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택한 요시하라 2기 체제, “가장 좋은 경치를 보러 가고 싶다”

이보미 기자

bboo0om@thevolleyball.kr | 2026-08-14 11:24:00

흥국생명 요시하라 도모코 감독이 한국에서 두 번째 시즌을 준비 중이다. 7월 14일 용인에 위치한 흥국생명 연습체육관에서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는 요시하라 감독./흥국생명 연습체육관(용인)=한혁승 기자

[더발리볼 = 흥국생명 연습체육관(용인) 이보미 기자] 일본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출신의 사령탑이 2025년 한국 땅을 밟았다. 일본 JT 마블러스(현 오사카 마블러스)를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요시하라 감독. V-리그 최초 여성 외국인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제 한국에서 두 번째 시즌을 준비 중이다. 직전 시즌 최종 순위 4위로 아쉬움을 남긴 흥국생명은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요시하라 감독도 지난 1년의 경험을 토대로 더 강한 팀을 만들고자 한다. 

한국과 일본의 활발해진 교류
“이다현도 많이 배우고 돌아올 것”

Q. 한국에서의 두 번째 비시즌입니다. 어떻게 보내고 있나요.
작년보다 익숙해진 느낌이에요. 작년과 같이 호흡한 멤버들이 있어서, 우리가 어떤 것들을 해야 하는지 잘 이해하고 있고요. 그런 의미에서 작년에는 제로에서 시작했다면, 지금은 좋은 출발선에서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Q. 일본과 거리상 가깝긴 하지만, 그래도 타국 생활에는 이제 적응이 됐나요.
어려운 점이 별로 없어요. 매운 음식 먹을 때는 힘들지만요. 쉬는 날에는 집에서 영화를 보거나, 사우나를 하거나, 쇼핑을 하면서 한국에서 시간을 잘 보내고 있어요. 

Q. 최근 가장 큰 화제는 이다현 선수의 일본 진출입니다. 감독 입장에서는 아쉬울 법한데요.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잖아요. 선수 개인에게는 물론 한국 배구에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고 보내줬습니다. 

Q. 현역 시절 이탈리아에서 한 시즌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다현 선수에게는 어떤 조언을 전했나요. 
특별하게 얘기해 준 건 없어요. 워낙 이다현 선수가 스스로 향상심도 높고, 호기심이 많은 선수라 1년 동안 많은 걸 배워올 것 같아요. 

Q. 해외 리그에서 뛰는 경험이 선수에게는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보나요.
언어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순 있지만, 보는 시야가 넓어져요. 다른 환경에서 생각하는 점도 많이 달라질 거고요. 또 그 나라에서 배구를 대하는 자세, 생각, 그리고 문화까지 경험할 수 있고요. 저 역시 이탈리아 리그를 경험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Q. 일본 SV.리그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죠. 일본 선수와 지도자들의 한국행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보나요. 
이다현 선수처럼 한국 선수들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고요. 반대로 다른 일본 지도자나 선수들의 생각까지는 알 수 없지만, 제 경우를 생각하면 감독으로서 해외로 나가는 건 처음이었고요. 사실 한국을 포함해 두 팀의 제안을 동시에 받았어요. 핑크 스파이더스에 대한 흥미가 더 있었기 때문에 한국행을 결정했죠. 김연경 선수가 현역 은퇴한 후 약체팀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이 팀을 맡아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 팀을 어떻게 만들까’에 집중을 했던 것 같아요. 

흥국생명 요시하라 도모코 감독이 7월 14일 용인에 위치한 흥국생명 연습체육관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흥국생명 연습체육관(용인)=한혁승 기자

‘상황 판단 & 커뮤니케이션’ 강조
“선수들의 활발한 소통, 좋은 분위기로 이어져”

Q. 1년 전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은 뒤 세운 목표는 무엇이었나요.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팀의 일원으로서 모두가 활약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Q. 2025-2026시즌 GS칼텍스와 준플레이오프 패배는 큰 아쉬움으로 남았을 듯해요.
준비 단계에서 컨디션 관리 등 엇박자가 난 경기였죠. 준비 과정에서 아쉬움이 남아요. 어떤 부분에 집중할지 명확하게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거든요. 더 잘 했어야 했어요.  

Q. 지난 시즌 ‘선수들이 죽순처럼 성장하고 있다’는 말을 종종 했습니다. 새 시즌 선수들에게 기대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선수라면 늘 성장을 해야 해요. 현역으로 플레이를 하는 순간에도 성장을 해야 하고요. 작년보다 올해는 결과에 집중해서 할 계획입니다. 그 부분도 중요하니까요. 

Q. 체육관 화이트보드에 ‘상황 판단 & 커뮤니케이션 활발히’라는 문구가 있던데요. 선수들에게 두 가지를 강조하고 있는 것 같네요.
말 그대로 상황 판단, 커뮤니케이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일본과 한국 배구 혹은 리그를 비교해달라는 질문을 종종 받아요. 가장 큰 차이점은 세세한 플레이에요. 코트 위에서 팀으로서 연결되는 부분을 우리 선수들이 더 잘 했으면 하는 바람이죠. 또 선수들이 스스로 소통을 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훈련 콘셉트도 정확하게 인지하고 하고 있고요. 좋습니다.

Q. 2026년 팀의 변화도 돋보입니다. 먼저 베테랑 세터 이고은 선수가 부상에서 복귀했고, 은퇴 선언 이후 1년 만에 돌아온 아웃사이드 히터 표승주 활용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경험이란 걸 누구나 갖고 있는 건 아니잖아요. 이 선수들이 갖고 있는 좋은 경험들을 팀에도 전달하고, 선수들 스스로도 레벨을 올리면서 팀을 잘 이끌어줬으면 좋겠습니다. 

Q. 아시아쿼터 선수로 새롭게 선발한 자스티스와의 재회도 흥미롭네요. 
자스티스가 고등학교 졸업한 뒤인 19살 때 처음 만났어요. 그 이후로 꾸준히 성장하는 걸 봐왔고요. JT 마블러스 감독을 하고 있을 때도 같이 뛰었죠. 한국에서 다시 만나게 됐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프로 의식 혹은 스스로 준비를 해야 하는 점 등이 더 좋아진 것 같아요. 잘 해주고 있습니다. 

Q. JT 마블러스(현 오사마 마블러스)에서 함께 보낸 시간이 길어서, 감독이 추구하는 배구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겠네요. 
사실 제가 강하게 키운 선수라 저랑 같이 해오면서 몸에 베어있는 것들이 있어요. 한 마디를 하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해요. 

Q. 새롭게 뽑은 외국인 선수 옌시 킨델란은 아포짓 치고는 188cm로 큰 신장은 아닌데요. 그럼에도 이 선수가 갖고 있는 강점은 무엇인가요.
여기서 자세하게 말할 순 없지만, 같이 하면서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임은 분명 합니다. 

흥국생명 요시하라 도모코 감독이 7월 14일 용인의 흥국생명 연습체육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흥국생명 연습체육관(용인)=한혁승 기자 

일본 사령탑 맞대결 예고
“마나베 감독은 데이터 보면서 
V-리그 파악 중일걸요?”

Q. 처음으로 해외팀을 지도하면서, 감독으로서 배운 점이 있나요.
한국 V-리그는 3, 4일 간격으로 경기가 있잖아요. 일본은 대부분 주말 경기로 일정이 정해져 있는 것과는 다르죠. 이 시스템에서 경기 준비,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아요. 대부분 경기가 끝나면 바로 경기를 복기하면서 다음 경기에는 어떻게 준비할지 얘기를 나눠요. 또 한국에서는 같은 팀과 6번 경기를 하죠.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여러 가지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공부가 많이 됐습니다. 

Q. 다른 팀들도 전력 보강을 착실히 하고 있습니다. 이른 시점이지만 다음 시즌 어떻게 전망하나요. 
우리 팀으로선 컨디션 관리가 제일 중요해요. 부상이 생기지 않는 팀이 리그 운영에 있어 유리할 수밖에 없어요. 

Q. 올해는 V-리그 여자부에만 일본 국적의 사령탑이 2명입니다. IBK기업은행 마나베 마사요시 감독과 맞대결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요.
많은 팬분들이 흥미를 갖고 있는 점은 영광이죠. 우리가 마나베 감독을 이겨서 우승을 하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잖아요. 다른 팀들도 모두 이겨야 해요. 경기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리그를 운영할 계획이에요. 

Q. 마나베 감독으로부터 연락을 받기도 했나요.
따로 연락이 온 건 없었어요. 예전에 어느 자리에서 만났을 때 여러 얘기를 나눈 적은 있고요. 워낙 데이터를 보면서 배구를 하시는 분으로 알려져 있어서, 지금도 데이터를 보면서 V-리그를 파악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서로 모르는 관계는 아니지만, 접점이 있진 않았어요. 마나베 감독이 일본 여자배구 대표팀에 있을 때 선수 차출을 놓고 얘기를 나눈 적은 있어요(웃음).

Q. 당장 8월 초에는 제주에서 일본 오사카 마블러스, 중국 상하이, 현대건설과 친선대회가 있어요. 어떤 부분을 점검할 계획인가요.
대표팀 롱리스트에 포함된 선수들은 뛸 수 없어서 아쉬워요. 이 때문에 퓨처스 대회에 나갔던 멤버들 위주로 경기에 나가지 않을까 싶어요. 현대건설도 비슷한 상황인 것 같고요. 모처럼 중국, 일본 팀들과 겨룰 수 있는 대회가 있는데 그런 규정으로 인해 모든 선수를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은 안타깝네요. 

Q. 2026-2027시즌 목표는 무엇인가요.
가장 좋은 경치를 보러 가고 싶어요. (어떤 의미인가요.) 우승이라는 단어를 쓰면 부담을 느끼게 되잖아요. 다른 표현을 찾던 중에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좋은 경치를 보자는 뜻입니다(웃음). 

Q. 마지막으로 지도자로서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특별한 건 없어요. 지금은 한국에 와서 이 선수들과 같이 하고 있잖아요. 현역 생활이 길면서도 짧아요. 그 기간에 선수들이 모두 레벨업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2025-2026시즌 아쉬움을 남긴 요시하라 도모코 감독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7월 14일 흥국생명 연습체육관에 마련된 트로피 앞에서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흥국생명 연습체육관(용인)=한혁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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