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멈춰있던 기록” 깬 김희진, 34세 베테랑은 코트에 서는 것만으로도 설렌다
이보미 기자
bboo0om@thevolleyball.kr | 2025-10-27 00:03:55
[더발리볼 = 수원 이보미 기자]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은 김희진이 활짝 웃었다.
김희진은 26일 오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1라운드 정관장전에서 선발 출전해 5점을 기록했다. 서브와 블로킹으로도 득점을 올리며 팀의 개막 2연승을 도왔다. 무엇보다 개인 역대통산 600블로킹까지 달성했다. 역대 8호 기록이다.
경기 후 만난 김희진은 “2년 전에 멈춰있던 기록이다. 이 팀에서 또 어떤 기록을 세울지, 또 어떤 경기를 펼칠지 생각만 해도 설렌다. 앞으로 더 많은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김희진은 600블로킹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아무것도 몰랐다. 경기 중간에 장내 아나운서님이 말해줘서 알았다. 어안이 벙벙했다. 2년 전에 멈춘 기록이 많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희진은 올해 IBK기업은행을 떠나 현대건설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김희진은 각각 19, 32점 획득에 그쳤다. 은퇴 기로에 섰던 김희진은 선수로 뛰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현대건설도 자유계약(FA) 선수 이다현이 떠나면서 미들블로커 보강이 필요했다. 그렇게 김희진과 현대건설이 손을 잡게 됐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도 김희진을 향한 신뢰가 두텁다. 김희진도 이에 보답하고자 한다.
김희진은 “이제 2경기 뛰었지만 아직도 떨린다. 긴장의 연속이다”면서 “2년 동안 공백을 갖고 다시 코트에 들어갔다. 그래서 긴장이 된다. 또 현대건설이 이전까지 좋은 성적을 거둔 팀이라, 내가 팀에 와서 누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된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시즌 직전에도 내가 부족한 상태라고 생각했다.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을까 스스로 물으면서 들어왔다. 누군가 나를 믿어준다는 건 가장 큰 힘이 된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싶다. 점점 예전 모습을 찾아가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고 싶다”며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김희진은 이번 시즌 현재 2경기에서 12점을 기록했다. 흥국생명, 정관장전에서 유효블로킹은 각각 11개, 7개였다. 현대건설은 베테랑 미들블로커인 190cm 양효진 그리고 185cm 김희진을 선발로 기용 중이다. 중앙이 든든하다. 김희진도 모처럼 얻은 기회를 잃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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