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의 기세는 어디로…이길 방법은 사실상 없었다, 답답한 패장 “세터들이 참 많이 부족했다”

인천=김희수 기자

volonta@thevolleyball.kr | 2025-11-12 21:16:29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KOVO

[더발리볼 = 인천 김희수 기자] 도저히 경기를 이길 방법이 없었다. 

삼성화재가 1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치러진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대한항공에 0-3(16-25, 22-25, 22-25)으로 완패했다. 활로가 없는 경기였다. 리시브부터 연결, 공격, 블로킹, 수비, 서브까지 모든 부분에서 대한항공에 밀리며 무너졌다. 대전에서 KB손해보험을 꺾었던 기세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인터뷰실로 들어오는 김상우 감독의 표정이 어두울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복합적인 패배 요인이 있다. 리시브도 안 됐고, 세터들이 참 많이 부족했다. 미힐 아히(등록명 아히)의 반대편에서 득점이 나야 했지만, 오늘 경기는 자신감 있게 공을 때릴 수 있는 상황 자체가 나오지 않는 경기였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삼성화재의 16인 엔트리 중 신인 이윤재와 발목 부상이 아직 완치되지 않은 박찬웅을 제외한 14명의 선수는 모두 코트를 밟았다. 당연히 긍정적인 이유는 아니다. 경기의 흐름을 어떻게든 뒤집어야 했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김 감독이라고 이런 상황을 원하는 건 아니다. 선수들을 믿고 기다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김 감독은 “고민이 많다. 선수 교체라는 것은 대신 들어갈 선수가 연습 때 얼마나 괜찮은 리듬과 퍼포먼스를 보여줬냐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김 감독은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일단은 먼저 들어간 선수들이 책임을 져줘야 한다. 그게 잘 안 되면 다음 사람이 들어가서 풀어줘야 한다. 오늘은 이런 부분에서도 풀리지 않았다. 교체에 있어서 전술적인 교체 타이밍을 잡을 수 없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반면 승장 헤난 달 조토 감독은 표정이 밝았다. 그는 “선수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했다. 덕분에 승점 3점을 얻을 수 있어 기쁘다. 오늘 작은 아들이 브라질에서 들어왔다. 2주 동안 함께 생활할 예정인데, 아들이 온 날 승리를 거둬서 더 뜻깊다”며 미소를 지었다. 작은 아들도 배구를 하냐는 질문에는 “작은 아들은 운동을 안 하고 음악을 한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음악으로 먹고 살고 있다”며 웃음을 터뜨린 헤난 감독이었다.

대한항공 헤난 달 조토 감독(오른쪽)./KOVO

헤난 감독은 지속력을 강조했다. 그는 “타이트한 리그에서는 지속력을 발휘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법이다. 그래서 늘 강조하는 부분 중 하나가 웨이트-볼 훈련-휴식의 적절한 배합이다. 지속력이 떨어질 타이밍을 대비하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강하게 해야 하는데, 비시즌부터 이러한 패턴을 가져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선수들의 땀을 믿었다.

대한항공의 다음 경기는 1라운드에 치르지 못한 현대캐피탈과의 일전이다. 헤난 감독은 “선수들을 믿고 있다. 지금까지 열심히 해줬고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주말에 재밌고 좋은 경기를 펼칠 거라는 확신이 있다”고 또 한 번 신뢰를 보내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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