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승 감독도 기대하는 유망주! 부용찬-정성현의 후계자 될까 “형들 같은 리베로가 되겠다”

상암=김희수 기자

volonta@thevolleyball.kr | 2025-11-04 12:48:11

인터뷰에 응한 강선규./상암=김희수 기자

[더발리볼 = 상암 김희수 기자] 역대 최다승의 베테랑 감독이 데뷔전부터 기대감을 표했다. 대형 유망주의 탄생일까.

지난 2024년, 중부대의 리베로로 3년 간 활약한 강선규는 얼리 드래프티로 신인선수 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현실은 냉담했다. 리베로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선발되지 못했고 강선규 역시 그 중 한 명이 됐다. 그러나 1년이 지나 강선규는 자신의 운명을 바꿨다. 2025-2026 KOVO 신인선수 드래프트에 재도전한 강선규는 3라운드 3순위로 OK저축은 지명되며 드래프트 재수에 성공했다.

그리고는 빠른 데뷔전까지 치렀다. 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치러진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의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후위 강화 교체 요원으로 코트를 밟았다. 

그토록 꿈꿔왔던 순간을 보내고 있는 강선규를 2025-2026 KOVO 신인선수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된 3일 상암 누리꿈스퀘어 대회의실에서 잠시 만날 수 있었다. 강선규는 “지난 시즌에 얼리 도전에 실패하고 나서, 스스로에게 실망했다. 다시 운동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 때 주변에 있는 분들이 다시 해보자고 말해줬다. 또 김대현 코치님이 좌절만 하지 말고 이유를 찾아서 고친 뒤 다시 도전하자고 해주신 게 힘이 됐다. 결국 이번 드래프트에서 뽑히니까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은 느낌도 들었고,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와서 좋았다”고 재도전을 결정한 때와 드래프트 당시를 돌아봤다.

드래프트 당시의 신영철 감독-강선규-권철근 단장./KOVO

이제는 OK저축은행의 선수가 됐지만, 4년 간 자신을 품어주고 키워준 중부대와 송낙훈 감독-김대현 코치에게도 큰 감사함을 느끼는 강선규다. 그는 “저는 아직 그렇게 훌륭한 선수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4년 동안 학교에서 운동선수 이전에 인간이자 학생으로서 갖춰야 할 본분을 가르쳐주신 덕분에, 운동선수로서도 이 정도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 정말 감사드린다”며 송 감독과 김 코치에게 감사를 전했다.

데뷔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강선규는 “첫 경기라서 긴장이 엄청 될 줄 알았는데, 막상 들어가니까 형들이 자신 있고 재밌게 해보자고 말씀해주셔서 힘이 됐다. 코트에 들어가니까 진짜로 재밌었다. 실수를 한 번 했지만, ‘오, 재밌다! 다시 해보자!’ 이런 마음이 들었다. 스스로에게 도움이 된 데뷔전이었다”고 설렜던 순간을 회상했다.

데뷔전 승리 후 단체사진을 찍은 강선규(왼쪽 다섯 번째)./KOVO

그날 경기가 끝난 뒤, 신영철 감독은 인터뷰실에서 “강선규가 볼을 툭툭 치듯이 받는 버릇이 있다. 이것만 고친다면 부용찬-정성현도 긴장해야 할 것 같다”고 강선규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머쓱한 웃음을 지은 강선규는 “프로에 와서 형들이랑 운동할 시간이 많진 않았지만, 그 잠깐 동안에도 진짜 많은 것들을 배웠다. 감독님께서 짚으신 부분 말고도 부족한 부분은 정말 많다. 열심히 배우고 노력해서 형들을 넘진 못하더라도 어깨를 나란히 해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OK저축은행의 첫 부산 홈 개막전도 임박한 가운데, 상대는 대한항공이다. 공교롭게도 강선규의 친동생인 강승일이 뛰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상황에 따라 코트 위 맞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강선규는 “동생이랑 사적인 얘기를 많이 나누지는 않는다. 하지만 경기를 뛰면 영상을 보면서 피드백을 나눈다. 대한항공전에서 적으로 만나면 어떨까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경쟁이지만 그 속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형제끼리, 그것도 같은 포지션으로 맞붙는 거 아닌가. 그 날이 오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강선규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우선 간간히 찾아오는 기회를 잘 살리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싶다. 나를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다. 좀 더 멀리 본다면, 지금의 (부)용찬이 형이나 (정)성현이 형처럼 믿을 수 있는 리베로가 되고 싶다. 팬 여러분들이 좋게 봐주시고, 응원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목표와 팬들을 향한 바람을 밝혔다. 부용찬-정성현이 수년 동안 지켜온 OK저축은행의 후방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또 하나의 유망주가 이렇게 기지개를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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