는데 그때가 제일 즐거워요.
민준 충남 대회 우승도 했지만, 장윤희배 대회에서도 3위를 했어요. 친구들과 팀을 이뤄서 경기를 이기고, 좋은 성적까지 얻으면 기분이 좋아요.
Q. 앞으로 어떤 배구 선수가 되고 싶나요.
용락 전 현대캐피탈 선수들을 모두 좋아해요. 아웃사이드 히터로 뛰고 있기 때문에 허수봉 선수도 좋아하고, OK저축은행으로 간 전광인 선수도 좋아해요. 전광인 선수는 성실한 선수잖아요. 그렇게 저도 열심히 해서 프로 선수가 되고 싶고, 국가대표가 된다면 일본을 이겨보고 싶어요.
Q. 금오초에서 보내는 마지막 해입니다.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요.
용락 금오초에서 졸업하기 전에 금메달 하나 더 따고 싶어요.
동훈·민준 친구들과 같이 대회에 나가서 우승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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