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김연경’ 손서연이 견뎌야 하는 무게감, “한국 여자배구의 힘을 보여주겠다”

이보미 기자

bboo0om@thevolleyball.kr | 2025-12-15 21:43:54

'리틀 김연경' 손서연(경해여중)./송일섭 기자

[더발리볼 = 이보미 기자] ‘리틀 김연경’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한국 여자배구 유망주가 있다. 15세 손서연(경해여중)은 “한국 여자배구의 힘을 보여주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국 U16 여자배구대표팀이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지난 11월 요르단 암만에서 아시아선수권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금의환향했다. 단번에 U16 여자배구대표팀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김연경 재단도 힘을 보탰다. 재단은 제1기 배구 유소년 장학생으로 고등부 5명, 중등부 3명을 선발한 바 있다. 중등부에서는 문티아라와 장수인(이상 경남여중), 박믿음(천안봉서중)이 선발됐다. 여기에 아시아선수권 MVP 손서연도 추가로 선정됐다. 재단은 “재단이 추구하는 노력과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 성과를 격려하고 향후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장학생으로 특별 선발했다”며 그 배경에 대해 밝혔다. 

김연경은 제1기 배구 유소년 장학생들을 직접 만나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U16 여자배구 대표팀과도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선수단에 격려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성인 여자배구 대표팀이 올해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 퇴출과 함께 세계랭킹 40위로 떨어지는 위기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되고 있다. 

김연경은 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내 이름이 쉽게 사용되는 것 같다”고 농담을 던진 뒤, “수식어가 붙을 수 있는 선수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좋다. 여자 배구 뿐만 아니라 남자 배구에서도 좋은 선수들이 나왔으면 한다. 나도 재단을 운영하는 이유는 유소년 지원 사업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에게 계속 기회를 주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진심을 전했다. 

2010년생 손서연은 181cm 아웃사이드 히터다. 이미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인 180cm 강소휘(한국도로공사), 육서영(IBK기업은행)보다 신장이 좋다. 그는 ‘리틀 김연경’ 수식어에 대해 “당연히 좋은 말이다. 하지만 아직 리틀 김연경이라는 말은...”이라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거기까지 못가더라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힘줘 말했다. 

아울러 손서연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게 처음엔 부담으로만 느껴졌는데, 그만큼 내게 관심과 기대감이 크다는 걸 생각했다. 그 기대감을 꽉 채울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운동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서연과 장수인, 문티아라, 박믿음./송일섭 기자

지난 11월 아시아선수권 우승에 선수단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손서연은 “우리는 사실 우승할 줄 몰랐다. 4위 안에 들어서 내년 세계선수권 티켓만 얻자는 생각이었다”면서 “우승 확정 이후에는 우리끼리 많은 얘기를 나눴다. 공항에 기자님들도 나오고, 우리 유퀴즈 프로그램에도 나가는 거 아니냐며 장난도 쳤다. 그만큼 기뻤고, 지금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서 신기하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손서연은 “한국이 키가 엄청 큰 것도 아니었다. 약 두 달 정도 훈련을 했는데 연습한 만큼 팀워크가 잘 맞았다”면서 “일본과 대만은 기본기가 좋은 팀이더라. 특히 일본 경기에서는 어떻게 자리를 잡자고 약속했던 걸 잘 지켰다. 분석대로 잘한 것 같다”며 지난 기억을 떠올렸다. 

이 가운데 손서연은 대회에서 141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세터 (이)서인이가 공을 많이 올려줬다. 또 나만 공을 때렸다면 블로킹을 못 뚫었을 거다. 다른 친구들이 하나씩 뚫어주면서 도움을 받았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런 손서연이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도 있었다. 손서연은 중국을 꼽았다. 그는 “워낙 키가 크다보니 미들블로커를 많이 쓰는 플레이를 한다. 한국에서는 지금 또래 친구들이 속공을 주요 공격으로 쓰지 않는다. 중국과 같은 팀을 처음 만나서 경험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25 U16 아시아선수권 MVP로 선정된 손서연./송일섭 기자

손서연을 초등학교 때부터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배구팀에 들어가게 된 이유다. 손서연은 “키는 또래보다 조금 컸다. 다만 승부욕이 강한 편이라 체육 신간에도 열정적으로 했던 게 눈에 띄었던 것 같다”면서 “부모님은 배구를 잘 모르셨다. 마침 엄마가 요가를 하는 곳에 대구시청 언니들이 다녀서 여러 얘기를 듣고 왔다”고 말하며 해맑게 웃었다. 

여자배구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U16 대표팀이다. 손서연은 “질 수도 있지라는 생각으로 했는데 우승을 하고 나니 우리 때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한국 여자배구의 힘을 보여주겠다”며 자신 있게 말했다. 

2026년 목표는 오는 8월 칠레에서 열리는 국제배구연맹(FIVB) U17 세계선수권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손서연은 “올해 진주에서 국제대회가 열리지 않았나. 우리 팀이 볼보이를 맡았다. 처음으로 다른 나라 배구를 실제로 봐서 신기했다”면서 “내년에도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밝혔다. 손서연의 2026년에는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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