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조 1위 싸움,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의 경계 “한선수가 훨씬 좋아졌다”

이보미 기자

bboo0om@thevolleyball.kr | 2025-09-17 12:13:44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KOVO

[더발리볼 = 여수 이보미 기자]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과 한국전력이 조 1위 자리를 놓고 싸운다.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에 당초 남자부 8개 팀이 참가할 예정이었지만 6개 팀만 남았다. 앞서 14일 대회 취소 결정 이후 9시간 만에 재개됐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대회 도중 국제배구연맹(FIVB)으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 초청팀 참가 불허로 인해 태국의 나콘랏차시마가 대회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여기에 필리핀에서 열리고 있는 FIVB 세계선수권 후보 엔트리 25인 출전 불가로 현대캐피탈은 “뛸 선수가 없다”며 중도하차했다. 현대캐피탈은 부전패 처리된다. 

결국 조별리그 A조에서는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이 2승을 챙기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KB손해보험과 현대캐피탈은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17일에는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이 조 1위 자리를 놓고 조별리그 최종전을 펼친다. 

B조에서도 대한항공, 한국전력, 우리카드가 각축을 벌였다. 2패를 기록한 우리카드는 일찌감치 대회를 마감했고, 오늘 18일에는 대한항공과 한국전력의 맞대결이 예정돼있다. 

한국전력은 16일 우리카드와 대회 첫 경기에서 3-0 승리를 거두며 단번에 4강에 안착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전력은 “팀 전체 훈련 중 김주영과 훈련이 70%를 차지한다”고 할 정도로 2004년생 세터 김주영 키우기에 공을 들였다. 우리카드전이 끝난 뒤 권영민 감독은 “주영이가 연습한 것에 비하면 절반도 못했다. 대한항공전에서는 더 좋은 플레이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아쉬움을 남겼다. 

김주영은 고교 시절까지 공격수와 세터 포지션을 동시에 소화할 정도로 높이와 공격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선수다. 올해는 김주영의 장점을 살리는 것을 우선으로 고려했다. 권 감독은 “김정호, 서재덕이 있어 빠르게 플레이를 하려고 했는데 주영이한테는 맞지 않더라. 워낙 점프력도 있고 높이도 장점이다. 공격수들이 다소 힘들 수는 있지만 세터가 중요한 포지션이니 주영이가 편안하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세계 배구의 흐름은 빠르게 플레이를 하는 것이지만 선수에게 맞지 않는 것을 이어가다보면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10월에는 세터 하승우도 들어온다. 하승우는 빠른 플레이를 하는 세터다. 두 세터의 공존이 팀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시즌 구상에 대해 전했다.

2025년 새 조합으로 나선 한국전력./KOVO 대한항공 선수단./KOVO

남자부 대회 4강 진출팀이 가려진 가운데 A조 1위 팀은 B조 2위 팀을, A조 2위 팀은 B조 1위 팀과 4강전에서 한 판 승부를 펼친다. 

한국전력은 조별리그 2차전 상대인 대한항공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권 감독은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가 작년보다 훨씬 좋아졌다. 출전 기회가 많지 않은 공격수들이 빛날 수 있었던 것은 토스워크가 좋았기 때문이다. 서브로 상대를 공략해서 2명의 블로커들이 따라갈 수 있게끔 경기를 만들어야 한다. 반대로 대한항공의 좋은 서브를 얼마만큼 받아낼지 그리고 우리 공격 성공률을 올리는 것이 관건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한항공은 공격적인 배구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우리카드전에서도 강한 서브와 공격력을 드러내며 3-0 완승을 거뒀다. 3세트에는 미들블로커 김규민도 스파이크 서브로 득점을 챙겼다. 대한항공 헤난 달 조토 감독은 “한국 배구의 수비는 세계 탑 수준이다. 이를 뚫는 방법은 더 좋은 공격, 서브 밖에 없다. 이 때문에 비시즌 체력 관리에 집중했다”면서 “규민이의 경우 플로터 서브도 좋지만 미들블로커가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얘기를 했다. 특히 볼을 터치하는 미팅이 좋은 선수다.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을 했다”며 구체적으로 말했다. 

대한항공전을 앞둔 베테랑 리베로 정민수도 상대 서브를 언급했다. 그는 “대한항공 서브가 강하다. 서브도 서브지만, 전력 자체가 좋다. 우리는 여기에 주눅 들지 않고, 우리만의 끈끈함과 쾌활함을 보여준다면 그 분위기로 흐름을 가져올 수 있다”며 굳은 결의를 드러냈다. 

19년 차 베테랑 한선수와 성장 중인 김주영의 맞대결, 그리고 새 조합으로 나선 두 팀의 팀워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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