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025시즌 챔프전을 더욱 빛나게 만든, ‘아름다운 패자’ 정관장

최병진 기자

cbj0929@thevolleyball.kr | 2025-04-10 11:58:58

정관장 선수들이 준우승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OVO

[더발리볼 = 인천삼산월드체육관 최병진 기자] 정관장이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아름다운 패자’ 정관장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정관장은 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흥국생명에 2-3(24-26, 24-26, 26-24, 25-23, 13-15)으로 패했다. 5세트 13-14로 따라붙었지만 마지막 공격을 막지 못하고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 이날 메가는 37점을 터뜨리며 분전했고, 부키리치와 정호영은 19점, 16점을 올렸다. 표승주까지 14점을 기록하며 마지막까지 버텼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그야말로 투혼을 펼친 선수들은 눈물을 쏟아냈다. 

이번 시즌 정관장은 아시아쿼터 선수인 인도네시아 출신의 메가와 재계약을 맺었고, 대신 외국인 선수로 아포짓 부키리치를 지명해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 배치했다. 공격력을 극대화했다. 부키리치 역시 비교적 안정적인 수비력을 드러내며 팀 상승세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정규리그에서 최종 3위를 기록했지만, 플레이오프를 통과해 챔피언결정전까지 안착했다. 2011-2012시즌 이후 무려 13년 만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뤘다.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챔피언결정전 5경기를 모두 명승부로 만들며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득점 후 함께 기뻐하는 정관장 선수들./KOVO

◆ 봄 배구 앞두고 줄부상에 운 정관장

정규리그 6라운드부터 비상이 걸렸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부키리치와 미들블로커 박은진이 다치면서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 때 당시 세터 염혜선, 리베로 노란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다행히 부키리치와 박은진이 치료와 재활에 집중하며 코트에 돌아왔다. 봄 배구 무대까지 올랐다. 마지막까지 선수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선수들의 의지도 강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염혜선이 무릎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결국 염혜선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결장했다. 허리가 좋지 않은 노란도 극심한 허리 통증으로 교체되는 등 100% 전력으로 나설 수 없었다. 

주축 선수 4명이 제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버티고 또 버텼다. 잇몸으로 잘 버텨내면서 13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선수들도 눈앞에 놓인 우승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염혜선은 “(김연경의 우승을 막는) 악역이 아니라 우리가 주인공이 되는 드라마를 쓰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아쉬운 패배. 5차전 5세트가 끝나자마자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다. 

그런 선수들을 옆에서 지켜본 정관장 고희진 감독은 봄 배구 내내 ‘극복’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다.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마친 뒤에는 “우리 선수들이 정말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온 것도 대단한 일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명승부를 펼친 건 더 대단하다”며 선수들을 향한 진심을 전했다. 

메가(왼쪽에서 두 번째)가 득점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KOVO

◆ ‘메가 파워’

2023-2024시즌부터 도입된 아시아쿼터 제도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메가가 꼽힌다. 메가는 2023년 정관장 지명을 받고 V-리그 무대에 올랐다. 사상 최초로 히잡을 쓴 선수다. 외국인 선수의 전유물이라 할 수 있는 아포짓 자리에서도 ‘강력한 한방’을 드러내며 정관장 공격력을 한층 끌어 올렸다. 

2023-2024시즌 메가는 35경기 132세트 출전해 736점을 기록했다. 2024-2025시즌에는 32경기 128세트를 뛰면서 802점을 터뜨렸다. 공격종합 1위(성공률 48.06%), 득점 3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선수 못지않은 활약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도 파괴력 넘치는 공격을 펼쳤다. 3차전에서 홀로 40점을 기록한 메가는 4, 5차전에서도 각각 38, 37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덕분에 정관장도 챔피언결정전을 마지막 5차전까지 끌고 갈 수 있었다.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야말로 ‘메가 파워’는 가히 가공할 만했다. 

고희진 감독은 “V-리그 역사에 기억될 선수다”고 말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흥국생명 김연경도 “처음에는 이렇게 잘하는 선수였나 싶었다. 이번 시즌 메가는 훨씬 더 성장했고, 무서운 공격수가 됐다. 나중에 대표팀에서 만나면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메가와 함께 ‘아름다운 패자’로 기억될 정관장이다. 앞으로 메가가 계속해서 V-리그에서 뛸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눈물을 흘리는 메가./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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