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고공행진의 일등공신' 아시아쿼터 자스티스의 성공적인 V-리그 도전 [FAN Q&A]
심혜진 기자
cherub0327@thevolleyball.kr | 2026-04-04 10:27:35
[더발리볼 = 심혜진 기자] 일본 출신 아웃사이드히터 자스티스는 2025-2026시즌 현대건설의 지명을 받아 V-리그 무대를 밟았다. ‘토종 에이스’ 정지윤의 부상 이탈에도 현대건설이 흔들림 없이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의 지분이 크다. 최약체 평가를 뒤집고 봄 배구 진출에도 성공했다. 이렇게 자스티스의 V-리그의 첫 시즌은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아쉬운 정규리그 2위
“우리 팀의 장점은 기복이 없다는 점이에요”
Q. 3월 13일 한국도로공사가 1위를 확정했어요. 아쉽지 않았어요?
다른 팀 경기는 저희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아쉽지만 받아들여야죠. 1위로 통과할 수 있는 몇 번의 찬스가 있었는데 살리지 못한 건 저희가 조금 부족한 탓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래도 우승 기회는 남았으니 찬스를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Q. 사실 시즌 전만 해도 현대건설은 최약체 평가를 받았는데요. 이러한 평가를 뒤엎고 플레이오프에 가게 됐어요. 기분이 어떤가요?
인터뷰 때마다 이 질문이 나왔던 것 같네요(웃음). 제가 외국인 선수이기 때문에 우리 팀이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저에 대한 평가가 어땠는지 잘 알지 못했어요. 그래서 더 신경 안 쓰고 잘해왔던 것 같아요. 우리 팀의 장점은 기복이 없다는 점인데요. 베테랑 선수들이 조금 많고 경험치가 있는 선수들이 많다 보니 코트 안에서 침착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만의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었기에 봄 배구가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Q. 어린 시절 이야기를 먼저 해보려 해요. 자스티스 선수는 어떤 아이였나요?
제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려니 조금 쑥스럽네요. 저는 조용한 아이였어요. 가족들이나 친한 친구들 사이에 있을 땐 꽤 시끄러운 친구였는데, 밖에 나가거나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 있으면 조용했습니다. 성인이 되고 난 후에는 낯을 가리는 게 실례라고 생각해서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조금씩 개선해 나가려고 노력했어요.
Q. 어떻게 배구를 시작하게 됐는지도 궁금하네요.
친구 따라서 하게 됐어요. 초등학교 2학년 시절이었죠. 연습도 힘들고 쉬는 날도 없었지만, 그럼에도 계속했던 이유는 그 친구 때문이었어요. 같이 하는 게 좋았거든요.
Q. 2018년 일본 JT마블러스에 입단했어요. 프로 첫 팀이었죠?
젊을 때는 힘든 일을 많이 겪는다고 하지만 그때는 어리다 보니 너무너무 배구를 못했어요. 또 배구를 따라가는 것도 힘들었죠. 솔직히 지금 다시 돌아보는 게 힘들어요. 지금 배구 생활이 더 재밌는 것 같아요.
Q. 당시 사령탑은 현재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고 있는 요시하라 도모코 감독이었어요. V-리그에서 다시 만나 반가웠을 것 같아요. 자스티스 선수에게 요시하라 감독은 어떤 지도자였나요?
이렇게 한국에서 배구할 수 있었던 것은 탄야마(흥국생명 수석코치)와 요시하라 감독님 덕분이에요. 그분들의 지도가 있었기 때문에 배구 선수 인생을 이어갈 수 있었죠. 그분들의 지식, 스킬, 지도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고 봐요. 프로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어요. 지금 상대편으로서 같이 한국에 있지만 그런 지도 덕분에 이상한 플레이를 하지 않는 것 같아요(웃음).
Q. 이후엔 몽골 리그로 진출했어요. 어떻게 몽골 리그로 가게 됐나요?
JT에서 나와서 배구를 그만두려고 했고, 은퇴까지 생각을 했습니다. 배구를 아예 그만두고 1년간 쉰 적이 있는데, 그때 여행을 많이 하고 친구들과 많이 놀았어요. 배구를 하면서 못 했던 것들을 많이 하려고 했죠. 그 후 뭐 하고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을 때 선배 배구 선수가 몽골 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아르바이트 같은 느낌으로 조금이라도 가서 해보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몽골 리그를 선택하게 됐어요.
Q. 몽골 리그에서의 2년이 자스티스에겐 어떤 배구 생활이 됐나요?
몽골 리그는 3~4개월의 짧은 시즌이에요. 타이트한 스케줄로 되어 있죠. 배구를 1년간 쉬었기 때문에 힘들긴 했지만 젊음의 힘으로 이겨냈어요. 아무래도 한국이나 일본보다 몽골 리그가 레벨이 낮아서 많은 준비를 하지 않았음에도 잘 된 것도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해요. 환경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좋은 코치나 지도자분들이 계속 들어오면 레벨 업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을 거라고 봅니다.
Q. 그리고 한국에 왔습니다. V-리그에 도전하게 된 배경이 궁금해요.
몽골에서 2년간 하면서 배구를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느꼈던 것 같아요. 한국 트라이아웃에 대한 이야기를 에이전트로부터 들었고, 막 엄청 가고 싶다는 간절함은 아니었지만 한국 리그에 가면 제 배구 실력을 상승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도전했어요.
Q.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트라이아웃에서 현대건설이 지명했을 때 기분은 어땠어요?
정말 놀랐죠. 사실 트라이아웃에 일본 선수들이 많이 도전을 했고,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는 선수들도 있었기 때문에 저는 안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마지막쯤에 제 이름이 불려서 너무 놀랐어요.
Q. 한 시즌 돌아보니 어땠나요? 아무래도 이렇게 시즌이 길었던 건 처음이었죠?
일본에서도 긴 리그를 경험해 봤지만, 리그 처음부터 끝까지 코트 안에서 주전으로 뛰는 건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처음에 체력적인 문제, 부상 이런 부분들에 대한 걱정이 컸죠. 지금 돌아보면 문제없이 잘 끝낼 수 있어서 다행인 것 같아요.
Q. 한국, 일본, 몽골 리그는 각각 어떤 차이점이 있던가요?
몽골은 한국, 일본과 완전히 달라요. 리그 기간 자체가 짧기도 하고 레벨도 낮죠. 솔직히 선수들이 프로라는 느낌은 없어요. 그래서 외국인 선수들이 가면 조금 더 실력 차를 느낄 것 같아요. 물론,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한국과 일본을 비교해 보자면 일본이 레벨이 조금 더 높죠. 외국인 선수들도 마찬가지예요. 큰 차이점은 한국 리그가 조금 더 팬들이 많고 서포트를 해주시는 분들도 많아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라든지 팀 홍보하는 방식이 일본과 많이 달라요. 또 배구를 TV에서 많이 볼 수 있고, 재방송도 많이 해줘요. 일본에서도 (중계를) 많이 해주면 좋겠네요. 기술적인 부분은…음…생략하겠습니다(웃음). 좀 말하기가 무섭네요.
Q. 세터 김다인 선수와는 어떻게 호흡을 맞춰 나갔나요?
연습부터 제대로 맞춰서 가는 게 중요하죠. 최근에는 토스를 올려 달라고 큰 목소리로 부른다든지 이런 연습을 많이 했어요. 리그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이제는 호흡이 어느 정도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노력했는데 지금 그 부분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다인 언니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분명 제 잘못으로 득점이 되지 않았는데 언니는 꼭 자기가 토스를 잘못했다고 해요. 그런 모습을 안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내가 왜 서브 1위지?”
Q. 이번 시즌 서브 1위에 이름을 올렸어요.
서브 같은 경우 ‘왜 제가 저 순위에 올라 있지’라고 생각해요. 사실, 서브를 꽤 못했거든요. V-리그에서 잘 되고 있어서 신기해요. 리시브와 디그는 팀에서 저에게 기대하는 부분이고 좋아하는 플레이기 때문에 랭킹에 들어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리시브 3위에 오른 데는 동료들의 도움이 컸죠. 그래서 동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Q. 반대로 ‘이 기록이나 성적은 아쉽다’ 하는 부분이 있어요?
블로킹이죠. 블로킹을 못한다는 생각은 없었으나 랭킹에 들 만큼은 못했어요. 최근 경기를 돌이켜보면 블로킹을 이용한 플레이 같은 게 좋아지고 있어서 남은 경기에서 블로킹에 대해 조금 더 연구하고 좋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볼게요.
Q. 이번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요.
2월 28일 IBK기업은행전이요. 지상파에서 중계했어요. 그때 제가 백어택을 한 번 때렸는데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이라 제대로 성공한 적이 있어요. 여름부터 연습을 해왔는데 때릴 찬스가 없었어요. 리스크가 있는 플레이기도 하고 세터와 호흡도 중요한 플레이다 보니 신뢰 관계가 중요한데 딱 성공해서 좋았어요. 정말 중요한 큰 1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웃사이드히터들의 백어택 완성도가 높아진다면. 조금 더 팀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Q. 롤 모델이 있나요?
고등학생 때 브라질 대표팀의 가비 선수를 좋아했어요. 그런 스파이크를 때리고 싶다기보다 조직적인 플레이를 보면서 재밌다는 생각을 했고, 조금 더 따라 해보려고 연습 때도 해봤어요. 남자 배구 플레이도 많이 보는 편이에요. 일본 경기뿐만 아니라 해외 경기도 많이 봅니다.
Q. 남자 배구 혹은 해외 배구의 어떤 플레이에 집중했나요.
남자 배구에서는 스킬의 폭이 넓고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많아서 그런 부분을 많이 봤어요. 프랑스 선수들도 많이 봤네요. 아무래도 제가 키가 작은 아웃사이드 히터다 보니 신장이 엄청 크고 위에서 때리는 스타일은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수비나 여러 가지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스타일의 선수들을 많이 봤습니다.
Q. 만약 배구 선수가 아니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었을지 상상해 봤어요?
초등학생 때는 네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 미용 쪽에 관심이 많았어요. 고등학생 때는 저만의 회사를 만들고 싶었죠. 저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선생님께 말씀드렸지만 그런 거는 배구 그만두고 해도 할 수 있다는 답변이 왔죠. 배구에 집중하라고 하셔서 배구에 집중했어요(웃음).
Q. 한국과 일본은 멀지 않은 나라라 생활하는 데 있어서 익숙한 부분도 있었을 것 같고, 반대로 완전히 다른 부분도 있었을 것 같아요.
생활적인 측면에선 큰 문제가 없어요. 음식도 다 맛있고, 일본 음식도 쉽게 구할 수 있죠. 그래서 생활하는 데 있어선 큰 스트레스 없이 지내고 있답니다. 한국은 귀여운 게 많은 것 같아요. 카페도 귀엽고 그런 공간에 있는 걸 좋아해요. 거기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리플래시가 되더라고요.
Q. 인터뷰를 보니깐 자스티스 선수만의 회복 비법이 있더라고요. 사우나와 때밀이라고 들었어요. 저와 비슷한데요^^
일본은 매일 욕조에 들어가서 피로를 푸는 게 문화예요. 시합 끝나자마자 욕조에 들어가서 근육을 풀어줘요. 그러면 수면의 질이 달라지죠. 한국에는 그런 문화가 아니어서 비슷한 걸 찾다 보니 사우나가 있는 거예요. 그렇게 근처에 있는 사우나에 가게 됐습니다. 주 1회 정도 가는 것 같아요. 사우나에서 친구를 만들어서 그 친구 스케줄에 맞춰 간답니다.
Q. 자스티스에게 배구란?
일본에서는 즐길 수 없었어요. 참고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1년간 쉬는 기간을 가졌죠. 그 이후 다시 배구를 시작했을 때는 제2의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배구가 제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전부라고 생각하면 좋아하는 걸 하고 있음에도 한 번 싫어지면 너무 힘들고 헤어 나올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그런 압박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 아르바이트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아르바이트라고 해서 절대 배구를 가볍게 생각하는 건 아니랍니다! 제 전부라는 생각을 떨치려는 제 마음가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팬들이 묻고 자스티스가 답하다!
Q. 자스티스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는 뭔가요?(@92439e43)
핫초코요. 우유를 마시면 바로 배가 아파요. 초코를 좋아해서 핫초코를 많이 마시는 것 같아요. 따뜻한 아메리카노는 경기 전에 마시고요.
Q. 가장 자주하는 한국말은 무엇인가요?(@92439e43)
‘아 진짜 어떡해. 짜증나’ 이런 말을 자주 하는 것 같은데요(웃음). 제가 이상한 거 할 때마다 주변 사람들이 장난식으로 ‘얘 진짜 짜증 난다’라는 말을 많이 해요.
Q. 현대건설 선수들과 함께하면서 가장 많이 웃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요?(@heejin_heegle)
예림 언니와 있을 때 많이 웃는 것 같아요. 그런데 왜 그렇게 웃었는지 생각이 잘 나지 않아요. 같이 있으면 즐거워요. 아! 하나 생각이 났어요. 제가 타투를 하고 싶다고 언니들한테 상담을 받았는데 예림 언니와 희진 언니, 효진 언니한테 많이 혼났어요. 언니들의 반응이 너무 웃긴 거예요. 그래서 크게 웃었던 기억이 있네요.
Q. 아쉽게도 올 시즌이 끝나면 양효진 선수와 정든 코트를 떠나게 됐는데. 함께 뛰어본 동료로서 양효진 선수를 어떤 선수로 기억될 것 같나요?(@donghahaha)
플레이도 플레이지만 사람 자체가 대단해요. 모두에게 이렇게 박수받으면서 은퇴하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한국 배구를 많이 보지 못하고 V-리그에 왔는데, ‘(김)희진 선수나 효진 선수를 보고 더 빨리 한국에 왔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두 선수의 전성기를 조금 더 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정말 친절하고 실력도 최고인 레전드로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Q. 만약에 한국에서 또 뛸 기회가 주어진다면 뛸 의향이 있을까요?(@92439e43)
현대건설 팀이면 당연하죠. 저의 다음 스텝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뛰고 싶어요.
Q. 내년에도 현대건설에서 뛴다는 가정을 하고, 김다인 선수가 올 시즌 끝나면 FA인데 (잔류를) 설득하실 건가요?(@thevolleyball_official)
당연히 같이 하고 싶다고 말해야죠. 하지만 다인 선수의 선택도 존중할 것 같아요. 다인 선수의 인생이잖아요.
Q. 한국에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요. (@thevolleyball_official)
부산이요! 인스타그램을 보면 ‘와 여기 카페 멋지다. 가보고 싶다’라고 생각한 곳을 보면 다 부산에 있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가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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