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9월까지 쉴 틈이 없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2026년 여정

이보미 기자

bboo0om@thevolleyball.kr | 2026-04-23 15:15:16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2026년 새로운 항해를 앞두고 있다. 2025년 7월 13일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일본 지바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프랑스와 대결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FIVB 제공 

[더발리볼 = 이보미 기자]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2026년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작년에는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퇴출로 자존심을 구겼다. 올해부터는 아시아 대회에 출격해 FIVB 랭킹 포인트를 쌓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4월 20일 소집된 여자배구대표팀은 9월까지 쉼 없이 달릴 예정이다. 

한국의 첫 출격
AVC네이션스컵에 나선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밟은 2026년 첫 무대는 6월 필리핀에서 열리는 2026 아시아배구연맹(AVC)네이션스컵 여자대회다. 이미 한국 남자배구는 2023년부터 매년 출전 중이다. 한국 여자배구는 VNL 퇴출 이후 처음으로 출격한다. 

이 대회는 2018년에 만들어졌다. 당초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에 참가하지 못한 국가들이 겨루기 위한 무대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2022년에야 1회 대회가 개최됐다. 이후 FIVB 승강 시스템 중 일부인 FIVB 챌린저컵 예선전으로 바뀌면서 매년 대회가 열리기 시작했다. 2025년에는 다시 챌린저컵 폐지 등 VNL 시스템 변동으로 AVC네이션스컵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FIVB 랭킹 포인트를 획득할 수 대회가 됐다. 

2022년 홍콩이 초대 우승팀이 됐다. 이후 베트남이 2023년부터 3년 연속 대회 정상에 올랐다. 2026년 대회에는 한국을 포함해 12개 팀이 나선다. 개최국 필리핀과 함께 ‘디펜딩 챔피언’ 베트남, 작년 대회 3~7위를 차지한 대만·카자흐스탄·인도네시아·이란·호주도 참가 자격을 얻었다. 중앙아시아 및 남아시아, 동아시아, 서아시아 각 지역 대회에서 입상한 한국·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홍콩·레바논도 함께 한다. 한국과 키르기스스탄, 레바논은 처음으로 이 대회에 등장할 예정이다. 2026년 VNL에 참가하는 중국, 일본, 태국은 이번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  

2026년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의 여정./한수정 디자이너

동아시아선수권에도 
성인 대표팀이 뛴다

그동안 동아시아선수권에는 대표팀이 나서지 않았다. 선수 자원이 풍부한 팀들은 대표팀 이원화 운영으로 대표팀을 꾸렸다. 일본, 중국 등에서는 대개 경험을 쌓아야할 젊은 선수들 중심으로 팀을 구성해 이 대회에 나서기도 했다. 반면 한국은 현실적으로 이원화 운영이 어렵기 때문에 실업팀이 대신 출전해 왔다. 

하지만 2025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이 대회에 FIVB 랭킹 포인트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한국 남자배구도 작년부터 이 대회에 참가했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여자배구에서는 이 대회에 실업팀인 수원시청이 나섰다. 작년에도 수원시청이 대회 4강까지 올랐지만 대만에 0-3으로 패했고, 3위 결정전에서 홍콩을 제압하며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이 대회는 1998년부터 개최됐다. 그동안 일본과 중국이 나란히 통산 5회 우승을 기록했다. 한국은 2010년에 기록한 2위가 이 대회에서 거둔 최고 기록이다. 

2026년 아시아배구연맹(AVC) 아시아선수권 여자 대회 참가팀 명단./FIVB 제공

올림픽 티켓이 걸렸다
아시아선수권의 중요성

한국 대표팀은 6월과 8월 2개 대회를 통해 조직력을 끌어 올린 뒤 아시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서 최상의 전력을 드러낼 계획을 세웠다. 

올해부터 아시아선수권이 더 중요해졌다. 이 대회 우승팀에는 2028년 LA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진다. 동시에 상위 4개 팀은 내년 세계선수권 티켓을 얻는다. 

그동안 한국은 꾸준히 이 대회에 출전했다. 아시아 강호로 불렸던 만큼 1975년부터 2019년까지는 이 대회에서 2~4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2019년 이후 4년 만에 열린 2023년 대회에서는 6위를 차지하며 고개를 숙였다. 김연경 등 베테랑 선수들이 2021년 도쿄올림픽 이후 자리를 비운 가운데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 C조에서 베트남에 2-3으로 패하며 조 2위를 기록했고, 4강행 티켓이 걸린 8강 라운드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결국 5~8위 순위 결정전에서 인도를 3-0으로 제압했지만, 카자흐스탄에 0-3으로 패하면서 최종 순위 6위로 대회를 마쳤다.

2026년 대회는 중국에서 열린다. 한국을 포함해 호주, 홍콩, 인도네시아, 이란, 일본, 카자흐스탄, 레바논, 대만, 태국, 베트남이 각축을 벌인다. 다시 세계 대회에 나설 수 있는 기회다. 한국 여자배구가 아시아무대에서 다시 포효할 수 있을까.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차상현 감독과 새 출발에 나선다. 2025년 7월 12일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일본 지바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불가리아전에서 득점 이후 환호하고 있다./FIVB 제공

긴 여정의 끝은 일본

한국 여자배구의 마지막 대회는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다. 20번째 아시아경기대회는 오는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일본 아이치 및 나고야에서 개최된다. 그동안 한국 여자배구는 아시아선수권에서도 그랬듯 이 대회에서도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2006년 도하에서는 5위로 대회를 마감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1962년부터 2018년까지 1~3위를 지켰다. 1994년과 2014년에는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하지만 2022년 항저우 대회에서 다시 5위에 머물렀다. 당시 한국 남자, 여자배구가 사상 첫 ‘노메달’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2026년에는 한국도 VNL이 아닌 아시아 대회에서 꾸준히 상대팀들과 싸우며 전력을 끌어 올려야 한다. 아시아선수권과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모두 한국의 경쟁력을 드러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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