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후보 엔트리 선수들도 못 뛴다, 사령탑들 “선수들 성장 기회로 삼겠다”

이보미 기자

bboo0om@thevolleyball.kr | 2025-09-14 13:39:27

한국배구연맹(KOVO)컵 대회 남자부가 14일 재개됐다./KOVO

[더발리볼 = 여수 이보미 기자]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가 극적으로 재개됐다. 14일 첫 경기는 대한항공-우리카드전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4일 오전 “오늘 새벽 국제배구연맹(FIVB)으로부터 남자부 대회를 조건에 맞춰 진행할 수 있음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조건은 4가지다. ‘KOVO컵은 정규리그와 관련하여 그 어떠한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 ‘KOVO컵을 위해 국제이적동의서(ITC)는 발급되지 않는다’, ‘외국 클럽팀이나 외국인 선수는 참가할 수 없다’, ‘2025 FIVB 배구 세계선수권 대회에 등록된 선수들은 KOVO컵 대회에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 등 조건부 승인을 받아 대회가 재개될 수 있었다. 

초청팀으로 한국으로 온 태국 나콘랏차시마도 대회에 불참한다. 

무엇보다 올해 세계선수권 후보 엔트리 25명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도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대한항공은 세계선수권 최종 명단에 포함된 아웃사이드 히터 정한용과 미들블로커 최준혁 외에 후보 엔트리에 등록된 정지석은 컵 대회에 나설 수 없다. 

우리카드도 마찬가지다. 현재 세터 한태준, 아웃사이드 히터 김지한은 세계선수권이 열리는 필리핀에서 대회 준비 중이다. 이 외 미들블로커 이상현과 아포짓 김동영 역시 컵 대회 출전이 불가하다. 

우리카드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은 “다른 팀도 마찬가지다. 모든 팀들이 우리의 일을 하러 이 곳에 왔다. 우리 선수들과 스태프까지 V-리그 전에 준비 과정을 점검하고자 한다. 새롭게 구성된 스태프가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해야 하는지도 체크하고 왔다”고 전했다. 

외국인 선수, 국가대표 선수들 모두 없이 대회에 나섰다. 우리카드는 아웃사이드 히터 알리 하그파라스트(등록명 알리)까지 이란 대표팀에 발탁돼 자리를 비웠다. 파에스 감독은 “스포츠도, 인생도 똑같다. 어려운 상황에서 성장을 원동력으로 삼아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동안 기회를 많이 받지 못한 선수들이 경기를 뛰면서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며 차분하게 말했다. 

한태준, 김지한, 알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파에스 감독은 “직접 눈으로 몸 상태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좋은 컨디션으로 팀에 합류하길 바란다. 세계선수권이라는 대회는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다. 다시 오지 않을 기회다. 놓치지 않고 성장해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외국인 선수 아라우조는 어제 컵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는 연락을 받고 굉장히 실망을 했다. 리그에 집중해서 몸 상태를 끌어 올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헤난 달 조토 감독은 “우리는 이런 상황에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 늘 경기가 이뤄진다고 생각하고 준비를 했다. 오늘 오전에 어떤 선수는 뛸 수 없다고 통보를 받았을 때도 동요하지 않았다. 우리한테는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개의치 않은 반응을 보였다. 

한편 KOVO는 남자부 잔여 경기를 모두 무료 관람으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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