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할 수도 있겠다”에서 “감사한 마음으로 뛴다”로...OK 이민규, 다시 욕심이 생긴 이유

이보미 기자

bboo0om@thevolleyball.kr | 2025-09-15 23:56:11

OK저축은행 이민규./KOVO

[더발리볼 = 여수 이보미 기자] OK저축은행 세터 이민규가 코트 위에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새 사령탑 신영철 감독 선임과 동시에 베테랑 선수들 중심으로 팀을 꾸려 새 출발을 알렸다. 현재 여수에서 열리고 있는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에서 이민규가 주전 세터로 코트에 나서고 있고, ‘이적생’ 전광인과 송희채, 리베로 부용찬과 정성현, 미들블로커 진상헌과 박원빈 등이 탄탄한 전력을 드러냈다. 차지환과 신장호도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다만 차지환은 국제배구연맹(FIVB)의 조건부 승인으로 대회가 재개되면서 대회 출전이 불가하게 됐다. 2025 FIVB 세계선수권 후보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는 차지환이 출전했지만, 이후 상황이 급변하면서 15일 2차전에서는 신장호가 투입됐다. 

그럼에도 OK저축은행은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현대캐피탈, KB손해보험을 제치고 먼저 2승을 챙겼다. 

신 감독이 비시즌 내내 가장 많이 언급한 선수가 이민규 그리고 차지환이다. 특히 명세터 출신의 신 감독은 세터 이민규가 팀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민규도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민규는 “여기 와서 두 경기를 재밌게 했다. 감독님이 원하는 스타일로 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시행착오가 있지만 그냥 감사하고 재밌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1992년생 이민규는 12번째 시즌을 앞둔 베테랑이다. 하지만 최근 3시즌 동안 부상에 시달리며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출전 기회마저 얻지 못하며 마음고생을 했다. 이민규도 “최악으로 간다면 은퇴까지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지금이 더 감사하다”며 힘줘 말했다. 

OK저축은행 신영철 감독과 이민규./KOVO

신 감독과 케미스트리도 좋다. 이민규는 “디테일하게 하나, 하나 강조하신다. 그 중에서도 공 스피드를 많이 말해주신다. 아무래도 감독님이 여러 세터들을 많이 보셨기 때문에 내게는 스피드만 붙이면 된다는 말을 해주셨다. 하루에도 몇 백번 듣는 것 같다”면서도 “시즌 준비 시작할 때부터 다 받아들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감사할 따름이다”고 밝혔다. 

차지환과 신장호에 대해서는 “지환이가 정말 많이 좋아졌다. 개인적으로도 이번 대회에서 큰 포부를 갖고 나왔는데 아쉬워하더라. 그리고 장호가 들어왔다. 장호는 우리랑 맞은 편에서 연습할 때도 막기 힘든 선수다. 2차전에서 투입됐는데 제 기량을 다 못 보여준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앞서 차지환도 “그동안 만난 감독님 중 가장 열정이 많으신 분이다. 선수들한테도 세세하게 피드백을 해주신다. 원인부터 결과까지 짚어주신다. 감독님이 기대를 해주는 것만큼 힘이 나는 것은 없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원 팀’으로 똘똘 뭉친 OK저축은행이다. 선수들마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이민규도 “나를 포함해 지금 뛰는 선수들 중에서 작년에 못 뛰었던 선수들이 꽤 있다. 그래서 코트에서 더 의지가 드러났던 것 같다. 뛰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선수라면 경기를 뛰어야 하지 않나. 그래서 욕심도 생긴다. 덕분에 시너지 효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시 코트에 나선 이민규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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