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편파중계는 처음이지?’ 우리카드가 배구를 알리기 위한 방법

이정원 기자

2garden@thevolleyball.kr | 2025-12-04 06:41:00

우리카드는 2020-2021시즌부터 편파중계를 통해 배구 팬들과 만나고 있다. 한 시즌, 한 시즌을 거치면서 우리카드만의 특색 있는 마케팅으로 자리 잡았고, 올 시즌 돌아온 정인영 아나운서와 함께 뜨거운 인기를 보여주며 배구 팬들과 호흡하고 있다. 우리카드만이 할 수 있는 편파중계, 그 매력은 무엇일까.

코로나19로 인해 기획
우리카드는 팬들을 먼저 찾았다
우리카드가 처음 편파중계를 기획한 건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이었다. 당시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올 수 없게 되자, ‘어떻게 하면 팬들이 경기장에 온 것처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편파중계로 배구 팬들과 만나고자 결심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경기장에 올 수 없는 팬들이 온라인에서도 함께 응원할 수 있다면, 그곳 또한 우리의 홈경기장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구단은 단순한 중계가 아닌, 팬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응원할 수 있는 ‘온라인 응원 공간’을 만들자는 취지로 편파 중계를 기획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2020-2021시즌 김범용 MC와 구단 치어리더를 시작으로 2021-2022시즌 김범용 MC와 우리카드 창단 멤버 김시훈, 2022-2023시즌 김범용 MC-김시훈 콤비에 팬 참여, 2023-2024시즌 SOOP 파트너 스트리머 소대수 캐스터, 2024-2025시즌 비치발리볼 국가대표 신지은과 여자배구 출신 시은미가 진행을 맡았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김범용MC의 재치 있는 입담과, 구단 응원을 누구보다 잘 아는 치어리더들의 열정이 더해져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김시훈은 선수 출신다운 전문성과 전술 이해도를 살려 응원의 깊이를 더했다. 배구 팬뿐만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도 경기 이해도를 높일 수 있던 시즌이었다. 팬들 사이에서 가장 뜨겁게 사랑받았던 시기 중하나”라며 “2022-2023시즌에는 팬이 함께 참여하며 팬과의 소통 중심으로 발전했다. 해당 시즌은 구단이 먼저 팬들에게 다가가는 형태의 중계로 진행했다. 유니폼, 사인 굿즈 등을 제공하며 팬들의 의견을 직접 반영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소대수 캐스터는 SOOP 플랫폼 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는 진행자답게, 인터넷 방송 특유의 소통력과 에너지를 녹여냈다. 덕분에 기존 배구 팬뿐 아니라 SOOP 이용자 기반의 신규 팬층이 대거 유입되며, 우리카드 배구단의 온라인 인지도를 크게 확장한 시즌이었다”라며 “시은미-신지은 같은 경우는 여성 배구 팬층이 자연스럽게 유입됐다. Wavve 예능 프로그램 ‘여왕벌 게임’, 유튜브 ‘꽉 잡으면 어떠신지은’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활약한 신지은의 폭넓은 팬층을 확보했다. 시은미는 선수 경험을 살려 남녀 배구의 차이와 기술적 요소를 쉽게 설명했고, 신지은은 젊은 여성 팬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새로운 팬덤을 이끌었다”라고 바라봤다.

그리고 올 시즌, 돌아온 스포츠 여신 정인영 아나운서와 함께 소위 ‘대박’을 터트렸다. 정인영 아나운서는 전직 KBSN스포츠 아나운서 출신으로 KBSN스포츠 배구 전문 프로그램 ‘스페셜V’를 비롯해 ‘아이러브 베이스볼’, ‘라리가쇼’ 등에서 활약하며 다양한 종목의 팬들과 만났다. 2024-2025시즌까지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2023-2024시즌에 기록한 1932명, 그런데 올 시즌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5260명을 기록했다. 또한 평균 동시 접속자 수 3769명(전년 대비 436%↑), 평균 누적 접속자 수 58762명(전년 대비 663%↑), 총 누적 접속자 수 411337명이다. 특히 6경기 만에 지난 시즌 총 누적 접속자 수(319228명)를 넘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정인영 아나운서 특유의 차분하고 안정적인 진행, 그리고 진솔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정인영 아나운서가 보유한 장점인 ‘배구 전문성’이 시청자들에게 배구를 더욱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되며 파급력이 생겼다고 생각한다”라며 “특히 편파중계 시청층의 약 30%를 차지하는 30대 팬층과의 연령대 매칭이 잘 맞아 떨어졌다. 그 시절 배구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비하인드 스토리로 말씀드리면 구단의 보도자료가 나간 이후에 꽤 많은 기자분들과 스포츠 업계 관계자분들의 연락을 받았다. 정인영 아나운서의 응원 중계 진행 소식에 반가운 마음, 응원의 마음을 표현해 주셨다. 그때부터 좋은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라고 미소 지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욱 팬들을 찾아 뵙겠습니다”
편파중계를 통해 얻은 효과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온라인 팬덤의 확장은 물론, 광고 후원에도 큰 힘이 된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경기장을 찾지 못하는 팬들도 응원 중계 시청을 통해 우리카드 응원단의 일원이 될 수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구단에 대한 충성도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최대 동시 접속자 수, 누적 접속자 수, 시청자들의 연령 및 성별 등 구체적인 시청 지표가 도출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시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라고 이야기했다.

우리카드는 편파 중계 외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배구 팬들과 만나고 있다. 이미 연고지 내 초, 중, 고등학교를 선수들이 직접 방문해 배구교실을 진행하는 ‘Spike Your Dream’ 행사를 매년 진행하며, 자라나는 새싹인 유소년 친구들과의 호흡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또한 지난 여름부터 배구를 직접 하고, 배구에 관심이 있는 대학배구 동아리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우리교실’을 진행 중이다. 주요 배구 소비층인 대학생들과 직접적인 팬 스킨십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지난 8월 중앙대학교 배구동아리 ‘PINPOINT’와 함께 진행했다. 연령대가 비슷한 김형근, 서원진, 이유빈 선수가 직접 동아리 연습 현장에 찾아가 레크리에이션, 원 포인트 레슨, 미니 배구대회를 진행하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라며 “11월 26일 홈경기에 해당 행사에 참가했던 동아리 학생들을 직접 초대하여 경기 관람 기회를 제공하고, 세 선수와 다시 만나 홈경기장에서 또 한번 추억을 쌓는 행사로 이어나갈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팬들과 함께 배구를 알리고픈 우리카드의 진심어린 노력, 이제 시작이다.

우리카드와 함께 돌아온 스포츠 여신 정인영 아나운서
“편파 중계의 매력? 마음껏 소리칠 수 있잖아요”
“전문성? 그 단어가 무게감 있게”
우리카드의 제안을 수락한 이유
Q. 우리카드 편파 중계를 통해 다시 배구 팬들과 호흡하고 있는데 배구 팬들에게 인사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정인영입니다. 배구 팬분들께 이렇게 인사드리는 게 오랜만이라 반갑네요.

Q. 한동안 볼 수 없었잖아요. 어떻게 지냈나요.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남편과 결혼해 아들, 딸 쌍둥이를 출산했고요. ‘스포츠 앤 플러스’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인천 송도에 위치한 플라워숍에서도 일하는 중이에요.

Q. 우리카드 구단으로부터 편파 중계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떤 마음이었나요.
잠시 배구와 멀어져 있을 때도, 출산 후 조금은 막막했을 때도, 배구와 방송에 대한 애정이나 그리움은 늘 컸거든요. 복귀에 대한 막연함과 막막함에 갇혀있을 때, 이문희 우리카드 홍보과장님이 조심스레 연락을 주셨어요. ‘6시즌 째를 맞는 응원 중계가 올 시즌에는 조금 더 ‘전문성’을 갖췄으면 해서 연락을 드립니다’라면서요. ‘전문성’이라는 그 단어가 무게감 있게 느껴져 잠시 고민했지만 곁에서 용기를 북돋아주신 덕분에 함께할 수 있게 됐습니다.

Q. 쉬면서도 배구를 계속 지켜봤나요. 우리카드 외에 어떤 구단, 어떤 선수가 눈에 띄었나요.
사실 제가 배구장에 많이 다니던 때 활약하던 선수들은 어느덧 코치님이나 해설위원님이 되었어요. 코트 밖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아직 코트에서 건재한 선수들을 보면 더욱 반가워요. 그 외에도 개인적으로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던 이선우(정관장) 선수가 요즘 좋더라고요. 남자부에서는 1999년생 트리오의 활약이 눈에 띄었는데, 이제는 김지한, 이상현, 김완종 이 선수들이 우리카드의 99 트리오로 성장해 주길 응원해야겠습니다.

Q. 편파 중계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실시간으로 팬분들과 소통하고 마음껏 응원할 수 있다는 부분이겠죠. 올 시즌 초반, 선수들이 유독 듀스에 듀스를 거듭하는 접전을 많이 마주했어요. 팬분들과 함께 안타까워하고 기뻐하면서 돌고래처럼 소리를 치다 보니 경기장에 있는듯한 흥분이 느껴지더라고요. 사실 집에서 혼자 배구 보면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속으로만 소리치게 되잖아요. 응원 중계는 화면을 보면서 현장에 있는 것처럼 마음껏 육성 응원을 할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입니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꿀잼 구간’에서는 동접자가 확 늘었다가 광고 시간에는 줄어드는 등 실시간 접속 흐름을 알 수 있다는 것도 재미있어요.

Q. 경기 끝날 때까지 팬들과 계속 소통해야 하는데, 정인영 아나운서만의 소통법이 있나요.
예전에 직접 중계를 할 때도 기록을 바탕으로 이야기하는 걸 좋아했는데요. 상대 전적이나 항목별 팀/선수 순위 등을 보고 경기 전부터 관전 포인트, 주목할 부분들을 미리 생각합니다. 이 부분을 경기 시작 전에 팬분들께 전달하고 함께 지켜보자고 말씀드려요. 또 TV 중계를 함께 들으며 방송하기 때문에 경기를 보며 생기는 팬분들의 궁금증을 그때그때 해결해 드리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중계진이 ‘서브 1개만 추가하면 트리플크라운입니다’라고 했을 때 댓글 창에 ‘트리플크라운이 뭔가요?’라는 질문이 올라오면 바로 대답해 드릴 수 있거든요. 일반중계와는 또 다른 맛을 살려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우리카드 창단 첫 우승 가능합니다”
Q. 이전 시즌들보다 동시 접속자 수가 급등했는데, 어디에 이유가 있다고 보나요.
구단이나 SOOP에서 워낙 신경을 많이 써주셨어요. 특히 구단에서는 보도자료나 기사, SNS 채널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도 해주셨고요.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또 SOOP 문민엽 대리님이 라이브 방송이 익숙지 않은 저에게 어떤 부분을 염두에 두면 좋을지 꿀팁도 많이 주고 계세요. 주변에서도 오랜만에 일하는 만큼 ‘얘가 어떻게 하려나’하는 궁금증과 걱정으로 함께 지켜봐 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1라운드 매 경기 접전과 듀스를 거듭하며 치열하게 경기해 준 선수들의 공이 가장 크지 않을까요. 재미있는 경기,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주지 않았다면 동시 접속이 많이 나올 리 없었을 테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선수분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Q. 편파 중계 캐스터, 해설자로서 올 시즌 우리카드의 성적 예상 및 V-리그 남자부 전망을 어떻게 바라보세요.
결과만 놓고 보자면 물론 아쉬움이 남았지만, 아라우조와 한태준 선수의 호흡이 좋아지는 게 보여서 기대감이 커지더라고요. 주장 이승원 선수를 필두로 박진우, 오재성 등의 베테랑 선수들이 너무 든든하다는 점도 설렘 지수를 높이는 부분이고요. 봄배구는 무난하고, 우리카드 창단 첫 우승 노려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Q. 남은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요.
아직은 방송 시작할 때 몇 초간 마이크를 켜지 않고 말한다거나 경기 중 실시간 기록 확인에 약간 시간이 걸리는 등 초보 라이브 방송인의 티가 나는데요. 앞으로 이 부분에서 환골탈태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배구 팬분들이 놓치실 수도 있는 포인트를 쏙쏙 잡아내 더욱 재미있는 관전을 돕고 싶습니다.

Q. 우리카드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실시간 중계를 함께하면서 팬분들의 열정과 애정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보답할 수 있도록 SNS로도, 응원 중계를 통해서도 팬분들을 위한 콘텐츠를 많이 준비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쭉 함께해 주세요. 또 응원 중계에서 배구 팬분들이 좋아하실 만한 반가운 손님과 함께하는 방송도 대기 중이니 기대 많이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글. 이정원 기자

사진. 우리카드 배구단 제공

(본 기사는 배구 전문 매거진 <더발리볼>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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