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 총출동’ V-리그 전초전 2025 KOVO컵 관전 포인트는?

심혜진 기자

cherub0327@thevolleyball.kr | 2025-09-11 12:00:54

2024 KOVO컵 경기 장면./KOVO

[더발리볼 = 심혜진 기자] 2025 여수 · 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가 13일 전라남도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개막한다. 13일부터 20일까지 남자부, 21일부터 28일까지 여자부 경기가 펼쳐진다. 새로운 유니폼을 입는 선수부터 새 외국인 선수 그리고 새롭게 팀을 지휘하는 감독까지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KOVO컵 관전 포인트를 짚어 보자.

외국인 선수 총출동
희비 엇갈리는 구단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외국인 선수들의 출전 여부다. 결론부터 말하면, 작년에 이어 이번 KOVO컵에도 외국인 선수가 뛴다. KOVO는 8월 11일 실무위원회를 열고 외국인 선수 출전 여부를 구단 자율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통상 7월과 8월 컵대회가 열렸는데, 지난해부터 9월에 개최하면서 외국인 선수가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와 다른 점이 있다면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여부다. 올해는 ITC를 발급받지 않아도 경기에 뛸 수 있다.

KOVO 이헌우 홍보팀장은 “일본, 베트남, 대만, 중동 등에서는 자국에서 이벤트 대회를 엄청 연다. 그런 대회에 외국인 선수들은 ITC 발급 없이 뛴다. KOVO컵 역시 이벤트성 대회로 여기고 ITC 발급 없이 외국인 선수가 뛰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번 컵대회에는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들까지 총출동할 전망이다. 남자 국가대표 선수들의 세계선수권 대회 불참으로 인한 공백을 메우기 위한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9월 세계선수권 일정으로 인해 남자부 주축 선수들의 컵대회 출전이 어려워졌다.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출전으로 경기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 깔렸다. 남녀부 구단들은 컵대회가 오는 10월 18일에 개막하는 V-리그 한 달 전에 열리는 만큼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의 실전 경기력을 점검할 수 있는 시험 무대로 활용할 수 있다. 

지난 2024-2025시즌 트레블(컵대회 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한 남자부 최강 현대캐피탈은 ‘쿠바 특급’ 레오와 아시아쿼터 바야르사이한 듀오를 컵대회부터 출전시킨다. 대한항공은 외국인 공격수 카일 러셀과 리베로 이가 료헤이가 나선다. 여자부에서는  현대건설 새 외국인 선수 캐리 가이스버거와 아시아쿼터 자스티스 야구치 듀오를 컵대회부터 시험 가동한다. 흥국생명은 외국인 선수 레베카 라셈과 아시아쿼터 피치의 동시 투입을 고려 중이다.

반대로 불가피하게 외국인 선수의 경기력을 점검하지 못하는 구단도 있다. 일부 외국인 선수들은 자국의 국가대표로 뽑혀 9월 12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세계선수권 출전 명단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특히 남자부 구단에서 대표팀 차출이 많이 나왔다. 한국전력 쉐론 베논 에반스(캐나다), 삼성화재 미힐 아히(네덜란드), OK저축은행 디미타르 디미트로프(불가리아) 등은 국제대회 출전으로 인해 컵대회에서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여자부에서는 정관장 아시아쿼터 위파위가 왼쪽 무릎 십자인대 수술을 받고 재활을 마쳤지만 컵대회 출전보다는 V-리그 일정에 맞추려 한다.

삼성화재 아히./KOVO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출발하는 선수들
이번 비시즌 배구계를 달군 뜨거운 소식은 베테랑들의 이적이었다. 특히 여자부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대표적으로 김희진, 황연주 그리고 임명옥이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김희진은 IBK기업은행을 떠나 현대건설로 향했다. 황연주는 현대건설과 결별하고 한국도로공사에 둥지를 틀었다. V-리그를 대표하는 리베로 임명옥은 한국도로공사에서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했다. 이들은 V-리그 여자부에서 굵직한 커리어를 써내려 왔다. 특히 김희진과 황연주는 한 팀에서 15년 이상의 긴 세월을 함께 보낸 아이콘이다. 김희진은 창단 2년 차였던 2012-2013시즌 첫 통합 우승 주역으로 우뚝 섰다. 또 2014-2015시즌부터 2016-2017시즌에 이르기까지의 ‘V3’를 모두 함께 했다. 말 그대로 IBK기업은행의 산증인이었다. 황연주 역시 큰 존재감을 보였다. 2010년 FA 이적으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었던 황연주는 이적 첫 해 2010-2011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구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고, 2015-2016시즌 ‘V2’에도 기여했다. 임명옥은 2019-2020시즌부터 7년간 전성기 기량을 유지하며 2024-2025시즌까지 6시즌 연속 ‘베스트 7’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시즌 수비, 리시브, 디그 1위를 모두 휩쓸었다. ‘최리(최고의 리베로)’라는 애칭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이들이 새 팀으로 이적하게 된 것은 기존 팀 내 입지 때문이다. 김희진은 무릎 수술 뒤 출전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다. 경기력 유지에 어려움을 겪은 그는 다시 도전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이적을 택했다. 황연주 역시 마찬가지다. 구단 전력 구상에서 배제됐고, 코치직을 제안 받았다. 현역 연장을 택했고, 한국도로공사로 향하게 됐다. 임명옥도 상황은 같았다. 한국도로공사에서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고 은퇴 직전까지 몰렸다. IBK기업은행이 내민 손을 잡고 현역 연장에 성공했다.

세 선수는 각 팀에 합류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희진은 지난 7월 충북 단양에서 열린 2025 한국실업배구연맹&프로배구 퓨처스 챔프전을 통해 현대건설 데뷔전을 치렀다. 황연주와 임명옥은 컵대회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본격적으로 동료들과 손발을 맞추고 있는 만큼 여수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일지 궁금하다.

남자부에서도 굵직한 이적이 나왔다. A등급 아웃사이드히터 3명이 연쇄 이동했다. 최대어 임성진이 총액 8억5000만 원(연봉 6억5000만 원+옵션 2억 원)에 계약하며 한국전력에서 KB손해보험으로 이적했다. 2024-2025시즌 한국전력 소속으로 득점 7위(484점), 공격 종합 10위(45.99%)를 기록했다. 또 수비 3위(세트당 4.13개), 디그 4위(세트당 1.84개)에 오르는 등 수비에서도 고른 활약을 펼쳤다. 송명근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계약기간 2년, 총액 9억 원(연봉 4억2000만 원+옵션 3000만 원) FA 계약을 맺고 우리카드를 떠나 삼성화재로 둥지를 틀었다. 2013년 1라운드 4순위로 러시앤캐시(현 OK금융그룹)에 입단한 그는 2014-2015시즌, 2015-2016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기여했다. 트레이드로 우리카드로 이동했고, 지난 시즌도 31경기 73세트 출전 공격성공률 55%를 마크하며 맹활약했다. 연쇄 이동의 방점은 김정호가 찍었다. 김정호는 2017-2018시즌 신인 드래프트 때 2라운드 4순위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었으나 2018년 11월 KB손해보험으로 이적했다가 2022년 11월 황경민과 트레이드로 삼성화재에 복귀했다. 지난 시즌 34경기에 출전해 339점, 공격성공률 49.49%를 적어냈다.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한 그는 총액 6억 원(연봉 5억 원+옵션 1억 원)에 도장을 찍고 삼성화재에서 한국전력으로 이적했다. 

세 선수 중 여수에서는 김정호의 플레이만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국가대표로 차출됐던 임성진은 무릎 부상으로 낙마해 소속팀에 돌아왔다. 송명근 역시 부상으로 인해 컵대회 출전이 어렵다. 김정호는 7월말 하동 전지훈련을 다녀온 뒤 본격적으로 팀원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여수에서 레드 유니폼을 입은 김정호가 코트를 누빌 것으로 예상된다.

요시하라 감독./KOVO 신영철 감독./KOVO

새 지휘봉을 잡은 사령탑이 선보일 무대는
남자부 대한항공과 OK저축은행은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다. 대한항공은 3연속 외국인 감독을 데려왔다. 브라질 출신 헤난 달 조토 감독을 선임했다. 해난 감독에게는 우승 탈환과 함께 세대교체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기존의 한선수, 유광우, 곽승석 등의 베테랑과 함께 지난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합류한 김관우, 최준혁 등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 

지난 시즌 최하위로 추락했던 OK저축은행은 ‘봄배구 전도사’ 신영철 감독을 선임했다. 명세터 출신의 신 감독은 특히 세터 이민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특히 트레이드로 전광인을 데려오면서 공격력에 보강을 이뤘다. 2013-2014시즌 한국전력에서 사제지간으로 만난 바 있다. 신 감독은 전광인 영입과 함께 최하위였던 팀을 정규리그 3위까지 끌어올렸고, 전광인은 그해 신인상까지 받으며 화려한 데뷔 시즌을 보냈다. 시간이 흘러 8년 만에 OK저축은행에서 재회하게 됐다. 신 감독과 전광인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를 모은다. 

여자부에선 6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한 흥국생명이 눈에 띈다. 흥국생명은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의 후임으로 일본 출신 여성 사령탑인 요시하라 도모코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흥국생명 역시 2연속 외국인 감독을 데려왔다. 요시하라 감독은 현역 시절 레전드 미들블로커였고, 지도자로서도 풍부한 경험을 갖췄다. 흥국생명은 ‘배구 여제’ 김연경이 은퇴하면서 전력 누수가 크다. 얼마만큼 그의 공백을 메울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요시하라 감독은 ‘다이나믹’이라는 단어를 강조하고 있다. 그만큼 박진감 있는 배구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새롭게 팀을 맡은 감독들은 지난 7월 2025 한국실업배구연맹&프로배구 퓨처스 챔프전에서 작전판을 들지 않았다. 코치들에게 기회를 줬다. 공식적인 감독 데뷔전은 컵대회가 될 예정이다. 어떤 선수를 어떤 상황에 기용하고 어떤 전략을 쓸지 컵대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KOVO컵은 V-리그 전초전으로 불린다. 구단별 새 시즌 전략을 엿볼 수 있다. 또 새롭게 기회를 받아 출전해 좋은 활약을 보이는 깜짝 스타가 탄생할 수도 있다. 이번 컵대회에서 팬들의 눈을 사로잡는 선수가 나올지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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