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Get out!” 파에스 호통에 팬들도 웃었다...알리 “디미트로프와 신경전? 흔히 일어나는 일”

이보미 기자

bboo0om@thevolleyball.kr | 2025-10-25 06:03:07

[더발리볼 = 장충 이보미 기자] 우리카드 알리와 OK저축은행 디미트로프가 네트를 사이에 두고 신경전을 펼쳤다. 알리는 “경기 중에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그만큼 모두가 배구에 진심이었다”고 설명했다. 

알리는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1라운드 OK저축은행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24점 활약을 선보였다. 서브와 블로킹으로도 각각 3, 2점을 올렸다. 25.76%의 공격 비중을 가져가면서, 공격 효율은 41.18%로 높았다. 리시브 효율도 31.43%로 준수했다. 

다만 알리는 3세트 21-24 이후 경고를 받았다. 상대 디미트로프 공격 상황에서 단독 블로킹을 성공시킨 뒤 디미트로프를 바라봤다. 이에 디미트로프도 참지 않았다. 배구에서는 상대팀을 보며 득점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다. 배구에서 지켜야 하는 불문율이다. 

알리는 디미트로프와 신경전을 펼친 이후에도 주심과 선수들을 향해 말을 꺼내기도 했다. 결국 우리카드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이 나섰다. 장내가 조용해진 순간 파에스 감독이 “알리! Get out!”을 외쳤고, 알리는 곧바로 감독에게 다가가며 감정을 추스르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지켜본 관중들도 웃었다. 

이후에는 알리가 먼저 디미트로프에게 손을 내밀었고, 관중의 환호와 함께 디미트로프도 손을 맞잡았다.

경고를 받은 우리카드 알리./KOVO 우리카드 알리와 OK저축은행 디미트로프./KOVO

경기 후 파에스 감독은 “이란(알리) 선수나, 불가리아(디미트로프) 선수들은 감정적인 면이 있다. 그 선수들이 부딪친 거다. 놀랍다는 생각은 안 했다. 물론 우리 플레이에 집중하는 게 더 좋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런 에피소드가 알리에게는 조그마한 스파크가 되는 것 같다”며 상황을 돌아봤다. 

파에스 감독은 알리를 잘 아는 사령탑이다. 이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때부터 알리와 함께 했다. 한국에서는 두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그는 “비유를 하자면 알리는 호랑이 같다. 잠자는 호랑이를 건드리면 큰일이 난다”면서 “그래도 알리는 반대로 잘 안 풀릴 때 와서 얘기를 한다. 그러면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여러 가지 조언을 해준다”고 설명했다. 

알리는 2004년생으로 아직 패기가 앞서는 나이다. 이들을 다독이고 이끌어가는 것 또한 감독의 역할이다. 

팀의 개막 2연승을 이끈 알리는 “언제나 팀에 에너지를 주고 싶었다. 경기 중에도 소리를 지르고 그랬다. 늘 경기는 전쟁 같은 거다. 늘 이기려고 한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디미트로프와 신경전에 대해서는 “디미트로프도 내 연타 공격을 받고 나서 쳐다봤다. 어찌됐든 어느 경기에서나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일반적인 일이다. 그만큼 모두 배구에 진심이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감독님이 날 불렀을 때 돌아가지 않았다면 우리 팀에 피해를 줬을 거다. 팀원들의 멘털도 흔들렸을 거다. 이를 원하지는 않았다. 또 감독님은 우리 선수단에서 가장 윗사람이다. 감독님의 말은 꼭 들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우리카드 알리./KOVO

알리도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지난 9월 이란 국가대표로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선수권 일정을 소화하고 새 시즌에 돌입했다. 알리는 “비시즌 동안 쉬지 못해서 힘든 건 맞다. 하지만 팀이 날 필요로 한다는 걸 알고 있다. 나도 팀의 일원으로서 도움이 되고 싶다”면서 “결국 멘털이 제일 중요하다. 물론 한국에서는 다른 리그에서 쓰지 않는 전술들도 있어서 적응하는 데 쉽지 않다. 지금도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고의 결과, 즉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며 강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모든 팀들이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전쟁 같은 시즌이 될 것 같다”며 예측불허의 시즌을 예고했다. 

[ⓒ 더발리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