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저를 믿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특급 유망주 이지윤, 김천에서 치른 특급 데뷔전

김희수 기자

volonta@thevolleyball.kr | 2025-10-26 00:00:05

한국도로공사 이지윤./김천=김희수 기자

[더발리볼 = 김천 김희수 기자] 1라운드 1순위의 가치를 데뷔전에서 빠르게 증명했다.

이지윤은 2025-2026 V-리그 여자부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했다. 188cm의 신장과 파워를 갖춘 미들블로커로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자원이었다. 그러나 김세빈과 배유나가 버티고 있는 한국도로공사에서 주전 자리를 빠르게 차지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런데 이지윤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배유나가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 도중 어깨 탈구 부상을 당하면서 그 자리를 메울 선수가 필요해진 것. 김종민 감독은 흥국생명과의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경기에 나설 미들블로커로 이지윤을 선택했다. 1라운드가 끝나기도 전에 전체 1순위 선수의 데뷔 무대가 마련된 것이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회를 이지윤은 놓치지 않았다. 블로킹 1개‧서브 득점 3개를 포함해 10점을 올리며 팀의 3-2(25-19, 28-30, 25-22, 22-25, 15-9) 승리에 일조했다. 공격 성공률도 66.67%로 높았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이지윤은 “4세트에 팀 분위기가 좀 처지는 느낌이었는데, 5세트에 다 같이 분위기를 끌어올렸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 기쁘다”고 데뷔전 승리 소감을 먼저 전했다.

환호하는 이지윤./KOVO

이지윤은 전국체전 이후 팀에 합류하자마자 선발 출전 소식을 전달받았다. “경기에 들어가기 직전까지도 실감이 안 났다”는 이지윤은 1세트 16-13에서 다이렉트 공격으로 V-리그에서의 첫 득점을 올렸다. 그는 “점수가 나는 순간 ‘이거 됐다!’ 싶었다(웃음). 언니들이 다 우쭈쭈 해주셔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첫 득점 당시를 기쁘게 회상했다.

미들블로커 이지윤의 첫 블로킹도 나왔다. 2세트 19-23에서 레베카 라셈(등록명 레베카)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았다. 이지윤은 “공격 득점에 비해 블로킹은 내 맘대로 잡을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조금 더 어려운 득점이라고 생각했다. 하나만 잘 잡아보자고 생각했는데 그게 딱 걸렸다. 너무 짜릿했다”고 첫 블로킹의 순간을 돌아봤다.

이날 이지윤과 손발을 맞춘 세터는 이윤정이었다. 공격에서 준수한 호흡을 자랑하며 승리를 합작했다. 이지윤은 “평소에 언니가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들어오는 속도나 방법 같은 것들에 대한 조언들을 해주는 편이다. 야간에도 같이 맞춰봤고, 경기 직전까지도 계속 대화를 나눴다”며 이윤정과 호흡을 가다듬은 과정을 소개했다.

하이파이브하는 이윤정과 이지윤./KOVO

이지윤이 예상보다 빠르게 데뷔전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배유나의 부상이라는 변수 때문이었다. 메워야 하는 빈자리의 주인공이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라는 점은 이지윤에게 부담이 될 법도 했다. 그러나 이지윤은 “(배)유나 언니가 너무 잘하는 선수고 높은 곳에 있는 선수라서, 그런 선수의 빈자리에 내가 나선다는 게 믿기지 않긴 했다. 그래도 내 몫만 잘하자는 생각으로 임했고, 옆에서 언니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잘 마칠 수 있었다”며 겸허하게 제몫을 다하는 데만 집중했음을 밝혔다.

자신에게 선발 기회를 준 김종민 감독에 대한 감사 표현도 잊지 않은 이지윤이었다. 그는 “아직 한참 부족한 선수인 저를 믿고 넣어주셔서 감사드린다. 또 계속 괜찮다고 옆에서 힘을 주신 덕분에 부담 없이 할 수 있었다”며 스승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이지윤은 “남은 시즌 동안도 언니들과 함께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블로킹을 더 끌어올려서 더 많이 잡고 싶다. 서브도 더 강하게 때리고 싶다”며 남은 시즌의 목표를 밝혔다. 특급 데뷔전을 치른 특급 유망주의 성장과 비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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