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구단 체제의 V-리그, 주말 6경기로 시장을 넓히자 [AGENDA]

이보미 기자

bboo0om@thevolleyball.kr | 2026-08-11 18:20:26

한국 남자 프로배구 OK저축은행과 대한항공이 2025년 11월 9일 부산 강서체육관에서 2025-2026 V-리그 정규리그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한국배구연맹 제공

[더발리볼 = 이보미 기자] <더발리볼>은 2025년 7월 창간과 함께 V-리그 출범 20주년 기획 ‘THE NEXT 20’을 1년간 연재하며 더 나은 20년을 위한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지난 1년간 굵직한 현안을 다뤘다면, 창간 1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AGENDA’는 쟁점들을 보다 밀도 있게 들여다보며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춘 기획이다. 최근에는 경기장에 더 많은 관중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안으로 주말 경기 비중 확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주말 경기가 더 늘어날 수 있을까.  

주말 경기 확대가 필요한 이유

2025-2026 V-리그에서는 역대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남자부와 여자부 정규리그,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총 관중 수는 63만 5461명으로, V-리그 사상 처음으로 63만 관중을 돌파했다. 종전 최다 관중은 2024-2025시즌 기록한 59만 8216명이었다. 

새로운 관중 기록을 쓰는 데 주된 역할을 한 팀이 남자부 OK저축은행이다. OK저축은행은 2025년 안산에서 부산으로 연고지를 이전했다. 이 선택은 효과적이었다. 2025-2026시즌 남자부, 여자부 14개 구단 중 유일하게 총 관중 6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 6만 15명이 부산 강서체육관을 찾았다. 평균 관중도 3334명으로 높았다. 주말에 치른 6경기는 모두 매진 됐고, 평일 경기도 매진되는 등 부산의 배구 열기는 뜨거웠다. OK저축은행도 “프로배구 수도권 집중 완화를 통한 구조 개선, 지역 균형 발전 및 저변 확대, 입장 수익 증대를 통한 구단 자생력 강화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면서 “부산을 연고로 한 첫 시즌부터 이 같은 목표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특히 영남권 최초 남자 프로배구단으로 자리를 잡으며 부산뿐 아니라 인근 경남 지역까지 팬 저변을 확대했고, 관중 증가를 통한 수익 기반 확보에도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덕분에 V-리그 남자부 관중 수는 2024-2025시즌 대비 무려 19.6% 증가했다. 2024-2025시즌 25만 7159명에서 30만 7449명으로 관중 수가 늘었다. 반면 여자부의 경우 오히려 3.8%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관중 수의 지속적인 증가는 배구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OK저축은행 김태훈 사무국장은 “팬들이 원하는 방향에 따라 주말 경기를 확대해서 경기장에 더 많은 팬들이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국 팬을 위한 정책을 내놔야 한다”면서 “농구의 경우 전체 경기 중 55%가 주말에 배정된다. 배구는 30% 수준이다. 주말 경기 확대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직관 문화가 하나의 콘텐츠이자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 팬덤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보통 구단에서 한 시즌 동안 80억~120억 원을 쓴다. 여기서 입장 수익이 10억 원을 넘지 못한다. 현실이 그렇다. 주말 경기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팬들을 더 끌어들이는 게 중요하다. V-리그 존속을 위해, 그리고 미래를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기다”며 의견을 피력했다. 
 
공교롭게도 일본 SV.리그 역시 2025-2026시즌 역대 최고 관중 수를 기록했다. 한 시즌 동안 총 143만 4515명이 SV.리그 경기장을 찾았다. 전 시즌 대비 28% 증가한 수치다. 당초 목표로 세운 125만 명을 훌쩍 뛰어 넘었다. SV.리그 역시 남자부 관중 수가 여자부보다 더 많았다. 남자부는 85만 1077명으로 집계됐다. 여자부는 58만 3438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관중 수 경신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먼저 SV.리그는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주말 경기를 확대하면서 관중 수를 늘려갔다. 주로 금, 토, 일요일에 경기를 배정해 팬들이 쉽게 경기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당초 일본 리그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외국인 선수 1명을 활용했지만, 2030년까지 세계 최고 리그 도약을 목표로 외국인 선수 정원을 확대했다. 올해부터는 외국인 선수 3명, 아시아쿼터 1명 모두 출전이 가능해졌다. 그렇게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이 일본으로 몰리면서 팬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동시에 최근 몇 년간 일본 남녀배구 대표팀은 국제대회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두며 배구 인기를 끌어 올렸다.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드러낸 대표팀, 그리고 리그 흥행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 

한국 역시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2027-2028시즌부터 V-리그 남자부의 경우 외국인 선수 2명과 아시아쿼터 선수 1명 출전이 가능하다. 여자부는 아시아쿼터 정원을 늘리기로 했다. 외국인 선수 1명과 아시아쿼터 선수 2명을 동시에 기용할 수 있다. V-리그 경쟁력을 높이고, 주말 경기까지 확대한다면 관중 수 증가와 리그 흥행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건설이 2025년 12월 2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정관장과 경기 도중 전석 매진됐음을 알리고 있다./한국배구연맹 제공 

7개 구단 체제의 한계
현실적 방안은 주말 6경기 운영

한국배구연맹 역시 남녀부 모두 7구단 체제라 리그 일정을 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배구연맹도 주말 경기 확대를 대비해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현재 V-리그는 일주일 동안 월요일을 제외한 모든 요일에 남녀부 각 1경기씩 펼치고 있다. 먼저 주말에 8경기를 진행할 경우, 평일 경기는 4경기만 진행이 된다. 다만 7개 구단 체제이기 때문에 A팀만 토요일, 일요일 연속 경기를 치러야 한다. 또 토요일에는 서울 장충체육관, 일요일에는 부산 강서체육관에서 경기가 진행될 수도 있다. 형평성에서 어긋난다. 

일본 SV.리그처럼 주말 연전으로 총 12경기를 진행할 경우에는 평일 경기 일정이 없어진다. 하지만 주말에 경기를 치르는 6개 팀을 뺀 나머지 1개 팀은 그 주에 경기 없이 휴식을 취해야 한다.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주말 6경기 배정이다. 이렇게 되면 평일에는 6경기가 펼쳐진다. 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국제협력팀 장경민 팀장은 “주말 6경기 배정으로 리그 운영이 가능하다. 2024-2025시즌 관중 기준으로 평일 관중 2000명, 주말 관중 3000명으로 계산했을 때 각 구단별로 7000~8000명 관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인력 증원과 인건비 증액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말 연전으로 기대되는 점도 있다. 현재 V-리그에서는 10명 내외의 주전 선수들만 기용하고 있다. 웜업존에서 기다리고 있는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적다. 하지만 주말 연속 경기가 펼쳐진다면 체력 안배와 컨디션 관리를 위해 더 다양한 자원들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은 “사실 감독 입장에서는 운영하기 쉽지 않을 듯하다. 선수 풀도 적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면은 주말 연전으로 진행한다면 더 많은 선수들을 기용할 수밖에 없다는 거다. 또 고정적인 휴식일이 보장되기 때문에 선수들 컨디션 조절에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남겼다. 

아울러 장경민 팀장은 “과거에 V-리그 경기가 없는 월요일에 2군 선수들 경기로 기회를 주자는 얘기도 나왔다. 주말 경기가 진행된다면 평일에는 월요일을 포함해 총 2일 휴식일이 생긴다. 월요일, 금요일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주말 경기 확대, 외국인 선수 정원 확대뿐만 아니라 V-리그 숙원인 선수 발굴 및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방안 마련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캐피탈 팬들이 4월 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전에서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한국배구연맹 제공 

시청률만 바라봐선 안 된다
주말 경기 확대로 인한 부작용 최소화해야

V-리그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변화를 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변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충분한 논의, 그리고 세밀한 운영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 

주말 경기가 6경기로 확대된다면 같은 시간에 2경기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 이때 방송 중계 인력부터 심판, 기록원, 마퍼 등 V-리그 운영 인력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발생한다. 또 방송사 입장에서는 KBO리그 일정과 겹치면 광고 수익 등 사업성을 고려해야 해야 한다. 방송사 관계자는 “한국시리즈 1, 2개 광고 매출이 V-리그 한 시즌 광고 매출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그동안 V-리그는 모든 경기가 주목받고, 노출이 될 수 있는 일정으로 운영이 됐다. 과거에는 여자부 평일 오후 5시 경기를 남자부와 동일하게 오후 7시로 옮기는 등 변화를 꾀했지만 리그 운영에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렇게 V-리그는 KBO리그 다음으로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다. 하지만 시청률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결국 팬들이 더 유입돼야 V-리그도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 KBO리그와 경쟁을 피하기보다, V-리그만의 차별화된 장점을 부각해야 한다. 

동시에 V-리그 경쟁력도 끌어 올려야 한다. 코어 팬들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경기력 향상은 물론, 팬들이 지속적으로 경기장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선순환 구조가 구축된다면 V-리그 사업성도 한층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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