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회 왔습니다, 새로운 일 잘해볼게요” 마이크를 잡은 한국 배구 레전드 권영민·양효진

이정원 기자

2garden@thevolleyball.kr | 2026-06-06 20:44:47

해설위원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권영민, 양효진 위원이 <더발리볼>과 인터뷰를 나눴다./더발리볼

[더발리볼 = 이정원 기자] 지난 시즌까지 코트 위에서 감독과 선수로 활약했던 명세터 출신 권영민과 ‘거미손’ 양효진, 다가오는 시즌부터는 KBSN스포츠 해설위원으로 배구 팬들을 만난다. 배구공과 트레이닝복이 익숙했던 그들이지만 이제는 마이크, 정장과 친해져야 한다.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해설은 처음인데 재밌을 것 같아요”
권영민 해설위원의 다짐

권영민 위원은 한국 배구 팬들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한국을 대표하는 명세터였다. 2003년부터 2015년까지 현대캐피탈에서 활약하며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2회를 이끌었다. 또한 2002 부산아시안게임,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 나서 한국 남자배구에 2연패를 안겨주기도 했다. 이후 KB손해보험, 한국전력을 거쳐 2018년 현역에서 물러났다. 은퇴 후 곧바로 한국전력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고, 2022년 한국전력 지휘봉을 잡았다. 감독 첫 시즌인 2022-2023시즌 한국전력을 준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우리카드를 잡으며 플레이오프까지 견인했다. 구단의 창단 첫 플레이오프 승리를 이끌기도 했지만 챔프전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후에는 아쉬운 성적만 남겼다. 그리고 2025-2026시즌, KB손해보험-우리카드와 시즌 마지막까지 치열한 봄배구 싸움을 펼쳤지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허무하게 0-3 패배를 맛봤다. 준플레이오프 탈락과 함께 재계약에 실패하며 1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낸 한국전력을 떠나게 됐다.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 권영민 위원은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해설위원으로 팬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KBSN 관계자는 “권영민 위원은 선수와 감독을 두루 거치며 쌓은 풍부한 경험은 물론, 최근까지 현장에 몸담았다. 현재 V-리그의 흐름을 가장 정확하게 꿰뚫고 있는 인물”이라며 “특유의 차분하면서도 날카로운 분석으로 시청자들에게 배구의 진면목을 전달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권영민 위원은 “감독직을 내려놓은 이후 조금은 휴식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했는데”라고 말한 뒤 “해설위원은 나에게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여러 팀을 볼 수 있다. 매력적이다. KBSN스포츠에서 좋은 기회를 주셨다. 감사하다. 준비를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고 중계를 해본다는 게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경험 아니겠나. 재미가 있을 것 같은데, 반대로 부담도 분명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설렘이 더 크다. 똑같은 배구라도 재밌게 알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감독직을 내려놓은 후 권영민 위원은 해설 준비에만 시간을 쏟는 게 아니다. 대학원 진학 준비, 영어 공부 등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권 위원은 “집에 영어책이 많다. 시간이 날 때마다 공부를 하고 있다. 대학원도 알아보고 있다. 스포츠심리학 쪽에 대해 공부를 해보려고 한다”라며 “당연히 배구 공부도 해야 한다. 배구 1급스포츠지도사, 국제배구연맹(FIVB) 코치 코스 레벨 과정도 알아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최천식 선배님, (최)태웅이 형, (윤)봉우 등 나보다 해설 선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싶다. 태웅이 형 빼고 다들 말을 잘한다(웃음). 저도 저만의 장점을 살려 팬들에게 좋은 정보 전달하겠다”라고 미소 지었다.

한국전력 지휘봉을 내려놓고 해설위원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권영민 위원. 2026년 3월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의 경기 도중 권영민 감독이 지시를 내리고 있다./한국배구연맹 제공 

‘여자배구 전설’ 양효진
“이제는 사회인, 현대건설 다른 팀 같다”

한국 여자배구의 전설인 양효진 위원은 권영민 감독과는 다르게 지난 시즌까지 선수로 활약했다. 2007-2008시즌 프로 데뷔 후 2025-2026시즌까지 현대건설 ‘원 클럽 우먼’으로 뛰며 통산 567경기 8406점 1748블로킹을 기록했다. 남녀부 통틀어 8000득점, 1700블로킹을 넘긴 선수는 양효진 위원이 유일하다.

또한 정규리그 MVP 2회, 챔프전 MVP 1회를 비롯해 2009-2010시즌부터 2019-2020시즌까지 11시즌 연속 블로킹 1위에 올랐다. 9시즌 연속 연봉퀸, 17시즌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고, 그의 등번호 14번은 현대건설 영구결번으로 지정됐다. 현대건설의 지금까지 3회 우승(2010-2011, 2015-2016, 2023-2024)을 견인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4강과 2020년 도쿄올림픽 4강 신화,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으로 국가대표로서도 늘 빛났다. 이제는 배구공을 내려놓고, 중계석에 앉아 마이크를 잡고 코트 밖에서 배구를 바라본다.

양효진 위원은 “솔직히 말하면 계속 운동을 했기에, 바로 일을 하기보다는 떨어져서 휴식의 시간을 가지려고 했다. 주위에서 조언도 듣고, 여유를 가지며 다음을 생각해 보려고 했다”라며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어릴 때부터 배구가 계속 떠오르더라. 그리고 운이 좋게 해설위원 제의가 들어오면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또 마냥 쉬는 것보다는 이제는 사회인이 되었으니까, 다른 일을 빠르게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주위의 조언도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KBSN스포츠는 양효진 영입 이유로 “국가대표와 V-리그를 모두 경험한 양효진 위원의 합류는 중계의 전문성을 한 차원 높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미희, 표승주(흥국생명), 이숙자(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코치) 등 선배 해설위원들이 해설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들었을 것이다. 어떤 해설위원이 되고 싶을까. 양 위원은 “말을 쉬지 않고 해야 하는 것 같다. 소위 말하는 오디오가 비지 않아야 한다(웃음). 계속 말을 해야 하고, 경기 내용도 잘 풀어서 팬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팬들이 가장 궁금해야 하는 게 있다. 과연 양효진이 20년 가까이를 몸담은 현대건설 경기를 어떻게 중계할지다. 현대건설은 다가오는 시즌 변화가 많다. 양효진이 은퇴하면서 미들블로커 한자리를 양효진 동기 배유나로 채웠다. 또한 아시아쿼터로 인도네시아 특급 메가, 외국인 선수로는 미국 출신의 아웃사이드 히터 조던 윌슨이 합류했다. 주전 절반이 바뀌었다.

양효진 위원은 “말 그대로 중계를 하는 거지, 평가를 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웃으며 “팀 컬러가 많이 바뀌었다. 기존 스타일과는 다를 것이다. 지금 구성만 봤을 때 다 안다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다른 팀이 되어서 나타날 것 같다. 궁금하다”라고 미소 지었다.

2025-2026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양효진이 마이크를 잡고 배구 팬들을 만난다. 2026년 4월 1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V-리그 시상식에서 양효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한국배구연맹 제공

두 해설위원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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