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처가 아히가 소개하는 유럽의 작은 나라 네덜란드, “지금의 아내를 만난 뜻깊은 곳입니다”
이정원 기자
2garden@thevolleyball.kr | 2026-03-12 17:38:07
[더발리볼 = 이정원 기자] 2026년 3월호 ‘여기 어때’의 주인공은 남자배구 삼성화재 공격을 이끌고 있는 네덜란드 특급 ‘에이스’ 아히다. 한국인들에게는 2002 한일월드컵 4강 진출을 이끌었던 감독 거스 히딩크의 나라로 알려져 있는 네덜란드다. 익숙하다면 익숙하고, 낯설다면 다소 낯선 나라일 수 있다. 아히가 소개하는 네덜란드는 어떤 나라일까. 네덜란드 곳곳에 숨겨진 아름다운 명소를 아히가 모두 알려줬다.
“네덜란드는 유럽의 작은 나라이지만, 매우 개방적이고 국제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네덜란드는 물과 밀접하게 공존하며 사는 것으로 유명한데, 국토의 많은 부분이 해수면보다 낮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형이 매우 평탄해서 산이 전혀 없습니다. 기후는 한국과 꽤 비슷하지만, 한국의 겨울이 조금 더 춥고 여름은 더 더운 편입니다. 제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장소는 펠뤼베(Veluwe)입니다. 펠뤼베는 네덜란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 지역 중 하나로, 네덜란드의 완전히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이곳은 울창한 숲, 히스 초원, 모래 언덕, 그리고 사슴과 멧돼지 같은 야생 동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펠뤼베가 특별한 이유는 그곳에서 느낄 수 있는 공간감과 평온함 때문입니다. 바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계절마다 풍경이 바뀌기 때문에 1년 내내 아름답습니다. 저에게 펠뤼베는 네덜란드의 평화롭고 자연적인 모습을 상징하는 곳입니다.”
-삼성화재 아히
네덜란드가 숨겨둔 자연의 심장 ‘펠뤼베’
네덜란드에서 가장 다채로운 자연을 품은 곳
호헤 펠뤼베와 포스방크를 자전거로 가로지르다
네덜란드 하면 흔히 운하, 튤립, 풍차를 먼저 떠올린다. 그래서 삼성화재의 아히가 산악자전거(MTB)로 가기 좋다며 펠뤼베(Veluwe)를 추천한다고 했을 때 뜻밖이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 펠뤼베는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로 1시간여 거리에 위치한다. 서울에서 수원이나 분당쯤 되는 거리다. 헬데를란트 주에 자리한 이곳은 울창한 침엽수림과 탁 트인 모래언덕, 보라색 헤이들랜드(heathland·황야 초원), 사슴, 멧돼지, 여우가 사는 야생 초원이 몇 km 단위로 교차하는 곳이다. 산림 자연지구인 펠뤼베의 면적은 무척 넓어서 두 개의 국립공원이 있다. 서쪽의 호헤 펠뤼베(De Hoge Veluwe)와 동쪽의 펠뤼베줌(Veluwezoom)이다. 1박 2일 코스로 다녀오면 좋다. 호헤 펠뤼베에서는 숲과 미술을, 펠뤼베줌의 포스방크에서 언덕과 자전거여행을 추천한다. 하나 더 언급하자면, 펠뤼베에서는 MTB 루트로도 인기다. 육지가 해수면 보다 낮은 네덜란드는 또한 평평한 평지가 대부분으로 도심에서도 자연히 자전거 문화가 발달해 있다. 그렇다보니 한국에서 등산이 있다면, 암스테르담 사람들에겐 펠뤼베 MTB 여행이 있다. 외국인도 호헤 펠뤼베 공원 내 무료 공용 자전거(White Bikes)를 이용해 미술관과 사구를 누비는 하프데이 코스부터 시작하면 부담이 없다. 계절별로는 8~9월 늦여름 헤더 개화기와 단풍이 드는 10월이 라이딩과 풍경 모두를 만족시키는 황금 시즌이다.
“저는 그곳에서 산악자전거를 타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코스는 도전적이면서도, 자연에 둘러싸여 있어 동시에 매우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또한 펠뤼베는 제가 산악자전거를 타다가 지금의 아내를 만난 곳이라 제게는 매우 뜻깊은 장소이기도 합니다. 만약 누군가 펠뤼베를 방문한다면, 자전거나 도보로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직접 경험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울창한 숲과 탁 트인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데 호헤 펠뤼베 국립공원(National Park De Hoge Veluwe)과 지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망을 자랑하는 포스방크(Posbank)가 특히 유명합니다.”
-삼성화재 아히
호헤 펠뤼베: 숲속의 고흐와 모래언덕
호헤 펠뤼베 국립공원(De Hoge Veluwe National Park)은 면적 약 5400ha의 사유 국립공원이다. 1914년 자선가 부부 안톤·헬레네 크뢸러뮐러가 매입해 조성한 것이 시초다. 이곳은 또한 반 고흐 작품을 약 90점 소장한 크뢸러뮐러 미술관(Kröller-Müller Museum)으로도 유명하다. 반 고흐 작품을 약 90점 소장해 암스테르담 고흐 미술관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고흐 컬렉션을 자랑한다. 국립공원 전체 관람은 입장 후 비지터센터 앞에서 화이트 바이크 픽업으로 시작된다. 권장 코스는 비지터 센터에서 출발해 크뢸러뮐러 미술관을 거쳐 사구·헤이들랜드 구간을 경유, 다시 비지터 센터로 돌아오는 20~25km 루프다. 풍경이 바뀌는 지점마다 5~10분씩 멈춰 걷고 사진을 찍는 리듬으로 가면 4~5시간 안에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자전거 코스 중간에 만나는 사구 지대는 이곳의 또 다른 얼굴이다. 바람에 깎인 하얀 모래 언덕 위로 소나무가 군데군데 심어져 있다. 운이 좋으면 헤이들랜드 가장자리에서 사슴 무리나 멧돼지를 만날 수 있다.
포스방크: 네덜란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덕
포스방크(Posbank)는 펠뤼베줌 국립공원(Nationaal Park Veluwezoom) 안에 있는 전망 포인트다. 해발 90m 남짓이지만 네덜란드에서는 이 정도 높이도 산처럼 보인다. 전망대에 서면 구불구불한 헤이들랜드 능선이 눈 아래 펼쳐지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라인 강 계곡과 인근 마을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8월 말~9월 초, 헤이들랜드의 헤더가 일제히 보라색으로 물드는 시즌에는 수평선까지 이어지는 보라색 파도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드론 영상으로 유명한 그 장소다. 포스방크 일대는 산악자전거 성지다. 대표 코스로 ‘론제 포스방크(Rondje Posbank)’는 펠프(Velp)와 레덴(Rheden), 도르워트(Doorwerth)를 잇는 20~30km 루트다. 완만한 업힐과 숲길 다운힐이 반복되고, 시야가 트이는 능선 구간에서 포스방크 전망대가 나타나며 라이딩의 리듬을 환기시킨다. MTB 코스 가운데 펠뤼베줌 내 레드·블루 루트는 초중급 라이더에게 적합한 난이도다. 자연 지형을 살린 뱅크 코너와 롤러 지형이 섞여 있어 지루하지 않다.
“야외 활동을 즐긴 후에는 네덜란드 전통 방식의 팬케이크를 꼭 드셔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네덜란드는 달콤하거나 짭짤한 맛의 다양한 팬케이크를 제공하는 팬케이크 전문점이 많은 곳으로 아주 유명하답니다.”
-삼성화재 아히
라이딩과 하이킹을 마친 뒤 네덜란드 팬케이크 맛집을 방문해도 좋다. 레덴 쪽으로 내려오는 길에 판넨쿡하우스 스트라이란트(Pannekoekhuis Strijland)이 있다. 이 집 팬케이크는 미국식처럼 두껍지 않고, 크레이프보다는 조금 두꺼운 전형적인 네덜란드식 스타일이다. 접시 크기를 꽉 채울 만큼 넓게 구워내며, 베이컨·치즈 조합이나 사과·계피·시럽 버전이 대표 메뉴다. MTB 라이딩 뒤라면 ‘1인 1팬케이크’에 맥주나 사과 주스를 곁들이는 정도면 충분하다. 테라스 자리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앉아 먹는 이들이 다수다.
암스테르담:
문화와 역사를 품은 운하 도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수도이면서 17세기 황금기 유산을 고스란히 간직한 운하 도시다. 운하 지구는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165개 운하, 1500여 개 다리, 아슬아슬하게 기울어진 황금기 길드하우스가 자전거 도로와 뒤섞인다. 낮에 보트 크루즈로 개요를 잡고, 저녁엔 요르단 골목을 걸으며 운하 조명을 즐기는 것이 정석 코스다. 네덜란드 국립미술관(Rijksmuseum) 또한 꼭 방문해야 할 곳으로 꼽힌다. 암스테르담은 ‘안네 프랑크의 집’으로도 유명하다. 네덜란드 맥주를 만날 수 있는 뮤지엄 ‘하이네켄 익스피리언스’도 암스테르담의 명물이다. 이밖에 꼭 먹어볼 음식으로 팬케이크와 스트룹와플 외에 하링(Haring)을 꼽는다. 감자튀김(Frites)은 벨기에 기원이지만 암스테르담에서도 현지인 소울푸드다. 마요네즈를 뿌린 ‘파타트 오르로흐(Patatje Oorlog)’가 대표 조합이다.
“모든 공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고, 동료들을 지원하며, 긍정적인 태도로 배구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한국 팬분들께서 경기 결과뿐만이 아니라, 마지막 경기까지 제가 보여드리는 노력과 그리고 배구에 대한 사랑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삼성화재 아히
사진. 선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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