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성장을 먼저 챙기는 19년 차 베테랑 한선수 “자신감 얻는 대회가 되길”

이보미 기자

bboo0om@thevolleyball.kr | 2025-09-14 16:25:14

대한항공 베테랑 세터 한선수./KOVO

[더발리볼 = 여수 이보미 기자] 19번째 시즌을 앞둔 베테랑 세터 한선수는 본인보다 후배들 성장을 먼저 생각했다. 

대한항공 한선수는 14일 오후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B조 우리카드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3-0(25-17, 25-23, 25-18) 완승을 이끌었다. 

대한항공의 새 사령탑인 헤난 달 조토 감독 그리고 우리카드의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도 한선수를 언급했다. 

헤난 감독은 “오늘 토스 배분만 봐도 완벽했다. 심지어 세터 포지션이지만 블로킹도 좋은 선수다. 서브도 다양하게 잘 구사를 했다. 훌륭한 선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카드는 세터 이승원을 선발로 기용한 뒤 3세트에는 프로 2년 차인 2003년생 이유빈을 먼저 기용하기도 했다. 파에스 감독은 “아마 세터로서 뛰는 첫 공식 경기일 것이다. TV 중계도 하고 팬들 앞에서 뛴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었을 것이다. 토스 퀄리티는 기대했던 대로 해줬다”면서 “반대 코트에 있는 한선수와 비교하면 모든 면에서 이제 시작하는 단계에 있는 선수다. 많은 부분을 배웠을 것이다. 앞으로도 기대감이 크다”고 힘줘 말했다.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국가대표 선수들이 모두 빠진 가운데 김준호를 아포짓으로 세웠고, 서현일과 임재영이 함께 삼각편대를 구축했다. 미들블로커에는 김규민, 김민재가 투입됐다. 한선수는 득점원들을 고루 활용하며 공격수들을 빛나게 했다. 

한선수는 “경기 시작 전까지 이슈들이 많았다. 어제까지도 카일과 함께 연습을 했는데 (김)준호로 바뀌었다. 준호도 의욕이 있었고, 그 전에도 같이 훈련을 해왔다.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 훈련 때 힘들게 했던 것들을 경기장에서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던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헤난 감독이 올해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자마자 공격적인 배구를 강조했다. 한선수도 “지금도 숨이 턱끝까지 찰 때까지 훈련을 꾸준히 하고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 볼 운동 모두 열심히 했다”면서 “감독님이 처음 오셨을 때도 비시즌이 가장 긴 나라가 한국이라면서 모두가 버티려면 그 정도의 몸이 돼야 버틸 수 있다고 하셨다. KOVO컵 직전까지 빡세게 했다. 연습 경기가 더 쉬울 정도였다. 힘들지만 모두 즐겁게 뛰고 있다. 분위기도 좋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경기 중간 그리고 시즌 도중에도 힘든 상황이 나오기 때문에 그 상황을 계속 만들어서 연습을 한다. 선수들도 힘들지만 감독님 에너지가 워낙 좋기 때문에 신나서 끝까지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이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B조 첫 경기인 우리카드전에서 승리를 신고했다./KOVO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까지 빠진 상황에서 서현일-임재영 조합도 흥미로웠다. 한선수는 “처음에는 호흡이 안 맞았다. 계속적으로 밀어붙이고 꾸준히 훈련을 했다. 서로 얘기를 하고 타이밍을 맞춰가면서 맞았던 것 같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한선수에게도 변화가 큰 비시즌이다. 10년 동안 이어온 주장직을 내려놨다. 정지석이 캡틴으로 새 시즌을 이끈다. 한선수는 “작년보다 무릎 상태도 훨씬 좋아졌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하고 있다. 다치지만 않으면 괜찮을 것 같다”며 “이제 나이도 있고, 지석이가 팀 중심을 잡고 이끌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변하는 것은 없다. 옆에서 도와주자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내 것을 더 신경 쓸 수 있는 시간이 있지 않을까 싶다. 재밌다”며 밝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후배들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한선수는 “지금 뛰고 있는 선수들은 그동안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던 선수들이다. 내 욕심일 수도 있지만 이 대회를 통해 말 뿐인 성장이 아니라 V-리그 때도 출전할 수 있게끔 성장하고 자신감을 얻었으면 한다. 언제 들어가도 잘할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며 진심을 전했다. 

한편 14일 한국배구연맹(KOVO)은 외국인 선수는 물론 해외 클럽팀 없이 대회를 재개하기로 했다. 초청팀 태국 나콘랏차시마도 대회에 불참한다. B조 나콘랏차시마가 빠지면서 대한항공, 우리카드, 한국전력이 각축을 벌인다. 대한항공은 오는 18일 한국전력과 조별리그 2차전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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